덴버는 지난 1976-77시즌부터 NBA에 합류했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팀 중 하나이지만 놀랍게도 창단 이후 우승은 커녕 파이널 진출 경험도 없었다. 그러나 2014년 드래프트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니콜라 요키치를 건지며 강팀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마친 덴버는 이번 시즌 마침내 창단 첫 파이널 진출 및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 건설의 시작을 알렸다. 

 

56년 도전의 역사

덴버는 지난 1967년 창단하며 그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덴버의 팀명은 현재의 ‘너게츠’가 아닌 ‘로케츠’였고 소속 리그 역시 NBA가 아닌 ABA였다. 

덴버가 현재의 팀명인 너게츠로 이름을 바꾼 것은 1974-75시즌부터였다. 그리고 ABA 리그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1975-76시즌에는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으나 뉴욕 네츠에게 패하면서 우승에는 실패한다. 

이때까지 ABA 리그 소속이었던 덴버는 1976-77시즌부터 본격적으로 NBA에 합류했다. 덴버와 더불어 브루클린, 샌안토니오, 인디애나가 ABA에서 NBA로 넘어온 팀들. NBA에 합류한 이후에도 덴버는 꾸준히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으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의 성과는 좋지 못했다. 

1980년대의 덴버는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었다. 샌안토니오 출신의 덕 모 감독이 부임했고 알렉스 잉글리시를 주축으로 한 덴버는 1981-82시즌부터 1989-90시즌까지 9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시기의 서부 컨퍼런스는 매직 존슨을 앞세운 레이커스가 지배하고 있었다. 당시 덴버는 5차례나 1라운드에서 탈락을 맛봐야 했고 유일하게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올랐던 1984-85시즌에도 레이커스에게 밀려 결국 탈락하고 말았다. 

이어진 1990년대는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디켐베 무톰보가 팀을 이끌던 시절 2차례 플레이오프 무대 진출이 전부였다. 그나마 8번 시드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던 1993-94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무대에서 정규시즌 63승을 따내며 1번 시드를 차지했던 시애틀을 탈락시키며 역대 최초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1번 시드를 잡은 8번 시드로 이름을 남긴 것이 1990년대 덴버의 유일한 성과나 마찬가지다. 

1995-96시즌부터 덴버는 기나긴 침체기에 빠진다. 2002-03시즌까지 8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으며 1997-98시즌에는 구단 역대 최악의 승률이었던 13.4%(11승 71패)의 저조한 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시기의 덴버는 단 한 번도 50% 이상의 승률을 올리지 못했고 앞서 언급한 1997-98시즌을 포함해 30% 미만의 승률을 기록한 시즌도 4차례나 있었다. 8년 동안 이 팀을 거쳐 간 감독만 하더라도 무려 7명이었으니 이 시기의 덴버가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2002-03시즌 덴버는 탱킹을 감수하며 17승 65패, 20.7%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긴 암흑기를 거치고 있던 덴버가 이 시즌을 버린(?) 이유는 명확했다. ‘Chosen one’이라고 불리며 일찌감치 그 재능을 인정받았던 르브론 제임스를 2003년 드래프트에서 지명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덴버를 향해 미소 짓지 않았다. 당시 드래프트 1순위의 행운은 덴버와 같은 승률을 기록했던 클리블랜드에게 돌아갔다. 심지어 당시 2순위는 직전 시즌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올랐던 디트로이트가 차지했고, 덴버는 3순위에 그쳤다. 

탱킹까지 불사했던 덴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나 했던 그때, 디트로이트가 초특급 어시스트를 덴버에게 건넨다. 바로 자신들의 2순위 지명권을 활용해 다르코 밀리시치를 지명한 것이다. 덕분에 덴버는 3순위 지명권으로 카멜로 앤써니를 지명하는데 성공했다. 

 

참고로 디트로이트가 지명했던 밀리시치는 NBA 무대에서 10년을 뛰었지만 통산 평균 6.0점 4.2리바운드의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2003년 드래프트가 역대 최고의 드래프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드래프트였음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헛발질이었던 셈이다. 

디트로이트의 도움을 받은 덴버는 본격적인 카멜로 앤써니 시대에 돌입한다. 2003-04시즌부터 곧바로 플레이오프 무대에 복귀했으며 이후 10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덴버다. 

그러나 이 시기의 덴버는 대표적인 ‘정규시즌 여포’였다. 10차례의 플레이오프 도전 속 1라운드 무대를 통과한 것은 단 1차례. 2008-09시즌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한 것이 유일한 사례였고 나머지 9차례는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짐을 싸야 했다. 정규시즌에서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플레이오프만 들어서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앤써니의 시대 역시 허무하게 마감된 후 덴버는 다시 5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니콜라 요키치가 팀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서서히 부활하기 시작한 덴버는 2018-19시즌 이후 플레이오프 티켓을 매년 따냈지만 이번 우승 이전까지 단 한 번도 파이널 무대에조차 오르지 못했다. 

종합해보면 덴버는 ABA 시절을 포함해 총 56년의 역사 중 18번의 시즌을 제외한 38번이나 플레이오프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는 매번 고배를 마시기만 했고 그렇게 오랜 시간 인내한 덴버는 마침내 이번 시즌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으면서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금덩어리들

‘Nuggets’

덴버가 팀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단어는 ‘금덩어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과거 골드 러시로 인해 형성된 도시인 덴버의 역사를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현재 덴버가 보유하고 있는 가장 소중한 금덩어리는 바로 니콜라 요키치다. 사실 드래프트 당시만 하더라도 금은 고사하고 돌조각 취급도 받지 못했던 요키치다. 

2014년 드래프트 당시 요키치는 2라운드 11순위, 전체 41순위로 덴버의 지명을 받았다. 그런데 요키치가 지명되는 순간에는 지명 장면 대신 타코 회사의 광고가 송출되고 있었다. 앤드류 위긴스, 자바리 파커, 조엘 엠비드 등이 주목을 받았던 이 드래프트에서 요키치에게 관심을 주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드래프트 당시 타코에게도 밀렸던 이 세르비아산 빅맨은 덴버라는 훌륭한 연금술사를 만나 리그에서 가장 소중한 금덩어리로 재탄생하게 됐다. 

* 2014 드래프트 Top 5, 그리고... 요키치 *
1순위 : 앤드류 위긴스(클리블랜드)
2순위 : 자바리 파커(밀워키)
3순위 :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
4순위 : 애런 고든(올랜도)
5순위 : 단테 액섬(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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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순위 : 니콜라 요키치(덴버)

모두의 무관심 속에 덴버에 입단한 요키치는 기대치를 뛰어 넘는 잠재력을 보이며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덴버는 또 하나의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마찬가지로 2014년 드래프트에 참여해 전체 16순위로 입단했던 유서프 너키치와 요키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했던 것. 

둘의 포지션과 플레이스타일 등을 고려할 때 두 선수를 동시에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당시 너키치 역시 덴버의 유니폼을 입고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에 덴버는 고민을 거듭했다. 그 고민 끝 내린 결정은 바로 요키치와의 동행. 결정이 내려진 후 너키치는 포틀랜드로 트레이드되며 팀을 떠나야 했다. 

확실한 주전을 보장받게 된 요키치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2020-21시즌과 2021-22시즌에는 2년 연속 MVP를 수상하면서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가치를 지닌 선수가 됐다. 

2022-23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정규시즌 MVP 트로피는 강력한 경쟁자였던 조엘 엠비드에게 넘겨줬으나 어시스트(9.8개)와 야투율(63.2%)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여전히 위협적인 모습을 뽐낸 요키치다. 여기에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요키치는 위력을 더해갔고 결국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파이널 MVP 트로피를 손에 넣게 된다. 

 

덴버가 보유한 또 하나의 금덩어리는 바로 자말 머레이다. 머레이는 요키치 드래프트 2년 뒤인 2016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 지명을 받으며 덴버에 입단했다. 참고로 덴버가 이때 가져갔던 드래프트 지명권은 2011년 카멜로 앤써니의 트레이드 당시 뉴욕으로부터 받은 스왑 권리를 활용해 획득한 지명권이다. 

2번째 시즌이던 2017-18시즌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차지한 머레이는 평균 16.7점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성장을 거듭한 머레이는 요키치와 함께 미래의 원투펀치를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런 머레이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2020-21시즌 도중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시즌 말미였던 4월 13일 골든스테이트와의 경기 중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고 만 것. 아쉽게 시즌을 마친 머레이는 이듬해인 2021-22시즌 역시 재활에 매달리며 통째로 날리고 말았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부상과 함께 머레이의 멘탈 역시 무너졌다. 부상 직후 마이클 말론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신을 트레이드 시킬 것인지 물어봤던 머레이다. 그런 머레이를 말론 감독은 따뜻하게 감쌌고 머레이는 복귀 시즌 팀을 우승시키면서 자신을 믿어준 팀에게 보답했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코트 위에서 흘렸던 머레이의 뜨거운 눈물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던 셈이다. 

또한 그는 우승 직후 구단주에게 “저한테 인내심을 가져줘서 고마워요. 충분히 다른 길을 갈 수도 있었지만 저와 함께 해줘서 감사합니다. 마침내 우리는 해냈어요”라는 이야기를 전하며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이들 원투펀치와 더불어 마이클 포터 주니어 역시 덴버의 소중한 보석 중 하나다. 비록 이번 파이널에서는 다소 아쉬운 활약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풍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선수다. 

포터 주니어는 2018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4순위로 덴버의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 시절만 하더라도 전체 1순위 후보로까지 언급될 정도로 뛰어난 잠재력을 보였던 그였으나 치명적인 등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포터 주니어의 지명 순위는 미끄러졌고, 덴버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입단 이후 포터 주니어에게 충분한 재활 시간을 준 덴버다. 첫 시즌을 재활로 보낸 포터 주니어는 2019-20시즌에 데뷔하며 조금씩 잠재력을 펼쳐 보이고 있다. 2021-22시즌 도중 또 다시 등 부상으로 이탈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이번 시즌 다시 코트로 돌아와 정규시즌 평균 17.4점을 기록하며 요키치와 머레이 원투펀치를 훌륭히 보좌했다. 

 

창단 첫 우승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무대에서 탈락했던 덴버는 비시즌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이 없었다. 윌 바튼과 몬테 모리스가 이탈하며 백코트가 다소 허약해졌고 요키치의 백업 역할을 하던 드마커스 커즌스를 내보내고 영입한 디안드레 조던 역시 전성기가 한참 지난 자원에 불과했다. 

* 덴버의 오프시즌 움직임 *
IN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 이쉬 스미스, 브루스 브라운, 디안드레 조던, 크리스찬 브라운 (R), 페이튼 왓슨 (R)

OUT
윌 바튼, 몬테 모리스, 자마이칼 그린, 브린 포브스, 오스틴 리버스, 파쿤도 캄파초, 드마커스 커즌스

그러나 덴버에게는 확실한 믿는 구석이 있었다. 부상으로 직전 시즌을 함께하지 못했던 머레이와 포터 주니어의 복귀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들의 복귀로 인해 덴버는 사실상 가만히 앉아서 전력 보강에 성공한 셈이나 다름이 없었다. 

* 머레이와 포터 주니어의 2022-23시즌 *
머레이 : 20.0점 6.2어시스트 4.0리바운드. 야투율 : 45.4% 3점슛 : 39.8%
포터 주니어 : 17.4점 5.5리바운드 1.0어시스트. 야투율 : 48.7% 3점슛 : 41.4%

그렇게 시즌 개막을 맞이한 덴버는 개막전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킨 유타를 만나 102-123의 패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덴버는 금방 제 모습을 찾았다. 11월 10승 4패, 1월에도 12승 4패의 높은 승률을 기록하면서 순위를 바짝 끌어 올렸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의 성적은 41승 18패. 휴식기 이후 12승 11패로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창단 첫 컨퍼런스 1위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서부 1위답게 덴버는 대부분의 지표에서 리그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50.4%를 기록한 팀 야투율은 리그 전체 1위. 3점슛 성공률 역시 37.9%를 기록하면서 4위에 랭크됐다. 또한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평균 28.9개를 기록하며 골든스테이트(29.8개)에 이은 2위에 오른 덴버다. 

홈 성적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덴버는 전통적으로 홈에서 강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팀. 이번 시즌에도 예외는 없었다. 원정에서는 19승 22패로 다소 좋지 않았던 덴버는 홈에서 34승 7패라는 극강의 승률을 기록하면서 원정 부진을 만회했다. 

* 2022-23시즌 홈 성적 Top 5 *
1위. 멤피스 : 35승 6패(85.4%)
2위. 덴버 : 34승 7패(82.9%)
3위. 골든스테이트 : 33승 8패(80.5%)
4위. 보스턴 : 32승 9패(78.0%)
4위. 밀워키 : 32승 9패(78.0%)

 

창단 후 처음으로 1번 시드를 배정받으며 플레이오프에 나선 덴버의 첫 상대는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뚫고 올라온 미네소타였다. 칼-앤써니 타운스와 루디 고베어로 이루어진 빅맨 라인업을 구성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미네소타였지만 둘의 시너지는 그다지 발휘되지 않았다. 덴버는 첫 3경기를 먼저 잡아내면서 시리즈를 유리하게 끌고 갔고 4차전을 내줬으나 5차전을 다시 잡아내면서 1라운드를 마쳤다. 

덴버의 2라운드 상대는 4번 시드인 피닉스였다. 비록 4번 시드였지만 시즌 도중 케빈 듀란트를 영입하며 우승 올인을 선언한 피닉스는 분명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또한 덴버는 2시즌 전 피닉스를 상대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스윕을 당했던 아픈 기억도 있었다. 

덴버는 피닉스를 상대로도 홈 이점을 발휘하며 첫 2경기를 잡아냈다. 그러나 역시 피닉스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데빈 부커와 케빈 듀란트 원투펀치를 제어하지 못한 덴버는 원정에서 치러진 3차전과 4차전을 내줬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덴버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5차전에서 118-102의 승리를 따낸 덴버는 이어진 6차전에서도 승리를 따내면서 컨퍼런스 파이널 티켓을 손에 넣었다. 

덴버의 컨퍼런스 파이널 상대는 2번 시드인 멤피스도, 3번 시드인 새크라멘토도 아니었다. 무려 7번 시드로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오른 레이커스가 덴버의 상대로 나섰다. 정규시즌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승승장구한 레이커스 역시 덴버에게는 만만치 않았다. 

참고로 덴버는 이번 시즌 이전 총 4번의 컨퍼런스 파이널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4번의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에서 모두 패배를 기록했다. 그 중 무려 3번이 레이커스를 상대로 당한 패배. 

즉, 레이커스는 덴버의 창단 첫 파이널 진출을 매번 가로막았던 천적과도 같은 존재였던 셈이다. 

* 컨퍼런스 파이널에서의 아픈 기억 *
1977-78시즌 : 2승 4패 탈락(vs 시애틀 슈퍼소닉스)
1984-85시즌 : 1승 4패 탈락(vs LA 레이커스)
2008-09시즌 : 2승 4패 탈락(vs LA 레이커스)
2019-20시즌 : 1승 4패 탈락(vs LA 레이커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앞선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덴버는 홈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을 연이어 잡아냈다. 2경기 모두 접전 양상이 펼쳐졌지만 마지막에 웃는 팀은 덴버였다. 기세를 탄 덴버는 3차전과 4차전 역시 잡아내면서 스윕으로 컨퍼런스 파이널을 끝내버렸다. 레이커스와의 천적 관계를 청산한 덴버는 NBA에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파이널 진출에 성공하며 최고의 시즌을 예약했다. 

 

새 역사를 쓸 준비를 마친 덴버의 마지막 상대는 8번 시드의 기적을 연출하며 동부를 제패한 마이애미였다. 마이애미가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에서 7차전 접전을 치르고 왔기 때문에 전력뿐만 아니라 체력 역시 덴버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예상대로 마이애미는 만만치 않았다. 덴버는 1차전을 잡아내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지만 2차전에서 108-111의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첫 2경기를 모두 잡아냈던 앞선 3번의 시리즈와는 분명 다른 흐름이었다. 

그러나 덴버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3차전과 4차전, 5차전을 연거푸 잡아내며 마이애미의 반격을 허용하지 않은 덴버는 창단 첫 파이널 우승을 기쁨을 누리며 완벽했던 시즌을 마무리했다. 

파이널 MVP의 영광은 요키치에게 돌아갔다. 요키치는 파이널에서 평균 30.2점 14.2리바운드 7.2어시스트라는 무지막지한 활약으로 마이애미를 침몰시켰다. 또한 요키치는 이번 플레이오프 전체에서 누적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부문 모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역대를 통틀어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덴버의 2022-23시즌은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와 함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그들의 눈은 ‘왕조 건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이클 말론 감독은 우승 직후 “챔피언의 마지막 단계는 왕조를 건설하는 것”이라며 일찌감치 다음 목표를 설정했다. 핵심 멤버가 모두 전성기 구간에 들어가면서 초석을 다진 덴버가 원하는 대로 왕조를 건설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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