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사는 <루키> 2023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 했습니다.

KGC의 비시즌은 우려로 가득했다. 오랜 기간 팀을 이끌었던 김승기 감독이 떠났고, 리그 최고의 슈터 반열에 오른 전성현 역시 이적을 택했다. 이러한 전력 공백 속 시즌을 맞이한 KGC는 김상식 감독의 지도력을 앞세워 우려를 씻어내고 정규리그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거기다 SK와 리턴매치를 펼친 챔피언결정전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KGC는 7차전 접전 승부 끝에 SK를 따돌리면서 4번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불안했던 비시즌

KGC는 지난 2020-2021시즌과 2021-2022시즌 연이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며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 2020-2021시즌에는 제러드 설린저라는 최고의 외국 선수를 앞세워 KBL의 새 역사를 썼다. 플레이오프 10전 전승. 이른바 ‘퍼펙트 10’을 달성하며 완벽한 우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KCC와 맞붙었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단 1경기도 내주지 않은 채 압도적인 차이를 뽐냈던 KGC다. 

이어진 2021-2022시즌. KGC는 이번에도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KGC의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SK. 정규리그에서 5승 1패로 우위를 보였던 KGC였기 때문에 2연패 달성 여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다. 그러나 KGC는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오마리 스펠맨 변수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며 SK에 우승 트로피를 넘겨줬다. 

절치부심한 채 맞이한 2022-2023시즌. 사실 시즌을 앞두고 KGC에는 악재들이 가득했다. 우선 가장 큰 이슈는 역대급 3점 슈터로 성장하고 있던 전성현의 이탈. FA가 된 전성현은 KGC와의 재계약을 선택하는 대신 오리온을 인수하며 창단한 데이원과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KGC는 배병준과 김철욱, 정준원 등을 FA 시장에서 영입했다. 그러나 직전 시즌 경기 당 평균 3.3개의 3점슛을 꽂으며 15.4점을 기록했던 전성현의 존재감을 대체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거기다 KGC는 퍼펙트 텐 우승 이후 이재도가 LG로 이적하면서 이미 기존의 전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던 상태였다. 이재도의 전성현의 연이은 이탈로 인해 KGC의 전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 자명해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사령탑도 변화가 생겼다. 팀을 오랜 시간동안 이끌던 김승기 감독이 데이원으로 옮기면서 감독직이 공석이 됐다. 이 자리를 KGC는 김상식 감독으로 대체했다. 2013-2014시즌 삼성의 감독대행 이후 8년 만에 프로무대에 돌아오게 된 김상식 감독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김상식 감독이 김승기 감독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있던 상황이었다. 

이처럼 KGC의 비시즌은 여러 우려를 낳으며 종료됐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던 직전 시즌과 비교해 전력이 업그레이드 되기는커녕 더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KGC다. 당연히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개막 이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대부분의 이들은 KT와 SK 등을 우승후보로 언급했다.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KGC는 그렇게 철저한 외면 속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우려를 씻어내다

KGC의 시즌 첫 경기는 10월 15일, 상대는 직전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SK였다. 이 경기에서 KGC는 88-75의 승리를 따내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후 KGC의 질주가 이어졌다. 캐롯(현 데이원)과 현대모비스, 삼성을 연이어 꺾으며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10경기를 치른 1라운드에서 무려 8승 2패를 기록한 KGC는 1라운드 승률 80%를 기록하면서 리그 1위에 올랐다. 

한 번 타오른 KGC의 불꽃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도 7승 2패를 기록하면서 선두를 굳게 지켰다. KGC의 상승세를 ‘초반 반짝’이라고 여기던 목소리도 KGC의 질주가 이어지면서 점차 힘을 잃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3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가스공사에게 95-100으로 패했다. 이후 기세가 다소 꺾인 KGC는 3라운드 첫 5경기에서 1승 4패로 부진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후 다시 4연승을 질주하면서 위기를 극복한 KGC다. 

KGC의 2번째 위기는 6라운드가 시작된 후 찾아왔다.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서 우승을 거두고 돌아왔으나 체력 이슈가 KGC의 발목을 잡았다. 6라운드 시작 이후 삼성과 SK, LG에게 연이어 패배를 기록하면서 3연패를 당한 KGC다. 

이 기간 LG가 매섭게 추격하면서 KGC의 와이어-투-와이어 정규리그 우승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KGC는 끝내 1위 자리를 지켜냈다. 6라운드에서 3승 5패에 그쳤으나 5라운드까지 벌어둔 승수를 지키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치였다. 

그 결과 KGC는 정규리그 37승 17패를 기록하면서 전체 1위에 올랐다. 시즌 개막 이후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역대 3번째로 정규리그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거뒀다. KGC에 앞서 해당 기록을 달성한 팀은 2011-2012시즌의 동부(현 DB)와 2018-2019시즌의 현대모비스뿐이었다. 그렇게 KGC는 자신들을 향한 우려를 지워내며 완벽한 시즌을 보냈다. 

* 정규리그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팀들 *
2011-2012 동부 : 44승 10패
2018-2019 현대모비스 : 43승 11패
2022-2023 KGC : 37승 17패

 

 

드라마 같았던 플레이오프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KGC는 4강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6강부터 치러야 했던 지난 두 시즌과는 출발이 달랐다. 

KGC의 4강 상대는 전성현의 부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6강에서 현대모비스를 꺾고 올라 온 캐롯이었다. 정규리그 당시 KGC를 향한 불편한 심기를 여러 차례 드러냈던 김승기 감독과의 매치로 많은 주목을 받은 시리즈다. 

현대모비스와 혈투를 펼친 캐롯은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다. 이에 김승기 감독은 1차전을 사실상 버리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 결과 1차전은 KGC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99-43으로 무려 56점 차의 대승. 

역대 플레이오프와 정규리그를 통틀어 최다 점수 차 신기록이었다. 기존 플레이오프 기록은 2020-2021시즌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전자랜드(현 한국가스공사)가 KCC를 상대로 112-67로 45점차 승리를 거둔 경기였고, 정규리그 기록은 2014년 12월 전자랜드가 삼성을 상대로 세운 54점 차 승리(100-46)였다. 또한 이날 캐롯이 기록한 43점은 역대 플레이오프 최소 득점 기록이었다. 

1차전만 보면 쉽게 끝날 것으로 보였던 시리즈였지만 2차전에서 캐롯의 반격이 펼쳐졌다. 2차전에서 32점을 기록하며 대폭발한 이정현을 막지 못한 KGC는 75-89로 패하면서 반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2차전에서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KGC는 이후 다시 분위기를 수습했다. 3차전을 76-72로 가져가며 다시 앞서간 KGC는 4차전에서도 89-61의 완승을 따내며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이어진 챔피언결정전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KGC의 상대는 LG를 꺾고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획득한 SK. 두 팀의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맞대결 대진이 완성됐다. 

시리즈를 앞두고 대부분의 전망은 KGC의 우세를 점쳤다. SK는 최준용의 부상 이탈로 인해 정상적인 전력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고 거기다 6강부터 치르면서 올라온 SK에 비해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KGC가 앞서고 있었다. 1차전을 앞두고 적장이었던 전희철 감독 역시 “5.5대 4.5정도의 열세인 것 같다. 전력 열세는 인정하고 반전을 일으켜보겠다”며 열세를 인정했다. 

홈에서 맞이한 1차전. KGC는 69-77로 패하고 말았다. SK의 가장 큰 무기인 자밀 워니(23점)와 김선형(22점) 제어에 실패했다. 둘의 플로터가 던지는 족족 림에 빨려 들어가면서 KGC를 어렵게 만들었다. 또한 정규리그에서 SK를 상대로 평균 20.4점을 기록하면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렌즈 아반도가 1차전 4점에 그치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김상식 감독은 1차전을 마친 후 “김선형과 워니에 대한 투맨 게임 수비가 적절하게 안 됐다. 김선형의 드랍백을 체크하면 워니한테 내주는 부분이 있었다. 준비한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다음 경기는 다시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며 아쉬움을 언급했다. 반대로 전희철 감독은 “선수들이 준비한 부분을 90% 이상 수행을 잘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팀의 우승 확률은 72%. 총 25회 중 18회나 1차전 승리 팀이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이제 KGC는 28%의 확률에 도전하는 입장이 됐다. 

2차전을 앞두고 KGC는 변화에 나섰다. 김선형의 메인 수비수로 문성곤을 붙이는 선택을 하면서 시리즈 흐름을 바꿨다. KGC의 수비 변화에 2차전 김선형이 10점, 워니가 9점에 그치면서 SK가 완전히 당했다. 

그렇게 2차전을 81-67로 잡은 KGC는 원정에서 열린 3차전까지 81-70으로 가져오면서 우위를 점했다. 역대 통계를 볼 때 1차전이 끝난 후 28%에 불과했던 KGC의 우승 확률은 2차전 종료 후 41.7%까지 높아졌고, 3차전이 끝난 후에는 66.7%까지 올라갔다. 

3차전 이후 전희철 감독은 “지금 솔직히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 같다. 더 이상 짜낼 것이 없다. 다시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선수들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그러나 이대로 당하기만 할 SK가 아니었다. 

4차전 SK는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김선형과 워니, 허일영을 선발에서 제외하며 체력 안배에 신경을 썼다. 또한 수비에서는 3-2 드롭존을 꺼내들며 KGC의 공격에 혼란을 야기했다. SK가 새롭게 꺼낸 카드는 제대로 적중했고 KGC는 4차전을 91-100으로 내주면서 시리즈 원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5차전에서도 오재현이 3점슛 3방을 터뜨리며 깜짝 활약을 펼친 SK가 승리를 가져가면서 다시 시리즈 흐름이 바뀌었다. 

벼랑 끝에 몰린 KGC는 홈으로 돌아와 6차전을 맞이했다. 전반까지는 대등한 승부가 이어졌으나 3쿼터 들어 차이를 벌린 SK가 15점 차까지 달아나며 KGC를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았다. 

그 순간 SK가 하나의 ‘선택’을 했다. 이미 주축 선수들의 체력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 전희철 감독은 4쿼터를 대비해 이들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벤치 멤버들을 투입하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상대가 잠시 내어준 빈 틈. 이 틈을 KGC가 놓치지 않았다. 4점을 따라가며 11점차로 3쿼터를 마친 KGC는 4쿼터 시작과 동시에 정신없이 휘몰아치며 순식간에 추격했다. 당황한 SK는 4쿼터 첫 5분여 동안 단 2점을 추가하는데 그쳤고 흐름은 완전히 KGC로 넘어왔다. 

위기의 순간 대릴 먼로를 투입한 선택 역시 ‘신의 한 수’가 됐다. SK의 존 수비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던 KGC였으나 먼로가 코트에 들어서자마자 막힌 혈을 제대로 뚫어줬다. 먼로는 6차전 단 17분 32초를 뛰었으나 6개의 야투를 모두 성공시켜 16점을 올리며 최고의 존재감을 뽐냈다. 

그렇게 장군과 멍군을 주고받은 두 팀의 승부는 결국 최종 7차전으로 향했다. 2008-2009시즌 이후 14년 만에 펼쳐진 챔피언결정전 7차전 승부였다. 두 팀 모두 더 이상 뒤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된 마지막 7차전. 4쿼터 내내 치열하게 맞붙은 두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최종 7차전은 연장까지 향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간 역대급 승부 끝에 KGC가 100-97로 7차전을 잡았다.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의 마지막 버저가 울리는 순간, KGC의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코트로 뛰쳐나왔고 서로를 얼싸 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역대급’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았던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은 흥행 역시 대박을 쳤다. 2차전부터 7차전까지 6경기가 연속으로 매진됐다. 매 경기 입장 관객 신기록은 갱신됐고, 마지막 7차전에서는 무려 5,905명의 관중들이 체육관을 찾았다. 

챔피언결정전 누적 관중은 총 37,059명이었다. 여기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총 87,731명의 관중이 입장하며 직전 시즌 대비 55%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또한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총 599,572명의 관중이 입장하며 지난 시즌에 비해 114%나 증가했다. 

 

LAST DEFENCE

‘LAST DEFENCE’

KGC는 이번 플레이오프의 슬로건을 위와 같이 정했다. 그리고 이는 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한 양희종을 위한 슬로건이었다. 또한 영구결번이 확정된 양희종의 11번 유니폼은 안양체육관 한 쪽에 걸렸다. 

2007년 팀의 전신인 안양 KT&G에 입단한 후 17년을 오로지 KGC의 유니폼만 입고 뛴 양희종은 이러한 대접을 받아 마땅한 존재였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활약했으며, 중요한 경기들에서는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슛들을 꽂으며 큰 임팩트를 남겼다. 

17년 동안 양희종은 정규리그 기준으로 총 618경기에 뛰었다. 경기 당 평균 24분 3초를 뛰며 6.0점 3.7리바운드 2.0어시스트의 기록을 남겼다. 기록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양희종이 남긴 족적은 그 누구보다 화려했다. 

사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코트에 거의 서지 못했다. 4경기 평균 3분 14초만을 출전한 양희종이다. 5차전 이후에는 어깨를 다치며 아예 코트를 밟을 수 없는 몸 상태였다. 

그러나 양희종은 여전히 벤치를 지켰다. 양희종이 벤치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KGC에게는 큰 힘이 되었기에 김상식 감독이 내린 판단이었다. 그리고 양희종은 벤치에서 멘탈 코치로 변신해 선수들을 다독였다. 

6차전 엄청난 역전승을 거둔 이후 펼쳐진 마지막 7차전. 2022-2023시즌의 마지막 경기이자 양희종의 선수 커리어 마지막 경기에 해당하는 경기였다. 연장까지 펼쳐진 접전 승부에서 코트에 나선 선수들은 모든 것을 불살랐고 이를 벤치에서 지켜본 양희종의 가슴 역시 뜨거워졌다. 

7차전 종료 3.4초 전. KGC의 3점차 리드. 여전히 승리가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김상식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양희종을 교체 투입하며 코트 위에서 커리어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김상식 감독의 배려로 코트에 선 양희종은 종료 버저가 울리고 KGC의 승리가 확정되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그렇게 양희종의 ‘LAST DEFENCE’는 KGC의 우승과 함께 완벽한 피날레를 맞이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설 KGC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던 시즌이 마무리된 후 곧바로 FA 시즌이 시작됐다. 이번에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는 총 47명. KGC에서는 함준후와 배병준, 문성곤, 오세근이 FA 자격을 획득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KGC는 배병준을 3년, 보수 총액 2억원의 금액에 잡으면서 FA 시장을 출발했다. 이어 KGC는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선수 중 하나였던 최성원을 3년, 4억원의 조건에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이며 많은 주목을 받은 최성원의 합류는 변준형의 입대로 인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카드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였다. 파이널 MVP를 수상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린 오세근과 4년 연속 최우수수비수상을 수상한 문성곤은 KGC가 반드시 지켜야 할 자원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KGC는 이 두 핵심 자원을 모두 지키지 못하고 말았다. 

먼저 이적을 알린 선수는 문성곤이었다. 문성곤은 KT와 5년 7억 8천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계약을 맺으며 KGC를 떠나게 됐다. 자신을 영입하기 위해 쏟은 KT의 정성에 문성곤의 마음이 움직였다. 

오세근의 이적은 충격 그 자체였다. 2011년 데뷔 이후 KGC에서만 4개의 우승반지를 획득하며 KBL 무대를 호령한 오세근은 SK와 3년, 7월 5천만원의 금액에 도장을 찍으며 이적을 선택했다. 영원한 안양의 라이언 킹으로 남을 것 같았던 오세근의 선택에 KGC 구단과 팬들 모두 충격에 빠졌다. 

당초 KGC는 오세근과 문성곤을 모두 잡는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선수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둘 모두를 놓치고 말았다. 문성곤을 잡기 어렵겠다고 판단한 KGC는 뒤늦게 오세근에게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미 오세근은 구단에 서운한 마음이 쌓인 상태였다. 

오세근과 문성곤의 동시 이탈로 엄청난 전력 공백이 생긴 KGC는 이후 정효근(3년 5억원)과 이종현(1년 1억 5천만원)을 영입했다. 종합해보면 KGC는 FA 시장에서 최성원과 정효근, 이종현을 새롭게 영입하는데 성공했지만 문성곤과 오세근을 놓쳤다. 영입한 선수들이 분명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지만 냉정히 말해 문성곤과 오세근의 빈자리를 대체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KGC는 큰 변화 속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오세근을 영입하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SK, 최준용 영입에 성공하면서 허웅-이승현-송교창-최준용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라인업을 완성한 KCC 등의 강력한 도전을 마주하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다음 시즌을 시작하게 될 KGC가 이들의 도전을 어떻게 맞받아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 KBL, KGC 농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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