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석하게도 스포츠와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부상 관리는 현대 스포츠에서 너무 중요하다. 부상 위험을 미리 줄이고, 부상이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고 관리하는 것은 한 선수와 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을 맞아 루키는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코너를 준비했다. 이름하야 ‘메디컬 리포트. 계명대학교 정형외과 임상조교수이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두한 교수와 함께 다양한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이번 시간의 주제는 무릎 과신전 부상이다.

정리=이동환 기자
자문=김두한 기자

*본 기사는 루키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Q. 최근 농구 팬들이 굉장히 자주 듣는 부상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무릎 과신전 부상입니다. 의학적으로 무릎 과신전 부상이란 어떤 걸 의미하나요?

A. 과신전 손상은 무릎이 원래 구부러 지는 방향과 반대로 꺾이는 손상을 말합니다. 손상이 발생하기 전, 넘어지거나, 다른 쪽의 부상이 경우가 더 많아 빈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익숙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Q. 무릎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도 과신전 부상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나요?

A. 물론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관절에 다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몸의 관절은 각각의 형태적인, 기능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과신전 손상이 발생 가능한 관절은 경첩과 같은 움직임을 가지는 관절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무릎과 팔꿈치 입니다. 하지만 과신전이 발생하면 무릎과 팔꿈치에 가해지는 손상의 종류는 조금 다릅니다. 팔꿈치는 주로 뼈로 안정성을 얻고 있는 관절이기 때문에 과신전이 발생할 시 탈구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무릎은 주로 인대로 안정성을 가지고 있는 관절이기 때문에 과신전이 발생할 시 인대 손상이 더 특징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팔꿈치도 인대손상이 발생하지만 뼈가 완전히 어긋나는 탈구가 더 명확히 나타납니다.)
 

Q. 야니스 아데토쿤보, 조엘 엠비드, 폴 조지 등 최근 NBA에 무릎 과신전 부상이 점점 잦아지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무릎 과신전 부상의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나 관련 자료가 있을까요?

A. 과신전 부상 자체가 빈도가 낮고 특별한 메커니즘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부상빈도의 역학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습니다. 종목별 부상에 관한 역학 연구에서도 부상 메커니즘 보다는 손상 구조물에 대한 빈도 연구가 더 많기 때문에 추세를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Q. 부상 장면만 봤을 때 무릎 과신전 부상은 인대를 비롯한 다른 부위에도 큰 손상을 줄 만큼 위험해 보입니다. 하지만 아데토쿤보도 그렇고 폴 조지 같은 경우도 검사 결과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A. 과신전 부상 영상은 치명적으로 보이지만, 조직 손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농구에서는 대부분 착지시 상대방과의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무릎이 꺾여 조직의 손상이 완전한 손상이 생기 전, 넘어지거나 다리 뒤로 뺄 수 있게 되면 생각보다 큰 손상은 예방할 수 있습니다. 

Q. 좋은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무릎 과신전 부상을 심하게 당했을 경우 어떤 부분까지 손상을 입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A. 네, 앞서 말씀 드린 것 처럼 손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후방 관절막 파열과 골멍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무릎의 과신전이 발생하면, 앞쪽의 대퇴골과 경골은 충돌이 되고, 반대로 뒤쪽은 벌어지게 됩니다. 이 때 관절을 잡아주고 있는 관절막이 파열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더 진행이 되지 않는다면 다행이겠지만 여기서 과신전이 더 발생하게 된다면 전방 또는 후방십자인대까지 손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릎이 뒤틀리는 경우는 드믈기 때문에 반월판 연골의 손상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야니스 아데토쿤보는 2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끔찍한 무릎 과신전 부상을 당했지만, 파이널에 건강히 뛰며 밀워키의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복귀와 퍼포먼스 같아서 많이 놀랐는데요, 전문가인 김두한 선생님은 당시 아데토쿤보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부상장면을 봤을 때는 시즌이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도 무릎이 반대로 꺾인 각도가 꽤 컸기 때문에 십자인대의 손상까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MRI를 찍기 전까지는 과신전 부상의 정도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관절의 유연성과 관절을 고정시켜주는 인대, 근육의 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희 정형외과의사들은 관절의 인대수술을 하기 전, 개인의 관절의 유연성 정도를 평가를 하고 환자에게 설명을 합니다. 아무래도 관절이 과도하게 유연한 사람들은 수술 후 결과를 판단할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아테토쿤보도 평균이상의 유연한 무릎 관절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절의 유연성을 평가하는 방법들(아래)]

Q. 농구 이상으로 무릎 과신전 부상이 자주 발생하는 스포츠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점프가 잦은 종목들일 것 같은데, 궁금합니다.

A.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점프 후 착지가 많은 종목이나 충돌이 많은 운동에서 잘 발생합니다. 착지가 많은 종목은 멀리뛰기, 허들 등이 있는데 도움닫기를 강하게 하는 순간, 또는 착지를 할 때 불안정하게 딛게 되면 무릎의 과신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농구나 미식축구처럼 충돌이 많은 종목에서 예상치 못하게 무릎 앞쪽에 강한 충격을 받게 되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수한 환경으로 야구에서 주루 플레이를 할 때, 강하게 베이스를 딛게 될때도 발생가능 합니다.

 

Q. 무릎 과신전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올바른 착지법을 익히는 것도 필요해보이는데요. 의학적으로는 선수들에게 어떤 방법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 NBA에서 발생하는 과신전 부상은 대부분 예상치 못한 충돌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다만 할리버트처럼 코트에서 미끌어지며 과신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발 및 바닥 관리는 필수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과신전 무릎을 예방할 수 있는 운동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의학적인 근거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과신전 예방에 관여하는 것은 후방관절막과 후방경사인대, 후외측인대, 전후방 십자인대 등 인대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릎 과신전 부상을 막기 위한 특수한 방법을 찾아 연습하기보다는 경기전 관절의 이완을 도울 수 있는 충분한 스트레칭과 웜업, 그리고 하체 근육의 전반적인 활성화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Profile 김두한 교수는...

현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포츠 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관절경 수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9년 12월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합류해 U18, U19 청소년 대표팀 팀 닥터를 맡았으며 2021년 FIBA U19 농구월드컵, 2022년 FIBA U18 아시아선수권에 동행해 선수들을 직접 관리했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 학술 위원과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팀 주치의도 겸임 중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김두한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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