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서울 삼성 썬더스와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경기장에서 치어리더들의 응원을 보면 매우 독특한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똑같이 생긴 두 명의 치어리더가 동시에 응원을 펼치고 있는 것. 복시 현상이 생겼나 싶어 아무리 눈을 비비고 봐도 그대로다. 다행히(?) 조사 결과 이들은 쌍둥이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강수경 치어리더와 강수지 치어리더임이 밝혀졌다. 코트 위에서뿐만 아니라 코트 밖에서도 서로 떨어져 있는 삶을 생각해 본 적 없다는 이 우애 좋은 자매를 <루키>가 만나봤다.  

 

쌍둥이 치어리더의 탄생

앞서 설명했듯 강수경 치어리더와 강수지 치어리더는 우리나라에서 나란히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쌍둥이 자매다. 그렇다면 국내 최초 쌍둥이 치어리더는 어떻게 탄생을 알렸을까?

강수경(이하 수경) :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같이 나온 정말 친한 언니가 있거든요! 임수지 치어리더라고 이번 시즌 같이 활동한 언니인데 그 언니가 저한테 먼저 치어리더를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하셨어요. 그러다가 동생도 같이 해보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와서 같이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을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강수지(이하 수지) : 저는 치어리더에 대해서 처음에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한 번 보고나니까 너무 하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더라고요. 그런 마음이 들어서 설렜던 것 같아요.

사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결심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그러나 마음을 먹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제안을 했던 임수지 치어리더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었다. 

수경 : 댄스동아리에서 만난 언니에요. 중학교 때 같은 댄스부였을 때부터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셨거든요. 그래서 같이 하자고 했을 때 믿음을 가지고 할 수 있었어요. 제가 낯을 가려서 무서운 것(?)을 잘 못하는데 언니가 너무 착한 언니니까 믿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어쩐지...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 들어설 때부터 잔뜩 겁을 먹은 표정이더라니... 괜찮아요... 우리 무서운 사람들 아니에요...

아무튼 이들 자매는 어릴 때부터 춤에 매우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 출발점은 바로 발레였다고.

수경 : 초등학교 2학년 때 친구가 발레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너무 멋있는 거에요. 너무 반해서 엄마를 졸라서 학원에 가게 됐죠. 그 때 제가 동생도 같이 끌고 갔어요!

대체 동생은 무슨 죄로 거기에...

수지 : 그러니까요.(웃음) 저도 같이 끌려갔어요. 아마 부모님께서도 맞벌이를 하셔서 바쁘시기 때문에 언니 혼자 학원에 보내기는 좀 그러셨던 것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동생까지 강제(?)로 발레 학원에 대동한 강수경 치어리더는 점차 흥미를 붙여갔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발레를 계속할 수 없었던 그녀는 또 다른 길을 찾기 시작했다. 

수경 : 발레는 그만두게 됐는데 춤이 너무 좋은 거에요. 그래서 스트릿 댄스를 전공으로 해서 대학을 들어갔어요. 
수지 : 그 때 언니는 지금이랑 이미지가 완전 달라요! 그 때는 화장도 엄청 세게 하고 막 은 목걸이 걸고 다니고 그런 힙합 갱스터(?) 이미지였거든요.

그 세상 귀염귀염한 얼굴로 힙합 갱스터라니... 현재의 모습으로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장면이지만 이는 사실이었다고 한다. 참고로 강수경 치어리더의 스트릿 댄스를 보고 싶은 이들은 그녀의 SNS를 방문하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아무튼 그렇게 치어리더의 세계에 입문한 이들은 남자농구 삼성과 여자농구 삼성생명의 응원을 담당하며 한 시즌을 보냈다. 

수경 : 처음에 경기장에 갔을 때는 되게 크고 웅장한 곳에 사람들도 너무 많았는데 이런 곳에서 제가 응원을 한다는 것이 너무 벅차올랐어요. 떨리기도 했지만 신기하고 좋았어요. 인생을 살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경험을 한 것 같아서 되게 좋았어요.
수지 : 저는 평소에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래도 처음에 연습한 대로 잘 했던 것 같아요. 시즌을 치르면서 경기장에서 팬 분들과 호흡하면서 함께 농구도 보고 응원을 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일란성 쌍둥이의 그녀들! 특별한 구분법은?

강수경 치어리더와 강수지 치어리더는 일란성 쌍둥이다. 둘 중 언니는 강수경 치어리더. 이들이 언니와 동생으로 나뉘어진 것은 단 1분의 차이였다. 

수경 : 저희가 딱 1분 차이인데 제가 의사 선생님의 픽(?)이었나 봐요! 제가 아래쪽에 있어서 저를 먼저 꺼내주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그런지 동생이랑 거의 친구처럼 지내요. 평소에는 ‘야’라고 불러요. 그런데 꼭 자기 뭐 필요한 거 있을 때만 언니라고...

옆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강수지 치어리더가 딱히 부정하지 않는 것을 보니 사실인가 봅니다. 

수경 : 그런데 저희가 일란성치고는 안 닮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수지 : 맞아요. 어릴 때는 닮았었는데 커가면서 달라진 것 같아요. 저희 많이 안 닮은 것 같지 않아요?

네. 많이 안 닮은 것 같지 않아요. 이날 촬영장에는 다른 스타일로 나타나서 그렇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춤을 추는 농구장에서는 더더욱 이들을 구분하기가 힘들다. 그렇기에 둘을 구분할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에 대해 심층 탐구했다. 그러자 두 자매는 서로의 차이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수지 : 저는 볼이랑 목 가운데 점이 있어요. 
수경 : 동생이 키가 조금 커요! 그리고 엄지 모양도 달라요!

네~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은 정보들 감사합니다 ^^;; 참고로 강수지 치어리더의 볼과 목에 있는 점은 정말 가까이 다가가야 볼 수 있다. 또 둘을 구분하겠다고 엄지를 보여 달라고 하기도 좀... 즉, 처음 보는 이들이 이들 자매를 한 눈에 구분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다. 그나마 함께 일을 하는 팀원들은 점차 이들을 구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경 : 초창기에는 조금 헷갈려하시는 것들이 있었어요.
수지 : 맞아요. 처음에는 그랬는데 그래도 갈수록 친해지니까 확실히 알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대신 저희 팀에 저랑 이름이 같은 (임)수지 언니가 있잖아요. 오히려 이름이 같으니까 그 언니랑 저랑 많이 헷갈려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팀 내에서는 강쥐라고 불렸어요.
수경 : 아, 팬 분들도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경기장에 가면 팬 분들이 사진을 많이 찍어주시는데 그 분들이 저를 수지로 착각해서 SNS에 올리시거나 저한테 강수지 치어리더 아니냐고도 하셨던 적이 있어요. 재밌는 에피소드죠.(웃음)

그나마 둘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키 차이다. 언니인 강수경 치어리더가 조금 더 작은 편이라고. 또한 강수지 치어리더가 다소 차분한 이미지인데 반해 강수경 치어리더는 큐티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사실 그래서 처음 봤을 때 누가 언니인지를 묻자 손을 번쩍 드는 강수경 치어리더를 보고 조금 놀랐다.

수경 : 다들 그렇게 말씀하세요!(웃음) 그런데 딱 한 분은 정확하게 구분해주셨어요. 바로 박기량 선배님인데 전에 대기실에서 만난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제가 언니 같다고 해주셨어요. 
수지 : 언니가 큐티한 이미지가 있고 저는 좀 차분한 이미지에요. 그리고 원래 쌍둥이 중에 언니가 조금 더 작다고 하더라고요.
수경 : 어렸을 때는 그게 좀 서운했는데 크고 나서 보니까 동안이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

 

 

사이좋은 자매

사진 촬영과 인터뷰 시간 내내 느꼈던 거지만 이들 자매, 이상할 정도로 사이가 좋다. 단독샷을 찍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촬영 시간 내내 떨어질 줄 모르는 이들이다. 흔히들 생각하는 원수(?)에 가까운 형제자매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수경 : 저희가 다른 자매에 비해서 서로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요. 비슷한 것을 같이 보고, 하다보니까 같은 것을 서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수지 : 맞아요. 서로 누가 먼저 특별한 것에 관심을 가지면 다른 한 명도 똑같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수경 : 다들 놀라더라고요. 너희는 왜 이렇게 사이가 좋냐고 많이들 말씀하세요.

그래도 가끔은 서로 싸우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잠시 이간질(?)을 시도해봤지만 이들 자매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경 : 사소한 부분으로 티격태격할 때는 있어요. 그래도 애기 때처럼 많이 싸우지는 않아요. 커갈수록 싸우는 횟수가 적어지는 것 같아요. 어른이 되다 보니까 싸우는 것도 부질없더라고요.
수지 : 맞아요. 싸운 적은 거의 없어요. 그래도 가끔 그럴 때가 있는데 아무래도 같은 일을 하다 보니까 싸우고도 같이 있어야 하는데 티를 내면 안 되는 상황이 종종 있어요.
수경 : 그리고 또 가족들끼리만 이야기를 할 때 나오는 텐션이 있잖아요. 저희끼리 하는 그런 이야기를 언니들이 들으면 왜 싸우느냐고 하세요. 그런데 정말 저희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거에요!

평소 자매의 대화 스타일이 다소 격하신가 봅니다... 아무튼 이들 자매가 싸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하니 다들 오해는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내친 김에 서로를 향한 오글거리는 칭찬 한 마디씩을 부탁했다. 

수지 : 저 언니한테 부러운 것이 있어요! 저희가 초반에는 마스크를 쓰고 공연을 했었는데 나중에 마스크를 벗고 하면서 보니까 언니가 표정을 엄청 잘 짓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되게 부러웠어요. 
수경 : 저는 동생의 키가 부러워요. 저보다 키가 커서 춤을 출 때 라인이 살아 보이고 더 길어 보이기도 하거든요. 

 

 

이번 시즌 같은 팀을 응원하며 내내 꼭 붙어 다녔던 사이좋은 자매다. 그러나 앞으로는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해야 할 상황이 펼쳐지지는 않을까. 가볍게 던진 질문인데 갑자기 둘의 얼굴이 울상이 된다. 아니... 미안합니다... 울지 마세요...

수경 : 한 번도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렇게 되면 저희 어떡해요?
수지 : 저도요. 저희 떨어지면 안 될 것 같아요.
수경 : 그 질문을 들으니까 생각보다 서로 의지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만약 떨어져서 해야 한다면 힘들 것 같아요. 무조건 같이 하게 해달라고 빌어야겠어요!

이처럼 사이가 돈독한 두 치어리더는 앞으로도 함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촬영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물으며 즐거웠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수경 : 신기했어요. 이렇게 촬영이랑 인터뷰를 할지 꿈에도 몰랐거든요.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인터뷰 너무 재밌었어요! 앞으로도 에너자이저 같은 치어리더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수지 : 이런 촬영이 처음이었는데 너무 떨리기도 했지만 좋았어요. 저도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치어리더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응원해서 선수 분들도 더 파이팅 할 수 있고 관중 분들도 재밌게 경기를 보실 수 있도록 활기차게 응원하겠습니다!

<강수경, 강수지 치어리더 프로필>
강수경 치어리더
생년월일 : 2000년 10월 23일
담당 구단 : 서울 삼성 썬더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MBTI : ESFP
인스타그램 아이디 : 0gangs0

 

강수지 치어리더
생년월일 : 2000년 10월 23일
담당 구단 : 서울 삼성 썬더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MBTI : ISFP / ENTP
인스타그램 아이디 : 2wo_m2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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