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새 시대를 맞고 있다. 2019년, 전설 양동근 코치의 현역 은퇴 이후 꼭 4년이 흘렀다. 예상 외로 현대모비스는 순항 중이다. 그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를 놓치지 않았고, 리빌딩도 수월하게 해냈다. 올 시즌도 4강 직행 티켓을 노리며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그 중심에는 ‘99즈’의 이우석-아바리엔토스 콤비가 있다. 현대모비스를 이끄는 이 원투 펀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이우석, 당차고 겸손하다

현대모비스의 역사는 99즈 출현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99즈 이전의 시대는 영광의 시대 그 자체였다. 우승 트로피를 휩쓸며 KBL 최다 챔프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위대한 명문 팀으로 거듭나던 시기였다. 그 중심에는 유재학 총 감독, 양동근, 함지훈이라는 존재가 있었다.

시간이 흘러 하나 둘 코트를 떠나기 시작했다. KBL 최고의 레전드 양동근은 2019년 은퇴를 선언, 지금은 현대모비스 코치를 맡고 있다. 2004년부터 현대모비스를 이끌어온 ‘만수’ 유재학 감독도 총감독으로 물러나 조동현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겨줬다. 유일하게 코트에 남아 있는 함지훈도 이제 은퇴를 바라보고 있는 40살의 백전노장이다.

99즈 출현 이후의 시대는 이제 본격적으로 막이 열리고 있다. 이우석, 서명진, 신민석, 김동준의 잇따른 데뷔가 시작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부터 합류한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와 게이지 프림도 공교롭게도 1999년생이다. 한때 베테랑의 팀이었던 현대모비스는 불과 몇 년 만에 99즈 중심의 젊은 팀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지금 현대모비스는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팀이다.

99즈 출현 이후의 현대모비스는 색깔이 확실히 다르다. 일단 농구적인 면에서는 성장을 계속하는 중이다. 아직 유재학-양동근-함지훈 시대의 위대한 업적을 따라가기엔 갈 길이 멀다. 한편으로는 Z세대다운 면모가 그대로 드러나기도 한다. 자기 감정을 적극적으로 코트 안팎에서 표현하고 팬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요즘 말로 ‘힙한’ 느낌이 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99즈가 온 뒤부터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30-40대 남성 위주의 팬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젊은 층도 많고 여성 팬들도 많아졌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99즈를 중심으로 한 현대모비스의 매력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우석은 99즈 현대모비스의 중심에 있다. 코트 안에서도 중심이지만 코트 밖에서도 중심이다. 이우석에 대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얼굴이 두껍다”라고 했다. 팬들과 카메라 앞에서 뻔뻔하고 능글맞게 농담을 던지고 끼를 부리기 때문이다.

이번 인터뷰를 앞두고 진행된 사진 촬영에서도 이우석의 끼는 그대로 드러났다. 루키의 다양한 포즈 요구에 이우석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임하며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SNS에 게시할 영상 게시물 촬영을 요청하자 “이건 언제 올라가요?”라며 되묻기도 했다.

이우석은 “제 끼를 발산하는 시간이이었던 것 같다. 환하게 웃으면 사진이 잘 나오는데 환하게 웃는 게 좀 어색할 때가 있다. 그래서 억지스럽게 웃으면 그게 티가 난다. 사진 찍을 때 그래서 크게 웃으려고 한다”며 표지 촬영을 되돌아봤다.

이어서 그는 “아무래도 뻔뻔해야 한다. 저는 보여줄 게 그것밖에 없다.(웃음) 제 매력을 발산해야 하지 않나. 숨기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요즘 세대는 또 숨긴다고 숨기는 세대는 아니다. 제가 잘 뽐내는 만큼 주위에서 좋아해주시고 저라는 선수를 팬들이 찾아주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력을 잘 발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 오기 전에도 친한 사람들, 팀 동료들 앞에서는 끼를 계속 발산해왔다. 이제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는 프로에 오면서 다른 분들도 그걸 알아주시는 것 같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우석이 마냥 가벼운 사람인 것은 아니다. 진중해야 할 때는 누구보다 진중하다. 특히 농구에 대해서는 그렇다. 한 마디로 이우석의 끼는 때와 상황을 잘 가린다. 농구에 몰입해야 할 때는 절대 가볍지 않다.

본인이 현대모비스의 인기 상승에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냐는 질문에 이우석은 민망해 하면서도 환한 미소로 답변을 이어갔다.

“과분한 사랑이다.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더 잘해서 이 사랑이 더 커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편으로는 저 스스로 항상 겸손하려고 한다. 너무 취하지 말자, 어깨에 힘주지 말자 그런 게 있다.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얘기다. 다들 겸손하라고 많이 얘기해주셨다. 그래서 겸손하려고 항상 신경 쓰는 것 같다.” 이우석의 말이다.

이우석은 “상황에 따라 태도를 다르게 하는 것 같다”며 “끼를 발산해도 되는 상황과, 진중해야 하는 상황을 구별한다. 저 스스로 농구에 대해 반성이 필요할 때는 끼를 발산하려고 하지 않는다. 괜찮을 때는 발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99즈는 지금 코트 안팎에서 현대모비스라는 팀을 이끌어가는 선수들이다. 

이우석은 “우리 99즈들이 각자 매력이 많다. 그래서 팬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서)명진이, (신)민석이, 아바리엔토스 같은 선수들이 각자 매력이 있고 팬분들이 그걸 느끼고 경기장에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젊다 보니 분위기가 좀 밝은 부분이 있다. 사실 다른 팀에서 생활을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저희 팀 형들이 99즈들에게 많이 맞춰주려고 해주신다. 그리고 저희가 또 형들을 재밌게 해주고 그런 구조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 99즈들의 이런 모습은 베테랑 선배들의 너그러운(?) 이해 없이는 불가능한 일.

이우석은 “(함)지훈이 형은 워낙 말수가 없으신데 또 제 룸메이트이시다. 근데 제가 방에서 노래를 부르면 옆에서 또 따라 부르신다. 요즘에는 먼저 부르시기도 한다.(웃음) 그때 제가 옆에서 다음 파트를 부르면 또 되게 좋아하시고 그런 면도 있다. (장)재석이 형도 지난번에 인터뷰에서 99즈와 생활하는 데 재미를 느낀다고 하시고 참 좋은 형이신 것 같다. (최)진수 형은 99즈한테 귀찮다고 막 그러시는 것 같다. 99즈들이 말이 많기 때문이다. 형들도 가지각색이다. (김)현민이 형은 후배들을 되게 잘 챙겨주시고 진짜 선배다운 형님이시다. 조연도 해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신다”며 선배들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조동현 감독은 이번 시즌 중반부터 이우석에게 코트 리더 역할을 맡겼다. 아직 선수들이 어린 상황에서 경기 분위기를 잡고 목소리를 높일 리더가 필요했고, 그 적임자로 이우석을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이 얘기를 꺼내자 이우석은 “감독님이 제대로 하고 있냐고 뭐라고 하신다. 기자님이 감독님께 얘기 좀 해주면 좋겠다”며 장난스러운 억울함을 내비쳤다.

이우석은 “제가 실제 코트에서도 얘기 많이 하지 않나. 그런데 감독님은 계속 하고 있냐고 물어보시더라.(웃음) 사실 제가 소리통이 좀 작다. 그래서 (김)영현이처럼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지가 않는다. 소리가 가다가 멈춘다. 감독님한테 얘기 좀 해달라. 제 목소리가 작아서 감독님이 못 들으시는 것 같다. 아니면 일부러 못 본 척 하고 모르는 척 하시는 것 같기도 하다. 계속 더 토킹을 하라는 생각에 그러시는 것 같기도 하다”며 웃어보였다.

어떤 선수들은 리더 역할을 힘겨워하기도 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플레이에도 신경써야 하고, 경기의 흐름을 읽으며 동료들과 소통해야 하는 일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아닌 선수들이 해야 할 몫이 1이라면 리더인 선수들은 1.5배 혹은 2~3배가 된다. 팀 전체를 아우르는 책임감과 집중력이 있지 않으면 해내지 못할 역할이다.

하지만 이우석은 오히려 리더 역할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토킹을 하게 되면서 경기력에 기복이 좀 줄어든 것 같다. 매 경기마다 토킹을 하게 되면 오히려 경기에 몰두하게 되고 집중이 된다. 기복이 없어지고 오히려 더 꾸준해진 것 같아서 지금 역할이 저한테 더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어렸을 때부터 리더를 좀 많이 했었다. 그래서 팀을 끌고 가는 부분에 있어서 부담감은 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감도 있게 리더 역할이 저한테 더 잘 맞는 옷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우석에게 조동현 감독은 “무섭지 않은 분”이다. 현재 총감독을 맡고 있는 유재학 감독과는 완전히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우석의 설명이다.

이우석은 “(두 분이) 완전히 다르다. 유재학 감독님은 아무래도 쉽게 다가가기는 힘들었다. 대신 뒤에서 잘 챙겨주시는 스타일이셨고 가끔 농담 던져주시면 감사하고 그랬다. 아무래도 조동현 감독은 저희 입장에서는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장난도 칠 수 있는 분이다. 공과 사가 정확하신 분 같다. 유재학 감독님은 사가 없고 늘 공이신 분이다. 그래서 장난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사실 조동현 감독님이 무섭다는 느낌은 안 든다. 화를 내고 혼내실 때도 뭔가 저희 입장에서는 무섭다기보다는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에 정신 차리자는 생각을 한다. 경기를 잘 못하면 감독님이 (훈련으로) 주시는 벌이 있다. 그 벌을 받기 전에 정신 차리려고 한다.(웃음) 감독님은 훈련으로 혹독한 걸 시키시는 편이다. 다음날이 쉬는 날이면 더 정신차려고 한다”며 웃어보였다.

이우석은 이미 KBL을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이다. 신인왕도 차지했고 올스타도 2년 연속 뽑혔다. 지난 여름에는 국가대표 팀에도 다녀왔다. 유재학 감독은 이우석이 데뷔할 당시부터 그에 대해 “국가대표에 갈 아이”라며 재능을 극찬했다. 그리고 불과 두 번쨰 풀 시즌을 치르면서 이우석은 이미 많은 것을 이뤄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우석은 “아직 저는 멀었다. 정말 멀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우석은 “어떻게 보면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을 안 한다. 지금 못 이룬 게 진짜 많다. 우승도 해본 적이 없고 MVP를 받아본 적도 없다. 시상식 가서 신인상을 타봤지만 신인상 외에는 상도 타본 적이 없다. 베스트5나 수비상도 못 타봤다. 국가대표는 한 번 다녀왔지만 앞으로 계속 갈 거라는 보장이 없다. 대표팀에 당연하게 계속 가는 선수가 되고 싶고 아직 동기부여가 될 만한 건 많다. 플레이오프도 중요하다. 정규리그 2위를 위해서 다들 한 마음, 한 뜻으로 경기를 하고 있는데 그것도 큰 동기부여다. 그리고 아시안게임도 있는데 그 아시안게임에 가서 꼭 군면제를 받고 싶기도 하다.(웃음) 올 시즌을 앞두고 시상식 가겠다고 시즌 전에 얘기했는데 못 가게 생겼다.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다.(웃음) 일단 지금은 팀을 위해서 꾸준히 잘하겠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아바리엔토스, 8.5점의 남자

이우석과 올 시즌 현대모비스를 이끄는 또 한 명의 99년생이 있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다.

아바리엔토스에게 올 시즌은 대학 졸업 후 첫 시즌이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에서 그가 보여준는 플레이와 세리머니는 당당함 그 자체다. 아바리엔토스는 표지 촬영 역시 여유 있는 태도로 임하며 특유의 분위기를 뽐냈다.

아바리엔토스는 “이런 기회가 있어서 감사하다. 매거진 커버에 실린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감사함을 먼저 표했다.

아바리엔토스에 대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들이 의아해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한겨울에도 짧은 옷차림을 하고 다니는 것이다. 이날도 아바리엔토스는 추운 날씨에 반팔을 입고 촬영장에 등장하고, 야외 촬영까지 감행했다.

아바리엔토스의 고국 필리핀이 무더운 날씨를 가진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뜻밖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KGC의 렌즈 아반도, LG의 저스틴 구탕 등은 한국의 추운 겨울 날씨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아바리엔토스는 추위를 전혀 어려워하지 않는 모습이다.

아바리엔토스는 “나는 추운 날씨를 더 좋아한다.(웃음)”며 “한국의 추운 겨울 날씨가 좋다. 그래서 일부러 옷을 짧고 얇게 입고 다닌다”라고 했다.

아바리엔토스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훈련장이 위치한 경기도 용인과 현대모비스 홈 구장 울산은 아바리엔토스에게 어느덧 새로운 고향이 되어가고 있다.

아바리엔토스는 마닐라는 사람이 정말 많다. 건물도 많고 집도 많다. 공기 오염도 좀 심각하다. 재밌는 곳이다“라며 웃어보인 뒤 ”저는 마닐라에서 지내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한국은 완전히 다르다. 일단 춥고 용인은 마닐라처럼 사람이 붐비지 않는다“며 웃어보였다. 

한국 음식에도 완전히 적응했다. 아바리엔토스의 ‘최애’ 음식은 다름 아닌 삼겹살.

아바리엔토스는 “삼겹살을 좋아한다. 필리핀도 삼겹살이 있지만 맛이 다르다. 김치랑 김치찌개, 어묵을 좋아한다”며 “한국 음식에 적응을 많이 했다. 그래서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다. 다만 아직 한국어가 서툴러서 한국어 언어 장벽을 아직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아는 한국어가 있냐고 묻자 아바리엔토스는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를 연달아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문 닫아.”

아바리엔토스는 “문 닫으라는 말도 많이 한다”며 웃어보인 뒤 “통역한테서 배웠다. 비디오 미팅 때 마지막 사람이 문 닫아야 하는데, 저번에 신민석 선수가 문을 안 닫아서 문 닫아라는 말을 해야 했다”고 사연을 설명했다.

 

아바리엔토스는 알아주는 NBA 팬이기도 하다. 아바리엔토스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스테픈 커리.

그는 “스테픈 커리를 제일 좋아한다. 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선수 아닌가. 최고의 3점 슈터이기도 하다. 크리스 폴도 좋아한다. 팀원들을 위해 스페이싱을 벌려주고 패스를 잘 찔러주는 가드다. 그 다음에 카이리 어빙도 자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곧 이어 언급된 이름은 르브론 제임스였다. 아바리엔토스는 “어릴 때부터 가장 좋아한 선수는 르브론이었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 제일 좋아하는 선수는 르브론이었다. 나는 1999년에 태어났고 르브론, 코비 같은 선수들의 모든 경기를 봤다. 나는 자신의 슛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슛 기회를 만들어주는 르브론을 참 좋아했다. 언제나 더블-더블이나 트리플-더블을 했다. 르브론의 농구 IQ와 마인드셋, 팀을 위해 헌신하는 부분을 좋아했다.” 아바리엔토스의 말이다.

최근 르브론의 NBA 통산 득점 1위 등극 순간을 지켜봤는지 묻자 아바리엔토스는 “당연히 봤다”라고 답했다.

아바리엔토스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진짜 놀라운 기록이다. 개인적으로는 르브론이 그런 위치에 오른 게 놀랍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르브론은 자기 몸을 정말 잘 관리하면서 20년을 뛰었다. 운동선수라면 르브론의 그런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한 명의 팬으로서 르브론을 지켜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 르브론이 은퇴하는 순간이 궁금하다. 저한테는 굉장히 슬픈 날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르브론 제임스의 존재는 농구선수 아바리엔토스의 성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르브론이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와 코트에서 보여주는 본능을 따라가려고 했다. 동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동료들을 돕는 부분도 따라려고 하고 있다. 르브론은 좋은 케미스트리를 팀에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다. 모든 선수가 그런 멘탈리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 첫 시즌을 낯선 한국 땅에서 소화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

아바리엔토스는 “한국에서는 세트 플레이를 하기보다는 빠른 트랜지션 농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필리핀에서는 세트 플레이 위주의 농구를 했다. 그게 한국과 다르다. 필리핀은 1-2-3번은 슛을 쏘지만 4-5번은 슛을 장착하는 경우가 드물다. 한국은 스트레치 4도 있고 5번도 슛을 가지고 있어서 그게 적응하기 힘들긴 했다”고 되돌아봤다.

포인트가드로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아바리엔토스다.

아바리엔토스는 “동료들에게 오픈 슛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점에 대해 스스로 만족한다. 매일 동료들을 살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에도 더 맞는 선수가 되려고 노력한다. 제가 포인트가드로서 슈팅하는 포인트가드, 패스하는 포인트가드로 좋은 역할을 해낸다면 팀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좋은 결과가 따라올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누가 제일 막기 어려웠어요?” 이 질문에 아바리엔토스는 “KCC의 3번”이라고 말했다. 허웅이다.

아바리엔토스는 “저한테는 허웅이 제일 어려운 상대였다. 스킬이 참 좋은 선수다. 코트에서 많은 걸 해낼 수 있고, 오프 볼 무브가 미친 듯이 많다. 따라다니는 게 힘들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 선수들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아바리엔토스는 “내 마인드셋은 모든 선수를 이길 수 있다는 마인드셋이다. 그게 내 캐릭터다. 지고 싶지 않다”라며 웃어보였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상황. 아바리엔토스는 자신의 루키 시즌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10점 만점에 8.5점 주고 싶다.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프로 첫 시즌이다. 팀원들이 제가 한국 문화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코칭스태프 분들도 많이 도와주신다. 복 받는 것 같다. 이제는 코트 안에서든 밖에서돈 농구선수로서, 좋은 사람으로서 더 발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를 묻자 아바리엔토스는 단호하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현대모비스의 일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꺼냈다. 바로 우승이었다.

아바리엔토스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 목표는 있다. 챔프전에 가서 현대모비스를 우승시키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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