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이 같이 뛰는 건 이번 대회가 처음인데 4강 진출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다."
11일 안산와동체육관, 올림픽기념관체육관, 선부체육관에선 2023 안산협회장배 상록수 농구대회(이하 안산상록수배)가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11일과 12일, 18일과 19일 나흘간 열리며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재개됐다.
이번 대회 참가 팀 중 안산을 홈으로 하는 용들은 예선 B조에 편성돼 NDR, 셋업, 슬로우와 16강 진출을 두고 다투게 됐다.
용들에는 경기도 광주 플릭 농구교실 배상희 원장과 안산 TOP 유소년 농구교실 박준형 원장이 선수로 뛰고 있다.
배상희 원장과 박준형 원장은 한때 안산 TOP 유소년 농구교실에서 같이 근무하던 사이로 지난해 배상희 원장이 경기도 광주에 플릭 농구교실을 개관하며 헤어지게 됐다.
하지만 용들에서 여전히 함께 운동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한 배상희 원장과 박준형 원장은 예선 첫 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농구교실 원장님'으로 실력을 입증해 보였다.

성균관대 출신의 배상희 원장과 박준형 원장은 용들의 앞선을 책임졌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쉽게 연상되지 않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에 '평상시에 원장님들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용들의 속공을 주도한 두 원장들의 스피드는 단연 눈에 띄었고, 용들은 박준형, 배상희 원장 듀오의 활약 속에 예선 첫 상대였던 셋업을 40-36으로 따돌리고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경기 종료 후 "너무 힘들다"며 "이번 경기가 은퇴 경기"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던 안산 TOP 박준형 원장은 "성대 시절에는 배상희 원장님과 함께 뛸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안산상록수배에서 함께 뛰게 돼 너무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 플릭 농구교실 배상희 원장 역시 "코로나19 이후 처음 대회에 나와보는 것 같다. 박준형 원장이 워낙 수비와 궂은일을 잘 해줘 나 역시 편하게 경기했던 것 같다"라고 박준형 원장과의 호흡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경기 내내 용들이 공격을 이끌던 두 원장들은 경기 종료 직전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아찔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39-36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경기 종료 직전, 박준형 원장과 배상희 원장은 투 맨 게임을 펼치다 실책을 범했고, 이 상황에서 셋업이 속공을 전개하며 추격 당할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팀 동료 장경식의 수비 리바운드와 자유투로 역적이 될 위기에서 벗어난 배상희, 박준형 원장은 "마지막에 서로를 너무 믿었던 것 같다(웃음). 아이들만 가르치다 모처럼 직접 경기에 나서니 힘들다. 제자들 앞에서 실수해 부끄럽다(웃음)"라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란히 20점을 합작한 배상희(16점), 박준형(4점, 3어시스트, 3스틸) 원장은 "둘이 같이 뛰는 게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성균관대 시절에는 같이 뛰질 못했는데 이렇게 농구교실 원장이 돼서라도 뛸 기회가 생겨 기쁘다. 이제 더 강한 팀들과 맞붙게 되는데 잘 이겨내 4강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이번 대회 목표를 4강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첫 경기를 승리한 배상희, 박준형 원장이 속한 용들은 잠시 뒤 오후 4시30분 슬로우를 상대로 예선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사진 = 김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