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시즌 마지막 경기가 돼서야 웃었다. 팀으로서 거둔 1승이라 더욱 뜻깊을 삼성바이오에피스다.

5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윌슨컵 2022-2023 어시스트 직장인농구리그 11-12위 순위 결정전에서 경기 중반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위기를 맞았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4쿼터 3점슛 3개를 터트린 강정구의 활약을 앞세워 현대오토에버를 47-45로 꺾고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웃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현대오토에버는 이번 대회 유이한 무승 팀이었다. 두 팀 모두 분전했지만 예선에서 전패를 당하며 11-12위 순위 결정전에서 만나게 됐다. 

예선 성적은 신통치 않았으나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두 팀의 대결은 결승 못지않게 뜨거웠다. 

그동안 답답한 공격력에 힘들어하던 삼성바오이에피스가 먼저 앞섰다. 출전 선수들의 고른 득점으로 1쿼터 초반 6-0으로 앞서 나간 삼성바이오에피스. 모처럼 흥이 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강정구의 3점포로 모처럼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9-2의 리드를 잡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센터 권준진이 현대오토에버 골밑을 거칠게 공략하며 이전과는 분명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흥이 오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강정구가 플로터까지 성공시켰고, 현대오토에버를 상대로 10점 차 리드에 성공했다. 

현대오토에버로선 번번이 림을 외면하는 야투가 야속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적극적인 수비에 고전하던 현대오토에버는 1쿼터 중반 몇 차례 쉬운 기회를 잡았지만 림이 연달아 공을 거부하며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시즌 가장 완벽한 1쿼터를 보낸 끝에 16-3으로 2쿼터를 맞이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쿼터 시작부터 현대오토에버 김경호에게 연속 3점슛을 허용했다. 이어 에어볼 실책까지 범하며 16-8로 추격을 허용한 삼성바이오에피스. 

하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곧바로 이창형의 골밑 득점으로 한숨 돌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9-11로 리드를 이어갔고, 2쿼터 후반까지 8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잠시 주춤하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김윤호가 깜짝 3점슛을 터트리며 답답하던 경기 흐름을 뚫었고, 전반을 24-16으로 앞섰다. 

3쿼터 들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위기가 찾아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3쿼터 중반까지 단 2득점에 묶인 사이 현대오토에버가 김상진의 속공 득점 등을 묶어 26-22까지 추격한 것. 

유동현의 골밑 득점으로 힘겹게 30점 고지에 오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어진 수비 상황에서 현대오토에버 양호준에게 3점슛을 허용하며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3쿼터 종료 직전 이창형이 천금같은 자유투 2득점을 올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힘겹게 8점 차 리드를 지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쪽으로 기우는 듯했던 경기는 3쿼터 들어 혼돈 속으로 빠졌고, 첫 승을 향한 두 팀의 열기는 4쿼터 들어 더욱 뜨거워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강정구의 3점포가 작렬했다. 강정구는 팀이 쫓기던 4쿼터 초반, 기습 3점슛을 터트리며 팀에 39-30의 리드를 안겼다. 

하지만 4쿼터 들어 현대오토에버의 추격세가 매서웠다. 노성근이 수비에서 중심을 잡는 사이 양호준의 속공으로 39-37까지 추격에 성공한 현대오토에버. 이 상황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강정구가 다시 한번 3점슛을 터트렸지만 두 팀의 점수 차는 3점 차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김정곤의 야투가 터진 현대오토에버가 경기 종료 3분12초 전 1점 차로 추격에 성공,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긴장시켰다. 

그러나 이날 승리의 여신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향해 웃었다. 1점 차로 쫓기던 상황에서 이창형의 골밑 득점으로 한 발 도망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경기 종료 1분47초 전 강정구가 4번째 3점슛을 터트리며 팀을 위기에서 끌어올렸다. 

강정구의 3점슛으로 6점 차 리드에 성공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경기 종료 12.5초 전 현대오토에버 노성근에게 실점하며 2점 차로 쫓겼지만 남은 시간을 잘 흘려보내며 천금같은 승리를 챙겼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삼성바이오에피스 선수들은 우승을 차지한 듯 코트에 누워 환호성을 지르며 승리를 만끽했다. 

 

이 경기 BANANO MVP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강정구가 선정됐다.

현대오토에버를 상대로 4개의 3점슛을 터트리며 팀의 구세주 역할을 한 강정구는 "너무 기쁘다. 경기 내내 소리를 너무 질러서 목이 아프고, 어지럽다(웃음)"라고 승리를 기뻐하며, "오늘 아픈데도 경기장에 나와 도와준 팀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윤동현 선수 같은 경우 목 디스크에 걸렸는데도 오늘 뛰겠다며 힘을 보태줬다. 너무 고맙다"라며 팀 동료들에게 승리의 고마움을 전했다. 

현대오토에버전 승리는 팀이 하나가 돼 거둔 승리라 더욱 뜻깊다고 말한 강정구는 "모두의 1승이라고 생각한다. 오늘까지 지면 '집에 안 간다'는 각오로 나왔는데 이겨서 정말 다행이다. 더구나 오늘은 네이버로 생중계까지 돼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승리 기사도 내일 출근해 회사 전체에 공유하겠다"라며 크게 웃어 보였다. 

앞으로 이기는 DNA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이어 말한 강정구는 "돌아보면 이번 대회는 디비전이 없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더구나 에이스가 퇴사해 전력의 공백이 생겨 경기력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승리를 발판 삼아 앞으로 이기는 팀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함께해 준 팀 동료들과 응원해 주신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 김남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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