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석하게도 스포츠와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부상 관리는 현대 스포츠에서 너무 중요하다. 부상 위험을 미리 줄이고, 부상이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고 관리하는 것은 한 선수와 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을 맞아 루키는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코너를 준비했다. 이름하야 ‘메디컬 리포트’. 계명대학교 정형외과 임상조교수이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두한 교수와 함께 다양한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두 번째 시간의 주제는 어깨 부상이다.

질문 및 정리: 이동환 기자 
답변 및 자문: 김두한 교수

 

Q. 어깨 탈구는 농구에서 유난히 자주 볼 수 있는 부상인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깨 탈구는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 가요?

김두한 교수_ 우리 몸의 어깨는 3가지 뼈가 만나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위팔뼈인 상완골과 2.날개뼈라 불리는 견갑골, 그리고 3. 쇄골입니다.

관절은 뼈와 뼈가 만나는 부분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인 경우에서는 어깨 3개의 뼈가 안정적으로 위치하며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외상 등에 의하여 인대나 뼈 주위의 조직이 파괴되어 위치관계가 어긋나는 것을 탈구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어깨는 우리 몸의 모든 관절 중에 가동범위가 가장 큰 관절입니다. 가동범위가 크다는 말은 반대로 불안정한 관절을 뜻하기 때문에 탈구에는 취약합니다. 가장 많은 탈구가 일어나는 관절이기도 합니다.

 

Q. 어깨 탈구 부상도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두 가지는 어떤 부상인가요? 그리고 차이점은 뭘까요?

김두한 교수_ 위 그림처럼 어깨에는 2개의 관절이 있습니다. 쇄골과 날개뼈의 견봉과 만나서 이루는 1. 견봉-쇄골관절, 상완골과 날개뼈의 관절와 부분이 만나는 2. 관절와-상완 (glenohumeral) 관절이 있습니다. 

이 두 관절을 모두 탈구가 일어날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고 높은 빈도로 탈구가 발생하는 관절은 관절와-상완관절 탈구 (glenohumeral dislocation)입니다. 전방으로 빠지는, 즉 상완골이 관절와 앞으로 탈구되는 것이 가장 흔합니다. 

관절와-상완관절 외에도 견봉-쇄골 관절도 탈구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옆으로 어깨가 땅에 부딫히면서 넘어지거나, 슛동작을 하려고 팔을 올릴 때 수비자가 강하게 팔을 내려치면 팔과 쇄골에 분리가 되려는 힘 (shearing force)을 받아 탈구가 발생하게 되게 됩니다. 

 

 

Q. 선수들의 어깨 탈구 부상 관련 소식을 듣다보면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주변 인대가 손상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깨가 탈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변 인대 혹은 근신경 손상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두한 교수_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어깨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가동 범위를 가지면서 또한 가장 불안정한 관절이기 때문에 관절을 안정화시켜주는 인대나 관절 연골의 역할이 필수적입니다.

견봉-쇄골의 탈구가 발생하면 쇄골을 잡아주는 중요한 인대들이 모두 파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쇄골은 어깨를 들고 돌릴 때 견갑골을 강하게 잡아주어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되는데 탈구의 정도가 심하면 효과적인 힘의 전달이 되지가 않아 어깨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수술로 다시 인대를 재건해 줘서 원래의 어깨 안정성을 회복시켜 줘야 합니다.

 

관절와-상완 관절의 탈구가 일어나면 인대 손상보다는 어깨를 안정화 시켜주는 관절 연골의 파열되거나 골절이 일어나게 됩니다. 관절의 연골이 파열되면 쉽게 말해 어깨가 앞으로 다시 빠질 수 있는 “길”이 생기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따라서 재탈구의 위험성이 높아져서 안정화를 위한 수술이 필수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Q. 최근 스테픈 커리도 어깨 부분 탈구로 한 달 가까이 결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커리가 입은 부분 탈구 부상은 어떤 것이고, 치료와 재활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합니다.

김두한 교수_ 탈구에도 완전탈구(complete dislocation)가 있고 아탈구(subluxation)가 있습니다. 완전탈구는 말 그대로 완전히 관절면을 벗어나 관절의 조화로운 상태가 파괴되는 탈구입니다. 아탈구는 완전한 탈구가 없이 관절면이 살짝 어긋난 경우로 정의합니다. 커리의 경우 관절와-상완 관절이 아탈구가 일어났다가 다시 관절면이 유지된 상태로 생각되며, 관절막이나 인대가 조금 늘어난, 즉 인대손상 1단계 정도가 진단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1달 전후로 무사히 복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어깨 탈구와 정확히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폴 조지 같은 경우는 어깨 부상이 고질적으로 선수를 괴롭히는 케이스였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주 길지는 않지만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제이슨 테이텀은 어깨 부상을 안고 뛰면서 경기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이처럼 어깨 부상이 고질병이 돼 선수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두한 교수_ 어깨 부상에 관해서는 탈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탈구처럼 갑자기 사고성으로 발생하는 손상이 있는가 하면, 반복되는 훈련으로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손상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회전근개 손상입니다.

어깨 위로 팔을 들고 하는 동작이 많은 스포츠들 (야구, 배구, 농구 등)에서 반복적인 어깨 회전과 거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아래 그림에서처럼 어깨를 잡아주는 회전근이 날개뼈의 견봉과 충돌이 자주 일어납니다. 우리 몸의 자연적인 회복능력보다 더 이상의 충격이 쌓이게 되면 충돌증후군이 발생하고 이것은 회전근개의 파열을 초래하게 됩니다. 

 

Q. 회전근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여쭤보려고 합니다. 함지훈 선수의 부상 케이스 때 들은 이야기인데, 회전근이 좀 독특하다고 하더라고요. 숫자도 많고, 부분 파열돼도 치료를 받으면서 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현장에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깨 회전근개는 정확히 어떤 부위인가요? 회전근개의 부상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고 어떤 치료법이 있을까요?

김두한 교수_ 회전근개는 상완골 머리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4개의 근육과 힘줄을 모두 포함하는 명칭입니다. 팔을 들어 올릴 때는 다들 잘 아시는 어깨 근육인 삼각근(deltoid)이 많은 힘을 담당하지만, 어깨의 안정성과 미세한 동작은 회전근개가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어깨의 회전이나 거상 동작에서 미세한 충격이 쌓이게 되는데, 어깨를 많이 쓰는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에게서는 충격이 누적되어 외상이 없이도 부분적인 파열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전근개는 4개가 있고 삼각근도 같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 가지 회전근개의 부분파열이 일어난다 해도 다른 근육들이 보상작용을 하여 어깨의 기능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완전파열이나 진행이 예상되는 파열에서는 수술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비수술적 치료를 많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Q. 어깨 탈구 혹은 어깨 부상은 부위가 부위인 만큼 목이나 팔 부위의 부상과 연관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하체 부상이 서로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엘리트 스포츠에서 어깨 탈구 혹은 어깨 부상이 상체의 다른 부위의 부상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을까요? 이런 경우 어떤 형태로 몸을 회복하고 재활을 진행하는 게 좋을까요?

김두한 교수_ 어깨 탈구는 주로 예상하지 못하는 사고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다른 부위과 연관성을 증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깨 탈구로 인한 인대 및 연골손상이나 회전근개 부상이 발생하면, 회전근개의 밸런스가 무너져 정밀한 모션에는 장애를 주고 있다는 경우는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야구 선수 중 어깨 수술을 받은 선수들의 회복 후 퍼포먼스를 비교해 봤을 때, 투수에서는 부상ㅡ 전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매우 낮았습니다. 야수나 외야수에서는 높은 확률로 복귀를 하였는데, 이는 던지는 기능은 회복이 되지만 정밀한 제구력은 회복이 되지 않았음을 의미했습니다. 

또한 고질적인 어깨 부상은 견갑골의 이상운동증을 유발시킬 수는 있습니다. 아픈 자세를 피하기 위해 불편한 자세로 운동을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깨를 잡아주는 견갑골의 모션이 비정상적일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는 육안으로도 견갑골의 비대칭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는 어깨 기능의 저하를 초래하게 됩니다. 

Q. 농구는 팔을 들어올리고 휘두르는 동작이 유난히 많은 만큼 어깨 탈구 혹은 어깨 부상은 피할 수 없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어깨 부상을 피하기 위해 엘리트 농구선수들에게 권장되는 워밍업 동작이나 사전 어깨 관리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김두한 교수_ 어깨의 탈구나 회전근개의 부상의 빈도는 전방십자인대나 발목 염좌 등과 같은 하지 부상에 비해 낮기 때문에 연구가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부상예방에 관한 운동들도 하지에 많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FIFA 11+ 상지 프로그램입니다.

Q. FIFA 11+ 상지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김두한 교수_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팬층과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는 스포츠 중 하나는 축구입니다. FIFA에서 “FIFA 11+” 라는 축구 부상방지프로그램 워밍업을 개발하여 부상률을 낮췄다는 연구들이 보고되면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데요, 그 시리즈 중 하나가 “FIFA 11+ 어깨부상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구성은 단순히 어깨 스트레칭뿐만 아니라 웜엄, 어깨를 포함한 상지 전체 근력의 활성화, 코어 안정성 및 근신경 활성화 운동 등으로 되어 있는 10분 전후의 워밍업 프로그램입니다.

 

안타깝게도 농구가 부상이 많고 더 피지컬한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부상 방지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대한농구협회 의무위원회에서는 농구에 특화된 부상방지프로그램 (Basketball 5+) 을 개발 중에 있고 올해 안에 배포할 계획을 가지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두한 교수는...

현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포츠 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관절경 수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9년 12월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합류해 U18, U19 청소년 대표팀 팀 닥터를 맡았으며 2021년 FIBA U19 농구월드컵, 2022년 FIBA U18 아시아선수권에 동행해 선수들을 직접 관리했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 학술 위원과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팀 주치의도 겸임 중이다.

사진 및 이미지 = 로이터/뉴스1, 김두한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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