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과 방치의 결과가 뼈아프게 나타났다. 

FIBA(국제농구연맹)는 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IBA 3x3 아시아컵 2023 출전 팀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남자 24팀, 여자 19팀이 오는 3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3x3 아시아컵에 도전한다. 

FIBA 3x3 아시아컵 2023은 역대 가장 빠른 3월27일부터 4월2일까지 싱가포르 OCBC 광장에서 개최된다. 이번 3x3 아시아컵 남녀 우승 팀에게는 2024 파리올림픽 3x3 예선 진출 티켓도 주어진다. 

현재 FIBA 3x3 국가 랭킹 남자 세계 66위, 여자 68위에 머물러 있는 한국 역시 이번 3x3 아시아컵에 출전한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대비해 프로 선수들의 3x3 아시아컵 출전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3x3 아시아컵은 12팀이 겨루는 메인드로우에 진출해야 8강 토너먼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도 15위권 밖으로 밀려난 한국 남녀 3x3 대표팀은 이번 아시아컵에서 메인드로우 직행이 아닌 하위 순위 팀들이 겨루는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대회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FIBA 3x3 아시아컵 2023 남자 시드 배정표
FIBA 3x3 아시아컵 2023 남자 시드 배정표

 

FIBA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이번 3x3 아시아컵 출전 팀들의 시드 배정을 보면 한국 남자 3x3 대표팀은 24개 출전 팀 중 15위에 랭크돼 있고, 여자 3x3 대표팀은 19개 출전 팀 중 15위에 랭크됐다. 한국 남녀 3x3 대표팀 모두 뒤에서 국가명을 찾는 것이 더 빠를 만큼 하위권으로 추락해 있었다. 

한국 여자 3x3 대표팀 뒤에는 타히티, 뉴칼레도니아, 홍콩, 싱가포르뿐이다. 중국, 일본, 몽골 등 인근 아시아 팀들은 1, 2, 3번 시드를 받아 메인 드로우 직행이 유력하다. 

예견된 일이다. 

FIBA 3x3 국가 랭킹을 기반으로 3x3 월드컵과 아시아컵 등의 출전 여부가 결정되는 FIBA 3x3 시스템상 평상시 포인트 확보를 통한 랭킹 관리를 해두지 않으면 늘 불리한 위치에서 대회를 시작하거나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19년 이후 3x3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열린 3x3 아시아컵에서도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대회를 시작했다. 남자 3x3 대표팀은 운 좋게 8강에 진출했지만 여자 3x3 대표팀은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탈락했다. 

당시 대표팀 선수들이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대회를 시작하면 불리한 점이 너무 많다. 다른 나라보다 경기 수도 늘어나고, 체력 소비가 심하다"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낸 바 있다. 

FIBA 3x3 아시아컵 2023 여자 시드 배정표

 

하지만 지난해 3x3 아시아컵 이후에도 FIBA 3x3 국가 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이 사이 이번 3x3 아시아컵 우승 팀에게는 2024 파리올림픽 3x3 예선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중국, 몽골 등은 지난 1월부터 대표팀을 소집해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2023년 들어서도 한국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고,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최근 새롭게 구성된 3x3 위원회를 소집해 이번주 금요일 3x3 아시아컵 대표팀 관련 회의를 시작한다고 한다. 

이미 3x3 아시아컵의 시드 배정은 끝났다. 지난해와 똑같은 실수로 인해 다시 한번 선수들의 고생길만 열렸다. 

한국의 국격에 걸맞지 않은 시드를 받아들었다. 늦어도 많이 늦었지만 부디 새롭게 구성된 3x3 위원회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려 하루라도 빨리 3x3 아시아컵에 나설 대표팀 구성에 박차를 가해주길 바라본다. 

사진 = 김지용 기자, FIBA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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