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전술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실제 코트에서 벌어지는 전술들을 모두 이해하기에 일반 팬들에겐 어렵고 낯선 부분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만 알고 봐도 농구는 훨씬 재밌어진다. <전술 딕셔너리> 코너를 통해 대표적인 전술 용어와 그 의미를 함께 알아보자.

 

핀다운 스크린(pin down screen)

농구 팬들이라면 스크린의 정의를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볼이 없는 선수가 동료를 위해 벽을 세우는 동작을 보통 ‘스크린을 선다’라고 표현한다.

이 같은 스크린은 볼을 가진 동료와 볼을 가지지 않은 동료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볼을 가진 동료에게 스크린을 걸면, 그 선수가 드리블을 활용해 보다 수월하게 상대 수비를 뚫을 수 있다. 볼을 가지지 않은 동료에게 스크린을 걸 경우, 그 선수가 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볼을 잡을 수 있게 된다.

핀다운 스크린은 볼을 가지지 않은 선수를 위해 활용되는 스크린이다. 스크리너가 베이스라인 방향으로 서느냐, 하프라인 방향으로 서느냐에 따라 볼 없는 스크린은 다운 스크린(down screen)과 업 스크린(up screen)으로 나뉘는데, 핀다운 스크린은 마치 핀(pin)으로 고정하듯 스크리너가 몸 각도를 정해 다운스크린을 건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일반적으로 핀다운 스크린은 슈팅력을 갖춘 외곽 공격수를 위해 활용된다. 이때 핀다운 스크린을 받은 공격수는 그대로 미드레인지 구역 혹은 3점 라인 밖으로 팝 아웃(pop out, 밖으로 빠져나오는 동작)하며 캐치앤슛 기회를 노릴 수도 있고, 다시 페인트존으로 말아들어가는 컬(curl) 동작을 통해 림 어택을 노릴 수도 있다.

핀다운 스크린은 스크리너가 정확하게 스크린을 걸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탑에서 볼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스크린을 받은 선수의 동작에 맞게 정확한 타이밍에 질 좋은 패스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즉 핀다운 스크린은 스크리너, 스크린을 받는 선수, 볼을 배급하는 선수가지 3명이 좋은 호흡을 보여줬을 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술 옵션인 셈이다.

 

블리츠 수비(blitz defense)

2대2 게임이 농구 공격 전술의 뼈대를 이루게 되면서, 그에 따른 수비법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블리츠 수비다.

블리츠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영국 대공습을 일컫던 별명이고, 여기서 이름을 따와서 농구에서도 그대로 불리고 있다. 2대2 게임을 수비할 때 드리블러의 수비수와 스크리너이 수비수가 순간적으로 드리블러를 에워싸는 트랩 수비인데, 드리블러를 압박해 턴오버를 유발하고 공격 흐름을 무너뜨리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KBL에서는 김승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KGC인삼공사와 캐롯에서 주요 수비 전술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KT, 삼성 같은 팀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NBA에서는 2010년대 초반 마이애미가 블리츠 수비 전술을 활용해 상대 공격을 봉쇄하면서 두 번의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블리츠 수비는 어느 위치에서, 어떤 로테이션으로 이뤄지느냐도 중요하다. 탑에서 이뤄지는 하이 픽앤롤에 대해 블리츠 수비를 할 경우 드리블러를 하프라인 가까이 몰아붙이며 양방향 45도로 가는 패스 길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고, 양쪽 45도에서 이뤄지는 사이드 픽앤롤을 수비할 경우에는 점프 패스를 최대한 유도해 턴오버를 유발해야 한다.

블리츠 수비는 확실한 파훼법이 존재한다. 스크리너가 쇼트 롤(short roll)을 통해 드리블러와 가까운 거리로 짧게 롤하고, 드리블러가 즉시 짧은 패스로 스크리너에게 패스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순간적으로 드리블러를 제외한 쪽에서 4대3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공격 측이 엄청나게 유리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작전이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드리블러가 상대의 순간적인 압박을 벗어나 빠르고 정확하게 패스를 하지 못하거나, 상대 수비가 이를 예측하고 쇼트 롤이 이뤄지는 지역으로 로테이션 수비를 올 경우 이마저도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블리츠 수비는 아직도 2대2 수비의 핵심적인 방법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코트에서 자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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