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 단어는 스포츠계에서도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리고 빌 러셀과 윌트 체임벌린은 이 라이벌이라는 단어에 너무나도 적합했던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1960년대를 수놓으며 수없이 많은 맞대결을 펼쳤던 전설들이다. 둘의 맞대결에는 ‘배틀 오브 타이탄스’라는 타이틀이 붙기도 했다. 그렇다면 둘의 라이벌리에 대해 지금부터 살펴보자. 

143경기

두 선수 중 데뷔가 더 빨랐던 선수는 빌 러셀이었다. 러셀은 1956-57시즌 보스턴에서 데뷔하며 곧바로 리그를 집어삼켰다. 체임벌린의 데뷔 시점은 1959-60시즌. 따라서 두 선수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맞대결을 펼치기 시작했다. 

데뷔 당시부터 이미 차원을 뛰어넘는 기량을 선보인 둘이다. 러셀은 첫 시즌부터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우승 청부사의 기질을 뽐냈고, 체임벌린 역시 루키 시즌 37.6점 27.0리바운드라는 충격적인 기록으로 전설의 탄생을 예고했다. 

둘은 무려 10년 동안이나 라이벌로 맞대결을 펼쳤다. 둘이 맞대결을 펼친 경기는 무려 143경기. 둘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 중에서는 적수가 없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둘의 대결은 언제나 큰 주목을 받은 흥행요소 중 하나였다. 언론에서는 ‘배틀 오브 타이탄스’라는 타이틀을 붙이며 둘의 맞대결에 주목했다. 

정규시즌에는 94번을 붙은 러셀과 체임벌린이다. 개인 기록에서는 체임벌린이 월등했다. 사실 둘의 1대1 매치업에서는 체임벌린이 러셀을 압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승리 자체는 러셀이 훨씬 더 많이 가져갔다. 94경기 중 러셀이 57번을 이긴 반면, 체임벌린은 37승을 따내는데 그쳤다. 

* 정규시즌 러셀 vs 체임벌린 *
러셀(57승) : 14.2점 22.9리바운드 4.4어시스트. 야투율 : 37.0%
체임벌린(37승) : 29.9점 28.1리바운드 3.8어시스트. 야투율 : 48.8%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졌다. 둘은 플레이오프에서 49경기를 상대했는데 이 중 러셀이 29승을 따냈다. 개인기록은 여전히 체임벌린이 우위에 있었으나, 팀에 승리를 가져다주는 쪽은 러셀이었다. 또한 둘은 총 8번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쳤는데 이 중 러셀이 7번을 승리했다. 

* 플레이오프 러셀 vs 체임벌린 *
러셀(29승) : 14.9점 24.7리바운드 4.9어시스트. 야투율 : 41.7%
체임벌린(20승) : 25.7점 28.0리바운드 4.1어시스트. 야투율 : 50.8%

공격의 체임벌린 vs 수비의 러셀

맞대결 성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두 선수는 희대의 라이벌이었지만 플레이스타일은 확연히 다른 선수들이었다. 우선 개인 퍼포먼스 자체는 체임벌린이 월등했다. 사실 개인 퍼포먼스만 따지고 볼 때 체임벌린을 능가할 수 있는 선수는 역사를 따져 봐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나 체임벌린의 최대 강점은 압도적인 득점력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데뷔 시즌부터 6년 연속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가며 득점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1961-62시즌에는 무려 평균 50.4점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내며 괴물과도 같은 스탯을 찍었던 체임벌린이다. 다만 이 시즌의 MVP 트로피는 러셀에게 돌아갔다. 

반면 러셀은 역대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바탕으로 리그를 지배한 선수였다. 수비에서의 러셀의 헌신으로 인해 그가 속한 보스턴은 언제나 정상급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러셀은 블록슛에서 엄청난 강점을 보였던 선수다. 아쉽게도 둘이 활약하던 당시에는 NBA가 블록슛 수치를 집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만약 NBA가 당시 블록슛 수치를 기록했다면 러셀은 역사에 남을 기록을 남겼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둘의 맞대결 성적에서와 마찬가지로 팀을 더 많이 이기게 만들었던 쪽은 러셀이었다. 특히 챔피언 반지 숫자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두 선수다. 

러셀은 무려 11개의 반지를 따내며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반지를 획득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고 있다. 13시즌을 활약하며 단 2시즌을 빼고는 모든 시즌 우승을 차지한 러셀이다. 특히 1958-59시즌부터 1965-66시즌까지는 무려 8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며 리그를 지배했다. 

반면 체임벌린은 단 2개의 우승 반지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물론 이 역시 결코 나쁜 수치가 아니지만 러셀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는 수치다. 체임벌린의 첫 우승은 필라델피아 시절이던 1966-67시즌이었는데, 당시 체임벌린은 공격보다 수비에 조금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첫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개인 퍼포먼스에서 러셀을 압도했던 체임벌린, 팀을 승리로 이끌며 무려 11개의 반지를 획득했던 러셀. 둘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그리고 둘 중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다. 

 

윌트 체임벌린(Wilt Chamberlain)
올스타 : 13회
득점왕 : 7회
리바운드왕 : 11회
우승 : 2회
ALL-NBA : 10회
MVP : 4회
통산 평균 기록 : 30.1점 22.9리바운드 4.4어시스트

 

 

빌 러셀(Bill Russell)
올스타 : 12회
리바운드왕 : 4회
우승 : 11회
ALL-NBA : 11회
MVP : 5회
통산 평균 기록 : 16.2점 24.9리바운드 4.7어시스트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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