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하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 메이커. MBTI 유형 중 ENFP 유형에 해당하는 이들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여기. ENFP의 정석이라고 스스로를 칭하는 신유리 치어리더가 등장했다. 31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사진 촬영을 위해 2시간여 동안을 돌아다니고도 전혀 지치지 않은 신유리 치어리더와 함께 한 덕분에 인터뷰 내내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다. 오늘의 이 인터뷰,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2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천직

나무위키에 나와 있는 신유리 치어리더에 대한 정보를 보면 데뷔가 2014년도라고 나와 있다. 그런데 한참 동안 기억을 더듬던 신유리 치어리더. “생각해보니 저 2016년에 데뷔했어요!”라며 해맑게 웃는다. 믿었던 나무위키에게 배신당했다. 어쨌든, 2016년 당시 그녀는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을까.

“친구가 저한테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을 해줘서 이 직업에 대해 알게 됐어요. 원래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하게 알지는 못했고 그 전에는 유명한 (박)기량 언니 정도만 알고 있었거든요. 한 치어리더가 여러 구단을 담당하는지도 몰랐고 스포츠에 대해서도 잘은 몰랐던 것 같아요.”

“제가 어릴 때부터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을 좋아했어요. 학교 축제는 빠짐없이 나가기도 했고요. 원래는 현대무용을 전공했었거든요. 그러다가 잠깐 쉬면서 승무원을 준비하려고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영 적응이 안돼서 몸이 근질근질하더라고요. 친구들이 그걸 보고 저보고 ‘너는 공부는 아니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는 인터넷에 뜬 공고를 친구들이 캡쳐를 해서 지원해보라고 저한테 보내 준거에요. 그렇게 공고에 지원을 해서 연락하고 면접보고 처음 시작하게 됐어요.”

친구들의 도움 속 치어리더의 세계로 입문한 신유리 치어리더. 이후 그는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스스로도 치어리더를 천직으로 생각할 만큼 일이 자신의 적성과 너무나 잘 맞는다고. 친구 분들... 이 글을 보실 지는 모르겠지만 큰 일 하신겁니다.

“제가 원래 흥이 많아서 이 일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사실 치어리더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거든요. 계속 서 있어야 하고 몸이 아플 때도 많은데 힘들어도 사람들 앞에서 같이 응원하면서 팬 분들이 저를 따라해 주시고 하면서 응원을 하는 게 재밌어요. 정말 이 일을 해보신 분들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팬 분들의 응원을 들으면 짜릿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거든요.”

이처럼 치어리더를 천직으로 생각하며 열심히 응원을 해왔던 신유리 치어리더. 그러나 그는 지난 2021년에는 잠시 휴식을 취했다. 계속되는 코로나 이슈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것이 큰 이유다.

“작년에 1년 동안 쉬었어요.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도 계속해서 일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경기가 너무 줄어들다 보니까 생계가 힘들어지더라고요. 너무 좋아했던 일인데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쉬게 된 것 같아요.”

“원래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일을 오래 했으니까 관계된 사람들이 많잖아요. 인스타에 들어가면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니까 어쩔 수 없이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미련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봐요.(웃음) 후회 없이 제대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돌아오게 됐죠.”

 

ENFP, 흥갑부

이날 인터뷰는 사진 촬영이 먼저 마무리된 후 진행됐다. 그리고 야외는 31도의 뜨거운 날씨. 즉,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에서 2시간여 동안 열심히 사진을 찍은 후 진행된 인터뷰였다. 그런데 필자 앞에 앉은 신유리 치어리더는 도무지 지친 기색이 없이 활발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 정도면 흥부자를 넘어선 흥갑부가 아닐까.

“제가 원래 좀 밝고 흥부자인 면이 있어요. 되게 밝은 이미지가 강하거든요. 팬 분들께서도 딸 같다고 많이 챙겨주시기도 하고요. 제 MBTI가 ENFP인데 같이 일하는 언니들은 ENFP 중에서도 제가 제일 강하다고 해요.(웃음) 정말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그런데 저 지금은 옛날에 비하면 정말 조용해진 거거든요. 물론 저를 처음 본 사람들도 지금이 조용해진 거라고 이야기하면 아무도 안 믿어요!” 

네... 저도 안 믿기네요... 지금이 조용해진 것이 사실이라면 옛날에는 대체 어떤 삶을 살아오신 겁니까...

어쨌든 필자의 생각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루키 더 바스켓(이하 루더바) : 그럼 힘든 일 있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는 어떻게 풀어요?
신유리 : 저는 경기장에서 응원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잠시 일을 쉴 때 스트레스가 너무 쌓였던 것 같아요. 다시 경기장에 가니까 너무 신나더라고요. 너무 행복했어요. 요즘에는 이 직업이 나랑 정말 잘 맞는 직업이구나, 일을 놀러 온 느낌으로 하고 있구나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티 없이 밝은 모습을 보여줘서일까. 신유리 치어리더를 좋아하는 팬들 역시 상당히 많다. 그 중에서 신유리 치어리더에게 기억에 남는 팬은 누가 있을까.

“저는 처음에 배구부터 시작했는데 그 때 배구장에 왔던 여고생이 있었어요. 그 친구가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수행평가 때문에 배구를 보러 왔다가 저를 보고 너무 좋아서 그 뒤로 매번 제가 있는 곳에 와서 저를 엄청 챙겨줬어요. 아직까지도 연락을 하고 있는데 정말 저에 대한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정도로 저를 좋아해주는 친구에요. 이제는 그 친구도 성인이 되어서 따로 만나서 밥도 사주고 서로 생일도 챙겨줘요. 정말 친한 언니동생이 됐죠.”

지난 시즌 신유리 치어리더는 삼성 썬더스의 치어리더로 활동하며 농구 코트를 누볐다. 다만 지난 시즌 여러 악재가 겹친 삼성은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고, 다른 구장들에 비해 적은 관중들이 삼성의 홈코트를 찾았다. 신유리 치어리더의 흥이 제대로 발휘되기가 힘든 환경이었던 셈.

“경기는 많이 져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저희는 응원을 하면서 재밌었어요. 그래도 관중 분들이 조금 더 많이 오셨으면 더 신이 나서 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조금 있었어요.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응원을 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거 다 해...!

너무나도 활발한 성격의 신유리 치어리더.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 그녀다. 그런 그녀의 인스타그램을 들어가 보면 치어리더와 함께 필라테스 강사, 유튜버라는 자기소개를 찾아볼 수 있다. 

유튜버라는 소개에 흥미가 생겨 신유리 치어리더의 유튜브를 들어가 봤다. 그리고 그 순간 눈을 의심하게 않을 수 없었다. 신유리 치어리더의 유튜브에 업로드가 되어 있는 영상은 단 5개. 심지어 최근 업로드 영상은 무려 5개월 전이다. 렉이 걸렸나 싶어 새로고침을 여러 번 눌러봐도 똑같다. 뭐지...?

“아아악!!(웃음) 사실 유튜브를 너무 하고 싶은 욕구가 충만하거든요? 그런데 잘 못해요. 하려고 시도했는데 영상들 편집을 미처 못해서... 그래도 다시 할 거에요! 저를 소개하는 콘텐츠들 위주로 올리려고 해요.”

그러면서 신유리 치어리더는 “저 인스타에 유튜버라고 쓴 거 지울까요?”라며 똘망똘망한 눈으로 바라본다. 아니 뭐... 다시 할 거니까 우선 놔두세요.

필라테스의 경우 쉬는 기간을 활용해 자격증을 획득했다고. 다만 현재는 시간이 많이 비지 않아 많은 수업을 진행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원래는 쉴 때 필라테스 수업을 하다가 이번에 삼성을 맡게 되면서 병행을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몸이 두 배로 힘들더라고요.(웃음) 오전에 수업하고 연습실에 가서 연습하고 다시 저녁에 필라테스 수업을 했었어요. 지금은 예전처럼 많이 하지는 못해요.”

신유리 치어리더의 또 다른 취미는 바로 혼자서 코인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기다. 혼자 가는 이유에 대해서도 매우 신박한 설명을 곁들였다.

또한 신유리 치어리더는 본인의 노래 실력에 대해서는 “중간 정도”라고 이야기했다. 못한다고 하지는 않는 것을 보니 꽤나 자신이 있는 것 같다. 참고로 신유리 치어리더의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면 노래를 부르는 영상도 있으니 그녀의 노래 실력이 궁금하다면 한 번 찾아보길 권한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데 사람들이랑 노래방을 가면 마이크 쟁탈전을 해야 되잖아요.(웃음) 저 혼자 독차지하려고 코인노래방에 가요. 한 번 가면 한 시간은 기본으로 부르고 오는 것 같아요. 코로나 때는 못 가서 블루투스 마이크를 사서 집에서 불렀어요. 소리가 너무 큰지 안 큰지 밖에 나가서 확인도 해보고 괜찮은 시간에 집에서 조심히 불렀어요.”(웃음)

의외로 노래방에서는 애절한 발라드를 자주 부른다고. 

“저는 슬픈 노래를 많이 불러요. 신나는 것은 은근히 안 부르고 애절하고 절절한 발라드 위주에요. 또 옛날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인 것 같아요. 18번은... 나미의 슬픈 인연이요! 또 거미 노래도 좋아해요.”

 

 

이처럼 많은 일들을 하며 즐겁게 살고 있는 신유리 치어리더다. 또 다른 버킷리스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저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즐기면서 후회 없이 살려고 해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못했던 것이 너무 많아요. 이제 다시 하나씩 해보려고 해요.”

“혼자서 여행가는 것을 제일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아직 못했어요. 사실 조금 무서워요. 매년 하고 싶은 것 1순위에 적어두는데 아직 못하고 있는 것을 보니 진짜 하고 싶은 게 맞나? 가끔 의심이 들기도 해요.(웃음) 그래도 만약 가게 된다면 휴양지에 가고 싶어요. 바다가 예쁘고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곳으로요!”

혹시 잘 알려지지 않은 한적한 휴양지에 대해 아는 독자가 있다면 신유리 치어리더에게 추천해주길 바란다. 또 다른 취미가 있는지 묻자 한참을 고민하던 신유리 치어리더는 자신의 색다른 취미를 공개했다.

“저 일기 쓰는 거 좋아해요! 아니 왜 안 믿으시는 눈치죠?(웃음) 잠시만요!”

티가 났나...? 본인의 취미를 증명(?)하겠다고 나선 신유리 치어리더는 갑자기 핸드폰을 뒤적거리며 일기장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아니 믿을게요... 안 보여줘도 괜찮아요.

“물론 보고 싶지 않으시겠지만.(웃음) 여기 보세요! 이렇게 매일 쓰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일기를 썼었거든요. 중학생 때부터 썼던 것 같아요. 다이어리를 매년 사서 쓰고 있어요. 일기는 그냥 하루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형식이에요. 너무 바쁘다 보니까 그날 뭐했는지 깜빡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그걸 기억하려고 쓰고 있어요.”

그렇게 자신의 마지막 취미까지 완벽히 증명(?)한 신유리 치어리더.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즐거웠던 그녀와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팬 분들에게 처음과 똑같이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저를 지금까지 좋아해주신 분들은 앞으로도 좋아해주시고요! 저를 모르셨던 분들은 이제부터 저를 알고 좋아해주세요! (웃음)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 테니 예쁘게 봐주세요~~!”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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