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가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무려 29점차 리드를 날렸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 66-67로 패했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패배였다. 이날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KGC가 이날 경기를 내줄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1쿼터를 16-8로 앞선 KGC는 2쿼터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29-11로 앞섰다. 전반 기록은 45-19, 한 때 두 팀의 격차는 29점차 까지도 벌어졌다. 

그러나 KGC는 후반 들어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3쿼터 8-24. 아직은 괜찮았다. 여전히 KGC가 53-43으로 10점차 리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기세가 오른 SK의 공세는 4쿼터에도 이어졌다. 당황한 KGC는 좀처럼 야투가 말을 듣지 않으며 계속해서 쫓겼고, 결국 종료 직전 워니에게 자유투를 내주며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4쿼터 KGC가 시도한 17개의 야투 중 들어간 것은 3개에 불과했다. 4쿼터 13득점. SK의 김선형이 4쿼터에 혼자 기록한 득점(13점)과 같은 수치다. 이날 SK가 득점 우위를 가지고 있던 시간은 단 2초. 39분 20초 동안 앞서던 KGC였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놀랍게도 KGC의 후반, 특히 4쿼터에서의 부진은 이번 경기가 처음이 아니다. 12월 21일 있었던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 KGC는 21점의 리드를 날리며 84-85로 역전패했다. 이날도 전반까지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3쿼터 중반 이후 무너졌다. 4쿼터 득점은 11-25에 불과했다. 

하루 전 있었던 DB와의 경기 역시 마찬가지. KGC는 전반 한 때 18점차까지 앞서는 등 45-33의 리드로 후반을 맞이했다. 그러나 3쿼터부터 DB의 거센 반격에 시달렸고 4쿼터에도 좀처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77-75로 2점차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이 경기 역시 역전패 직전까지 갔던 경기다. 

* 반복되는 KGC의 문제 *
- 12/21(vs 한국가스공사) : 84-85 패 (최대 리드: 21점, 4쿼터 득점: 11-25)
- 1/8(vs DB): 77-75 승(최대 리드: 18점, 4쿼터 득점: 14-18)
- 1/9(vs SK): 66-67 패(최대 리드: 29점, 4쿼터 득점: 13-24)

반복되는 4쿼터의 문제를 김승기 감독은 ‘방심’에서 찾고 있다. 8일 DB전, 9일 SK전 이후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한 단어가 ‘방심’이었다. 선수들이 초반부터 벌어지면 방심한 채 집중력을 잃고, 이 부분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김승기 감독의 설명이다. 

그런데 과연 KGC의 반복되는 문제를 ‘방심’에서만 원인을 찾을 수 있을까. 다음 데이터를 보자.

* 2021-2022 평균 출전 시간 Top5 *
1위: 이승현(오리온): 34분 25초
2위: 문성곤(KGC): 34분 22초
3위: 전성현(KGC): 33분 31초
4위: 오마리 스펠맨(KGC): 33분 22초
5위: 변준형(KGC): 33분 10초

이번 시즌 가장 많은 평균 출전 시간을 소화하고 있는 5명의 선수다. 이 중 무려 4명의 선수가 KGC 소속이다. 그나마 관리를 받고 있는 오세근은 평균 28분 45초로 18위. 나머지 4명의 주축들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리그 출전 시간 Top5에 한 팀의 선수 4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시즌 KGC는 선발 라인업에서 후보 선수들을 적절히 섞은 뒤 1쿼터 중반부터 주전들을 넣기 시작하는 라인업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주말 연전에서도 문성곤과 전성현은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했다. 변준형 역시 선발로 경기를 뛰는 날이 있고, 그렇지 않은 날이 있다. 

주전 라인업에서 빠진 주축 선수들의 투입 시기가 1쿼터 중반. 그리고 평균 출전 시간은 33분 이상. 이를 조합하면 일단 이들이 코트를 밟은 후에는 벤치로 다시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기 중간에 들어가긴 했지만 투입된 후 거의 쉬는 시간 없이 4쿼터까지 책임진다. 그리고 KGC는 상당히 공격적인 수비를 해 수비에서의 에너지 소모가 상당한 팀이다. 4쿼터에 정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체력이 남을 수 있을까. 이미 시즌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이번 SK전은 주말 백투백으로 치러진 경기였다. 앞선 DB전에서 오마리 스펠맨은 40분 풀타임을 뛰었고 오세근이 35분 22초, 변준형이 31분 44초, 문성곤은 31분 37초를 뛰었다. 그나마 전성현은 27분 30초 출전으로 30분 미만을 뛰었다. 그리고 이들 중 문성곤과 스펠맨은 후반 쉬는 시간이 없었고, 가장 적게 뛴 전성현도 후반에는 단 3분 33초를 쉬었다. 

당연히 SK전에서는 체력적인 열세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전날 풀타임을 뛴 스펠맨은 이날도 35분 51초를 뛰었으나 단 6점에 그치며 생산력이 떨어졌다. 

* 4쿼터 득실점 마진 *
1위: SK: +3.1점
2위: KT: +1.3점
3위: DB: +0.9점
4위: 현대모비스: +0.1점
5위: LG/KCC: +0.0점
7위: 오리온: -0.2점
8위: 삼성: -0.9점
9위: 한국가스공사: -1.3점
10위: KGC: -3.0점

이번 시즌 4쿼터 득실점 마진 수치에서 KGC는 압도적인 꼴찌다. 1위 SK와는 무려 6.1점 차이가 난다. KGC의 4쿼터 생산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KGC의 주축 라인업은 어느 팀과 붙어도 손색이 없는 레벨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들도 결국은 사람이다. 거의 쉬지 못한 채 경기 내내 동일한 에너지 레벨을 선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김승기 감독의 이야기대로 ‘방심’에서 기인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방전' 역시 또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같은 문제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도 찾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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