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가 1강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박지수, 강이슬 원투펀치가 건재한 상황에서 염윤아의 복귀로 인해 약점이 더욱 지워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슛 컨디션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청주 KB 스타즈(15승 1패) 77-69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9승 7패)
박지수 : 21득점 16리바운드 6어시스트
강이슬 : 17득점 6리바운드
엄서이 : 10득점 2리바운드(이상 KB)
김단비 : 16득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이경은 : 14득점 2리바운드(이상 신한은행)

1,2라운드 3점차 이내 승부를 펼쳤던 양 팀. 3라운드는 신한은행 김단비의 부상으로 KB가 싱겁게 경기를 끝낸 바 있다. 이후 펼쳐진 4라운드. KB는 염윤아가 올 시즌 처음 신한은행을 상대했다.

1쿼터 KB는 평소와는 색다른 전략을 취했다. 가드들이 아닌 박지수가 평소에 비해 트랜지션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상대에게 큰 부담을 줬다. 신한은행은 이런 움직임에 당황했다. 이른 시간, 생각보다 많은 파울이 나왔다. 1쿼터에만 무려 9개의 파울, 12개의 자유투를 허용했다. 

신한은행에게 다행인 부분은 KB의 자유투 성공률이 저조했다는 점. 6개의 자유투를 연속해서 놓치는 등 50%의 확률을 기록했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가 슛 컨디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쿼터 초반 신한은행은 자신들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평소에 비해 템포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KB의 염윤아가 1차 저지선 역할을 잘해준 부분도 있었지만, 신한은행 선수들 스스로가 치고 나가지 못했다. 여기에 김단비의 U파울로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신한은행은 박지수 제어가 되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지난 2라운드 박지수의 39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막아내며 ‘박지수 수비법’을 찾은 듯 했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전반에만 이미 12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11리바운드는 신한은행 전반 전체 리바운드인 12개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하프 타임 후 전열을 정비한 신한은행은 3쿼터 반격에 나섰다. 신한은행다운 플레이가 나왔다. 상대의 턴오버를 유도했고 유승희, 이경은, 김단비가 돌아가면서 트랜지션을 주도했다. 또한 상대가 존 디펜스를 서기 전에 공격을 끝내버린 부분이 유효하면서 추격을 시작했다.

다만, KB가도 적절하게 흐름을 끊었다. 중요한 순간 예기치 못한 박지수의 3점이 나왔고, 염윤아가 어려운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 여기에 신한은행의 아쉬운 마무리까지 더해지면서 10점차 이내로 좁힐 기회를 놓쳤다.

4쿼터 초반 신한은행은 강한 수비로 흐름을 잡았다. 득점면에서 잠잠했던 김단비의 득점 본능이 살아나면서 10점차까지 스코어를 좁혔다. 

하지만 여기서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우선 공격에서 외곽슛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확실히 체력적인 부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오픈 찬스를 만드는 과정 자체는 좋았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어버렸다. 

두 번째는 강이슬에 대한 수비였다. KB는 계속해서, 박지수에게 신한은행이 더블팀을 갈 때 강이슬을 반대쪽 외곽에 배치하며 오픈 기회를 봐주는 패턴을 활용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대처가 부족했다. 그 결과 3점슛을 허용했고, 한 자릿수로 점수차로 좁히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경기 종료 약 3분 전 박지수를 5반칙으로 몰아내며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쉬운 득점 찬스를 놓쳤다. 한채진의 속공 레이업은 야속하게 림을 돌아나왔고, 김아름도 아웃 넘버 3점슛 찬스도 살리지 못하면서 경기가 그대로 종료됐다.

* KB는 이번 시즌 외곽슛 성공률에서 36.6%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강이슬의 영입 효과도 있지만, 타 팀에 비해 외곽슛을 자제하는 부분도 있다. 강이슬을 제외하면 대부분 3점 시도가 많지 않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더욱 그렇다. 지난 3라운드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3점슛 11개, 2점슛 51개를 시도하며 극단적인 2점 효율성을 보여줬던 KB는 최근 3경기 연속 15개가 안되는 3점을 던지며 최근 트렌드를 역행하고 있다. KB의 이번 시즌 3점슛 시도 개수는 18.9개로 리그 최하위. 심지어 경기당 3점슛 시도가 20개도 안되는 유일한 팀이다.

* KB 스타즈 시즌 평균 3점슛 시도
시즌 전체 : 18.9개(6위)
1라운드 : 21.8개
2라운드 : 18.4개
3라운드 : 17.8개
4라운드(1경기) : 13개
최근 3경기 : 12.7개
리그 평균 3점슛 시도 : 23.6개

* KB는 염윤아의 복귀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그가 돌아오면서 KB는 3가지 장점이 생겼다.

첫 번째는 수비. 그동안 허예은, 심성영이 함께 뛰면 존 디펜스 상황에서 앞선에서 외곽 찬스가 쉽게 나고, 돌파에서 쉽게 뚫리는 부분이 있었다. 상대 포스트에 볼이 쉽게 투입되는 점도 약점이었다.

하지만 염윤아의 복귀 이후에는 이런 약점이 지워졌다. 워낙 노련하게 수비의 맥을 잘 짚고, 패싱 라인을 적절하게 끊어 2-3 지역방어의 위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여기에 에이스 전담 수비까지 맡을 수 있다.

지난 2라운드 KB는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김단비의 전방위 활약을 막지 못하며 패배 직전까지 간 바 있지만 이날은 달랐다. 3쿼터까지 단 7득점으로 꽁꽁 묶으며 신한은행 공격의 혈을 막았다.

 * 김단비 2,4라운드 KB전 활약 비교
2라운드 : 30득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4라운드 : 16득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다음은 리바운드다. KB를 상대하는 팀은 대부분 박지수를 버거워하기 때문에 외곽슛을 많이 시도한다. 이 경우 롱 리바운드가 많이 떨어지는데, 그동안 심성영, 허예은은 리바운드에 약점이 있었다. 강이슬과 김민정으로 이어지는 포워드진이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커버했지만 쉽지 않았다.

염윤아가 가세한 후에는 다르다. 본인이 리바운드를 잡거나 상대와 몸싸움을 통해 동료들이 리바운드를 잡을 수 있도록 커버하고 있다.

마지막은 공격에서 옵션이 다양해졌다.

미드레인지 공략, 박지수의 더블팀 때 컷인 등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고 있다. 상대로선 박지수에게 더블팀을 갔을 때, 강이슬의 외곽, 염윤아의 컷인, 김민정의 볼 없는 움직임을 모두 체크해야 하기에 수비하기가 너무 까다로워졌다.

* 염윤아 복귀 후 기록
4경기 평균 10.5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2점 야투율 64.3%)

* 신한은행은 초반 파울 트러블이 결국 화를 불렀다. 특히 수비에서 핵심이었던 유승희가 1쿼터 초반 파울 3개를 범한 것이 컸다. 그동안 유승희는 신한은행 가드 중 유일하게 스위치 상황에서 박지수를 버텨냈던 선수였다. 하지만 그가 빠지면서 신한은행 골밑은 박지수의 놀이터가 됐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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