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 치어리더는 2020년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응원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치어리더의 길을 걷기 시작한 루키 치어리더다. 가장 최근에 팀에 합류한 경력 1년차의 막내 인만큼 팀 선배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경남권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이정윤 치어리더이기에 서울에서의 인터뷰 진행을 부탁하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이정윤 치어리더는 특유의 밝은 미소와 함께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줬고, 한낮의 무더위 속 야외에서 진행된 촬영 중에도 지치지 않는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촬영장의 분위기를 밝은 기운으로 물들였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미래의 에이스를 꿈꾸는 이정윤 치어리더를 본격적으로 만나보자.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1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아이돌을 꿈꾸던 소녀

이정윤 치어리더와의 인터뷰가 이뤄진 것은 8월 중순.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다. 촬영 당일의 날씨 역시 예외는 없었다. 비가 오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만 이런 무더위 속에서의 야외 촬영은 상당히 힘든 것이 사실. 

“괜찮아요! 저 원래 사진 찍는거 완~전 좋아해요! 평소에도 사진 찍으러 다니는거 좋아하거든요. 이번 인터뷰를 한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가 말을 두서 있게 잘하는 편이 아니고 인터뷰도 처음이라 사진 찍는 것보다는 인터뷰가 더 긴장되기는 했어요.”

평소 사진 찍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이정윤 치어리더의 이야기에 품고 있던 죄책감이 조금은 사라졌다. 잠시 후 저 무더위에 사진을 찍으러 나가실 사진 기자님께 무언의 응원 메시지를 보낸 후 인터뷰를 이어갔다. 

이정윤 치어리더는 작년부터 치어리더 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치어리더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치어리더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됐을까.

“일단 제가 춤추는 것을 어릴 때부터 너무 좋아했어요. 학교 다닐 때 축제에 장기자랑도 친구들이랑 많이 나갔거든요. 거기서 제가 친구들을 가르쳐주기도 했어요. 춤을 특별히 잘 춘다기 보다는 조금 잘 외우고 좋아했거든요. 사실 원래는 아이돌 쪽으로 꿈이 있었어요. 오디션도 많이 보러 다녔는데 잘 안되고 하다가 이제 춤 쪽으로는 포기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던 찰나에 친구가 치어리더라는 직업을 추천 해주더라고요. 그렇게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게 됐고 면접을 보고난 후 좋은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그 전부터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는데 제가 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왜냐면 저는 꿈이 슈퍼스타(웃음), 아이돌이었으니까. 그런데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시작하면서 춤을 즐겁게 출 수 있는 직업으로 보였던 것 같아요.”

 

춤을 너무나 좋아해 치어리더라는 직업까지 선택하게 된 이정윤 치어리더. 그러나 밖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직접 겪어본 치어리더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한 직업이었다.

“제가 막상 치어리더가 되어보니까 이 직업이 춤추는 것이 다는 아닌 것 같아요. 비춰지는 것처럼 마냥 화려하지 않고 한 번의 공연을 위해 뒤에서 정말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 중에서도 이정윤 치어리더를 가장 ‘멘붕’에 빠뜨렸던 것은 모든 선수들의 응원가를 외워야 한다는 것. 그나마 선수가 많지 않은 농구의 경우 큰 문제는 없었지만 선수단 규모가 엄청난 야구 응원을 준비할 때는 막막함을 느꼈다고 한다.

“야구가 너무 힘들었어요. 선수들 응원가를 모두 다 외워야 하니까 처음에는 너무 막막하더라고요. 야구 연습을 처음 시작하고는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또 하다 보니까 하게 되더라고요(웃음). 그게 신기한 것 같아요. 선배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다행히 1년이 지난 현재는 모든 적응을 끝마친 상태라고. 거기다 평소 스포츠를 좋아하는 활발한 성격 역시 이정윤 치어리더의 빠른 적응을 도왔다. 사진 찍는 것과 춤추는 것, 스포츠까지 좋아하는 이정윤 치어리더. 이 정도면 치어리더라는 직업은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저는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해요. 제가 활동적인 편이라서 어릴 때는 축구도 잘했어요(웃음). 체육 대회 때 발야구도 잘했고 또 배드민턴은 대회도 나갔어요. 평소에 친구들이랑 캐치볼 하면서 놀기도 하고. 되게 의외죠?”

 

농구장에서의 데뷔

이정윤 치어리더는 현재 농구와 야구, 배구 등의 종목을 맡으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처음으로 치어리더로 데뷔를 했던 종목은 농구. 이정윤 치어리더는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를 응원하며 처음으로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아무래도 자신의 첫 발걸음을 함께 한 종목이니만큼 다른 종목에 비해 더욱 애정이 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아무래도 농구는 조금 더 애정이 가는 스포츠인 것 같아요. 제 인생의 잊지 못할 하나의 페이지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다른 스포츠들보다는 애정이 가죠.”

다만 평소 농구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만큼 규칙에 적응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했다고. 그러나 팀 동료들의 많은 도움을 받으며 빠르게 적응을 끝마쳤다.

이정윤 치어리더: 원래 치어리더를 하기 전까지는 농구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경기 진행 방식도 많이 낯설었죠. 작전타임이나 이런 것도 잘 모르고 있다가 옆에서 언니들이 나가라고 신호를 주면 나가고 그랬어요. 그래도 언니들이 옆에서 다 잘 알려주고 또 계속 해보니까 금방 규칙 같은 것들이 외워지더라고요.
루키 더 바스켓(이하 루더바): 그럼 처음으로 경기장에 갔던 날도 기억나요?
이정윤 치어리더: 제가 코로나시기에 데뷔를 하다 보니까 첫 무대가 야외에서 드라이브 스루로 응원을 하는 무대였어요. 관중 분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첫 경기에서 응원을 해서 많이 아쉬웠어요.
루더바: 데뷔하고 주위에서 연락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이정윤 치어리더: 친한 친구들은 생중계를 캡쳐해서 많이 보내줬어요(웃음). 다들 제가 치어리더를 할 줄은 몰랐는데 너무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각 구단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팀을 응원하고 있는 응원단의 프로필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여기에는 치어리더들의 각오와 기본 정보들, 그리고 별명을 찾아볼 수 있다. 현대모비스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정윤 치어리더의 별명은 ‘함박꽃’. 이 이야기를 꺼내자 이정윤 치어리더가 앞에서 빵 터졌다. 대체 이 별명에 어떤 슬픈 사연이 있길래...

“(웃음). 그거는 저의 흑역사입니다! 그게 이제 제가 이 회사 연습을 나오기 전에 별명을 적어달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별명이 없어서 고민을 하다가 제가 웃음이 진짜 많은 편이거든요. 그래서 친구가 웃음이 많으니까 박장대소, 미소천사 이런 것들을 얘기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은 마음에 안들어서 고민을 하다가 함박웃음 이야기가 나오고 거기서 함박꽃이 나온거에요. 저는 예쁜 별명 같은 거를 해야 하는지 모르고 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생각하다가 함박꽃이 되어버렸어요(웃음). 지금은 별명 바꿨어요. ‘정유니’ 로. 팬 분들이 지어주셨어요.”

그렇게 이정윤 치어리더는 ‘함박꽃’에 얽힌 슬픈 사연을 설명한 후 자신의 새로운 별명 역시 소개했다. 이제부터 그는 ‘함박꽃’이 아니라 ‘정유니’다. 

 

앞서 잠깐 이야기가 나왔듯 이정윤 치어리더는 코로나 사태가 발발한 이후 치어리더로 데뷔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꽉 찬 관중석을 마주하기는 힘들었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 응원을 하는 것은 전설(?)로만 전해진다고. 그러한 점이 그가 꼽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저는 이 직업을 하면서 그게 제일 아쉬운 것 같아요. 1년 정도 되어가는 시점인데 주변에서 치어리더 하면서 어떠냐고 물어보면 아직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하거든요. 야구같은 경우는 만석인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것도 못 느껴봤고 농구장에서는 애초에 관중이 있는 것을 느껴본 적도 없어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죠.”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진짜 재밌다고 많이 이야기하더라고요. 그거를 그리워하는 선배들이 진짜 많아요. 저도 아직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직접 경험해보면 정말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저도 사람 많은데 나서는 것을 떠는 편이 아니거든요. 제가 제일 많은 관중이 있었던게 야구장에 50%까지 들어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제 앞에 관중들이 꽉 차있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을 하니까 너무 재밌는거에요. 그런데 만석이 되면 정말 더 재밌겠죠."

이외에도 코로나로 인한 치어리더들의 고충은 차고 넘친다. 관중들과 함께 응원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는 부분은 기본. 거기다 마스크를 쓴 채 격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 역시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아무래도 관중 분들이 없으면 저희가 대신해서 더 힘을 내서 그 경기장을 채워야 되잖아요. 그래서 더 힘을 내야 되는데 솔직히 말하면 관중 분들과 함께 하는 직업인데 흥이 나지 않는 측면이 있어요. 그런데 흥을 더 채워야 해서 힘든 부분이 있어요. 또 마스크도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불편하죠. 아무래도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저를 보여줄 기회가 많이 없기도 하고요.”

 

밝은 모습으로 에너지 넘치는 치어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

현재 이정윤 치어리더는 RS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 있다. 이 팀의 대표적인 치어리더를 꼽으라면 역시 박기량 치어리더. 현재 사실상 업계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는 치어리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박기량 치어리더의 옆에서 이정윤 치어리더 역시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다. 

“(박)기량이 언니를 보면 정말 저 자리에 있는 이유를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정말 보고 배울 점이 많아요. 우선 언니는 쉬는 날이 없이 항상 부지런하게 뭔가를 해요. 또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연습을 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요. 그런 분의 옆에서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저한테는 정말 영광이죠.”

“사실 언니 집에서 어제 자고 왔어요. 또 오늘 인터뷰 간다고 차도 태워주셨어요! 언니가 정말 친언니처럼 대해주세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친근하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저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처럼 업계 1인자의 옆에서 함께 일을 하는 것이 결코 쉽게 올 수 있는 기회는 아닐 터. 자연스럽게 이정윤 치어리더의 롤모델 역시 박기량 치어리더가 되었다고 한다. 

“롤모델은 당연히 기량 언니죠. 저는 이 일을 한 번 시작한 이상 애매하게 끝내고 싶진 않아요. 다른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동하는데도 최고의 치어리더로서의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닮고 싶어요.”

이정윤 치어리더의 인스타그램(luvy00n) 계정을 보면 응원 사진만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카페에서 찍은 사진이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그에게 카페만큼 안성맞춤인 장소도 없다.

“저는 일단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바리스타 자격증도 가지고 있어요. 그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고 그러다보니까 카페를 가게 되고 또 사진 찍는거를 좋아해서 예쁜데를 가게 돼요. 그러다보니까 방방곡곡 다니게 됐어요. 주위에서는 카페가려고 무슨 전국을 돌아다니냐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제가 카페를 가려고 전국을 가는 것은 아니고 그 장소를 놀러간 김에 카페를 가는 거고 또 카페를 가는 김에 예쁜 곳을 가는 거거든요. 저는 억울합니다!”

그렇다고 합니다... 그럼 소문난 카페 매니아의 최애 카페는 어디일까.

“최근에 제가 자주 가고 있는 곳이 있는데 저희 동네에 고양이가 있는 카페가 있어요. 제가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거기에 고양이가 4,5마리 있는데 제 아지트라고 생각하면서 다니고 있어요.”

그러면서 이정윤 치어리더는 “고양이 너무 귀여워요...”라며 눈을 반짝인다. 그런 눈으로 저를 보셔도 어디서 고양이가 튀어나오지는 않습니다만... 나만 없어 고양이...

 

이처럼 카페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이정윤 치어리더. 주변인들이 평가하는 그의 평소 성격 역시 궁금했다. 

“저는 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하는 성격이 너무 달라요.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조용하다, 얌전하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세요. 그런데 저를 좀 잘 알고 친한 사람들은...그게...이런 말해도 돼요...?”

대체 어떤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망설이는 걸까. 한참을 망설이던 이정윤 치어리더의 입에서는 뜻밖의 단어가 튀어나왔다.

“돌...아이...라고... 정상은 아니래요!”

왜 망설였는지 충분히 알 것 같다. 당황한 마음을 애써 숨긴 채 마지막 질문을 던지며 다급히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루더바: 앞으로 어떤 치어리더가 되고 싶은지와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 말씀해주세요!
이정윤 치어리더: 저는 일단 부족함 없는. 저로 인해서 에너지가 나올 수 있는? 밝은 치어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에요! 팬분들께서 지금 시기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아서 답답하겠지만 조금만 더 견뎌서 더 가까이에서 뵐 수 있는 날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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