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의 '언니'들이 젊은 삼성생명을 제압했다. 80년대생 트리오(이경은, 한채진, 김단비)가 경기를 지배했다. 무려 45득점 26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합작했다. 삼성생명은 주축 선수들의 슛감이 떨어졌다. 3점 성공률이 14%에 그치면서 패를 기록했다.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6승 3패) 76-59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4승 5패)
신한은행
김단비 - 27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
한채진 - 9득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
유승희 - 7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삼성생명 
이명관 - 14득점 3리바운드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루키 이해란을 시즌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투입했다. 이해란의 빠른 발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신한은행이 연장 승부 이후 하루밖에 쉬지 못했기에 속도에 승부를 걸었다.

경기 초반 삼성생명은 공격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공격 리바운드 가담까지는 좋았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신한은행도 체력 문제가 따라오면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에는 ‘슈퍼 에이스’가 존재했다. 김단비가 홀로 득점, 리바운드를 모두 지배하며 흐름을 가져왔다.

* 김단비 1쿼터 기록 - 11득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

이후 신한은행은 확률 높은 공격을 펼쳤다. 이전보다 속공을 줄이고 지공을 택했다.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부족한 체력, 두 번째는 경험이었다. 상대보다 노련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했기에, 상황에 맞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2쿼터 초반 삼성은 오랜만에 본인들이 추구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트랜지션이 활발했고, 이주연이 공격성을 극대화하면서 계속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그러나, 연속 득점이 연속해서 이뤄지지는 않았다. 신한은행의 한채진이 상대의 흐름을 끊는 득점을 올리며 추격을 저지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로테이션 활용폭을 넓혔다. 최서연, 이수정, 조수아 등 어린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효과는 분명 있었다. 어린 선수들이 겁 없이 부딪히면서 조금씩 점수차를 줄였다.

3쿼터 삼성생명은 이해란이 많은 움직임을 통해 득점을 추가하며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노련했다. 공격이 풀리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상대의 파울을 유도하며 맥을 끊었다. 

삼성생명은 이른 시간 팀파울에 걸리며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예상대로 문제가 발생했다. 상대에게 너무 많은 자유투 득점을 허용했다. 그러면서 점수가 점점 벌어졌다.

공격에서도 아쉬움은 있었다. 조금 더 정돈된 공격이 나왔어야 했지만, 지고 있다 보니 급한 공격이 나왔다. 빠르게 공격을 마무리하는 것은 좋았지만, 급한 것과는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

이후 삼성생명은 이명관의 5점 플레이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외곽슛이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신한은행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장점을 살렸다. 드라이브 앤 킥을 통해 상대 수비에 균열을 냈고, 틈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신한은행은 4쿼터 중반부터 김단비를 제외하고 벤치 멤버를 투입했다. 그리고 이다연, 정유진, 최지선 등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까지 득점에 가담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 삼성생명의 가장 아쉬운 부분은 움직임에서 밀려다녔다는 부분이다. 신한은행이 이틀 전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를 펼쳤기에 분명 체력적으로 삼성이 앞섰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상대에게 밀려다니는 움직임이 번번이 나왔다. 어린 선수들 중 겁없이 부딪히는 선수는 조수아, 이명관 뿐이었다. 리바운드에서도 서로 미루는 모습이 나왔다. 빠른 트랜지션과 강한 몸싸움을 펼치며 상대의 체력을 빠르게 소모시켜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이날의 패인이었다.

* 데뷔 첫 선발로 나온 루키 이해란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10득점 8리바운드 5스틸을 기록하며 득점과 리바운드, 뺐는 수비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상대가 너무 강했다. 김단비를 상대로 힘이나 노련미에서 밀렸고, 뺐는 수비를 펼치다 보니 쉽게 파울을 범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이해란에겐 분명 값진 배움의 시간이었다.

* ‘언니 트리오’ 외에 숨은 승리 공신은 유승희였다. 유승희는 이번 시즌 평균 출장시간이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출전시간이 늘어난 이유는 공격에서 활발함도 있지만, 수비적인 부분이 더욱 크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미스매치 상황에서도 포스트에서 센터 수비가 가능하다는 것. 박지수를 상대로도 1대1로 버티는 모습을 보였던 그는 이날도 포스트에서 상대 포워드, 센터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으며 미스매치 실점을 최소화했다.

* 신한은행이 이번 경기를 쉽게 가져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유투였다. 특히 경기의 초반 분위기를 잡아야하는 1쿼터와 승부처였던 3쿼터, 상대 팀파울을 적극 활용하며 수많은 자유투를 유도했다. 김단비는 이날 무려 12개의 자유투를 얻었고, 팀은 총 22개의 자유투를 끌어내, 19개를 성공시키며 86%라는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자유투 효과는 쉬운 득점을 올리는 것 외에도 하나 더 있었다. 쉴 시간을 벌 수 있었던 것. 자유투를 통해 경기의 흐름을 끊고 템포를 조절하면서 체력적인 약점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 신한은행 1쿼터/3쿼터 자유투 기록
1쿼터 – 5/6(83%)
3쿼터 – 10/10(100%)

*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평균 65.2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에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주목해 볼 부분은 득점이 승패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평균 득점 이상을 기록한 날은 전승을 거뒀고, 반대의 경우에는 전패를 당했다. 이날 역시 평균 득점인 65점을 넘지 못했고, 공격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패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 삼성생명 득점에 따른 승패 기록
65점 이하 – 5패 
65점 초과 – 4승

*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또 하나의 과제를 안았다. 상대팀의 에이스 포워드를 전혀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 강이슬, 김단비, 김소니아 등 슛과 돌파가 모두 되는 스코어러형 포워드에게 계속해서 많은 실점을 내준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김단비는 평균 기록보다 좋은 27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들을 만날 삼성생명으로선 분명 개선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 강이슬, 김단비, 김소니아 삼성생명 상대 평균 기록 (2경기)
강이슬 - 22.5득점 5리바운드
김단비 - 25득점 10.5리바운드 6어시스트
김소니아 - 23득점 7.5리바운드 3.5어시스트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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