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우승 후보로 꼽히면서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던 청주 KB스타즈가 1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쳤다. 매년, 불안한 시즌 출발을 보이며 전형적인 슬로우스타터의 모습을 보였던 KB로서는 고무적인 1라운드였다.

KB의 1라운드 전승은 2006겨울리그 이후 15년 만이고, 1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친 것은 2017-18시즌(4승 1패) 이후 4년 만이다.

박지수라는 절대적인 비대칭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박지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 높이에 비해 부족한 리바운드 적극성, 높은 주전 선수들의 비중, 떨어지는 스피드 등이 문제로 지적됐던 KB의 이번 1라운드는 지난 해와 변화가 있었을까?

5전 전승으로 마친 KB의 이번 1라운드의 해당 지표들을 지난 시즌 1라운드와 비교해봤다.

(1) 주전 의존도
지난 시즌 1라운드. KB는 박지수 뿐 아니라 주전 선수들에 대한 비중이 상당했다. 베스트5가 모두 30분 이상을 뛰었고, 이중 4명의 선수는 평균 35분 이상을 소화했다.

강아정이 평균 37분 13초를 뛰었고, 심성영이 36분 45초, 김민정이 35분 53초, 박지수가 35분 29초를 소화했다. 4명 모두 1라운드 기준, 평균 출전시간 리그 15위 안에 포함됐다. 15위 안에 KB 선수가 가장 많았다.

이번 시즌은 변화가 있다.

30분 이상을 뛴 선수는 3명, 35분 이상을 뛴 선수는 없다.

가장 많이 뛴 선수는 김민정으로 평균 33분 11초. 작년 1라운드 보다 평균 2분 42초가 줄었다. 32분 5초를 뛴 강이슬, 31분 25초를 뛴 허예은까지 3명의 선수가 평균 30분 이상을 소화했다. 

평균 출전 시간 리그 15위 안에 오른 선수는 2명(김민정, 강이슬)으로 우리은행과 더불어 KB 선수가 가장 적다. 리그에서 주전 의존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은 KB와 우리은행이 평균 출전 시간 15위 안에 가장 적은 선수를 포함시켰다는 것이 이채롭다.

가장 많이 뛴 5명의 평균 출전 시간도 지난 해 35분 44초에서 31분 5초로 대폭 줄었다. 지난 시즌 5명의 출전 시간이 팀 전체의 89.3%를 차지했던 것이 이번 시즌은 77.7%로 낮아졌다.

출전 인원수도 많아졌다. 지난 시즌에는 1라운드, 총 12명의 선수가 코트를 밟았던 반면, 이번 시즌은 15명이 1라운드에 출전했다.

(2) 박지수 의존도
우선 박지수의 출전 시간이 평균 30분 이하로 내려왔다는 점이 큰 변화다.

지난 시즌, 박지수는 1라운드에 평균 35분 29초를 뛰었다. 이번 시즌은 29분 56초로 30분을 살짝 밑돌았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1라운드에 평균 27.8점 15.8리바운드 4.2어시스트 3.4블록슛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은 평균 20.2점 15.8리바운드 5.2어시스트 1.8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며,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박지수의 비중도 줄었다. 지난 시즌 대비 박지수의 득점은 팀 전체의 35.2%에서 26.4%로, 리바운드는 42.7%에서 39.7%로 내려왔다.

여전히 박지수가 리그에서 득점과 리바운드 부문 1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변화는 박지수의 위력 감소보다는 KB의 박지수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리바운드 부문의 변화는 긍정적이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보다 적은 시간을 뛰고 있지만 잡아낸 리바운드는 똑같다. 오히려 다른 선수들의 리바운드가 늘어나며 비중이 줄어들었다. 박지수 외 다른 선수들의 리바운드 적극성이 심각하게 떨어진다는 약점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난 시즌 박지수에 이어 가장 리바운드를 많이 잡았던 김민정의 리바운드가 줄어들었지만, 김민정은 공격에서 가장 괄목할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줄어든 리바운드 부분은 강이슬과 최희진이 채워주고 있다.

KB는 지난 시즌 1라운드 5경기 중, 2경기에서 상대보다 리바운드를 적게 잡았다. 25점차의 대승을 거둔 신한은행 전에서도 리바운드는 1개차로 적었고, 삼성생명에게도 경기는 이겼지만 리바운드는 3개를 더 내줬다.

반면, 이번 시즌은 상대보다 리바운드를 적게 잡은 경기가 없다. 꾸준히 상대보다 5-6개의 리바운드를 더 잡았고, 6일 벌어진 BNK와의 경기에서는 12개의 리바운드를 더 건져냈다.

몇몇 팀 중에는 리바운드가 잘 되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가 극명한 경우도 있다. 반면 KB는 이번 시즌, 1라운드 전 경기에서 상대에게 리바운드 싸움에서 지지 않았다.

(3) 활동량과 스피드
많은 선수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과 강이슬의 가세는 KB의 활동량과 스피드가 지난 해보다 나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단순하게 지표화할 수 있는 속공 부문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KB의 지난 시즌 1라운드에 총 20회 속공을 시도해 13번 성공했다. 이번 시즌은 22번 시도해서 15번 성공했다. 큰 차이가 없다. 경기당 2.6개에서 3.0개로 근소하게 늘었다. 지난 시즌 WKBL 1라운드 평균 속공 수는 3.3회였고, 이번 시즌은 현재까지 3.4회로 비슷하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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