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이 시즌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다.

서울 SK 나이츠는 23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과의 정규리그 1라운드 맞대결에서 81-76으로 승리했다.

직전 경기인 KGC 전에서 104점을 내준 끝에 아쉽게 패했던 SK다. 이날 상대가 4연승을 달리고 있던 공동 선두 KT였기에 자칫 연패에 빠질 수도 있었던 상황.

실제로 SK의 경기 흐름은 매끄럽지 못했다. KT는 상승세를 반영하듯 양홍석과 김영환을 중심으로 계속 앞서나갔고, 3쿼터 중반에는 9점 차까지 달아나며 신바람을 냈다.

위기의 순간, SK의 해결사로 나선 선수는 최준용이었다.

3점슛으로 급한 불을 끈 최준용은 자밀 워니와의 2대2 게임을 훌륭하게 성공하며, 순식간에 연속 5득점을 적립했다. 이어 최준용은 연거푸 어시스트까지 쌓으며 경기를 다시 접전 양상으로 만들었다.

최준용의 존재감은 승부처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KT가 흔들리던 4쿼터 3분여, 높은 집중력을 발휘한 최준용은 앤드원 플레이를 만들며 팀에 6점의 리드를 안겼다. 사실상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이날 최준용의 최종 기록은 28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 그중 18점을 후반에 몰아쳤다. 28점은 이번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이며, 커리어를 통틀어도 29점을 올렸던 2019년 12월 현대모비스 전 이후 가장 많은 득점 기록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최준용은 불과 9달 전에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던 이력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가 현재 기록 중인 시즌 평균 18.8점은 데뷔 후 가장 많은 평균 득점(11.8점)을 쌓았던 2019-2020시즌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

좋은 활약의 비결은 향상된 2대2 게임 능력이다.

이번 시즌부터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전희철 감독은 김선형과 안영준, 최준용에게 돌아가면서 볼 핸들러 역할을 맡기고 있다. 공격을 풀어줄 수 있는 핸들러가 많다는 점은 팀 공격을 훨씬 다채롭게 하는 요소. 자주 핸들러로 나서는 최준용은 빅맨들과 환상적인 2대2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최준용의 2대2 게임은 상대 팀에서도 경계하는 강력한 무기다. 이날 패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서동철 감독은 "최준용의 2대2 게임에 대해 준비하고 나왔으나,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실제로 이날 최준용이 보여준 2대2 게임의 위력은 강력했다. KT는 하윤기와 박준영, 김현민, 김영환 등 다양한 옵션들을 최준용에게 붙였으나, 누구도 최준용을 성공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

김선형은 "준용이가 2대2 게임을 잘하고, 패스나 드리블 능력이 좋다. 그리고 준용이를 통해서 파생되는 찬스도 많아서, 적극적으로 2대2 게임을 시켰다. 준용이가 패싱 센스가 좋으니까 나도 체력 안배가 많이 된다"고 최준용을 칭찬했다. 

지난 시즌,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SK는 지독한 부상 악재 속에 8위에 머물렀다.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던 최준용도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며 아쉬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은 최준용과 SK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 최근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베스트 5 진입이나 MVP 수상까지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최준용이다.

과연 시즌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최준용이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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