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4일. 하나원큐는 새로운 코치 선임 사실을 밝혔다. 새롭게 하나원큐의 수석코치로 부임하게 된 인물은 김도수 코치. 이로써 하나원큐는 기존 이시준 코치와 더불어 은퇴 후 코치의 길을 택한 백지은 코치를 포함해 김도수-이시준-백지은 코치 체제로 차기 시즌 코치진 구성을 완료했다. 그렇다면 김도수 코치가 꿈꾸는 차기 시즌 하나원큐의 모습은 어떠할까.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1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현역 은퇴, 그리고 곧바로 찾아온 기회

김도수 코치는 현역 시절 ‘화려함’보다 ‘꾸준함’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선수였다. 전자랜드와 KT, 오리온 등을 거치며 12시즌 동안 KBL 무대를 누볐던 김도수 코치는 통산 359경기 출전 기록을 남긴 채 지난 2017-18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택했다. 

은퇴를 택한 김도수 코치의 모습을 다시 코트 위에서 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8-19시즌 추일승 당시 오리온 감독의 부름을 받은 김도수는 곧바로 코치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실 은퇴하기 1년 전에도 은퇴를 생각하다가 추일승 감독님께서 팀 주장으로 역할이 있으니 현역 생활을 좀 더 하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하셔서 현역 생활을 더 하기로 결정을 했거든요. 그러고는 시즌이 끝날 때쯤에 코치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남은 시간 동안 준비를 좀 하라고 언질을 하셔서 필요한 부분을 미리 준비를 좀 하고 있었어요.”

현역 은퇴 후 곧바로 시작된 지도자 생활. 미리 준비를 했다고는 하지만 쉽지 않은 길이었다. 또한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오지 않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사실 현역 시절에도 은퇴 후 코치에 대해 생각은 해봤는데,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추일승 감독님께서 저의 현역 시절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고 마침 제가 은퇴를 하려는 시기에 새로운 코치를 필요로 하시면서 기회가 왔던 것 같아요.”

“제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은 지도자들을 봐왔는데 막내 코치에게 많은 역할을 맡기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셨거든요. 그런데 추일승 감독님은 저에게 많은 역할을 맡기셨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 나름대로 짧은 시간에도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원하시는 부분을 따라가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조금은 빠르게 적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오리온에서 보낸 2년 동안 김도수 코치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많은 것들을 배웠다. 짧다면 짧다고 볼 수도 있는 2년이지만 김도수 코치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2년이라는 시간이 저한테는 금방 흘러간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배운 시간이었어요. 이제는 그런 점들을 하나원큐에서 많이 접목시켜서 이훈재 감독님과 힘을 합쳐 볼 생각이에요.”

 

이훈재 감독과의 인연

오리온에서 2년의 시간을 보낸 후 김도수 코치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SPOTV의 해설진에 합류하며 마이크를 잡은 것. 처음 제안을 받고 다소 망설이기도 했지만 주위의 응원에 힘을 얻으며 제안을 수락했다고 한다. 

“원래는 제가 해설이 된다고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NBA 해설을 맡고 있는 조현일 해설위원과 평소 친분이 있었는데 어느 날 해설을 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제가 어떻게 하냐고 이야기를 했는데 ‘너 정도의 지식과 말발이면 충분히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해보다가 리허설을 한 번 해보게 됐는데, 처음에 하고 나서는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런데 저희 아내(전 SBS 골프채널 아나운서 정희정)도 방송을 했던 사람이라 많은 용기를 줘서 그 덕분에 마음을 먹었어요. 1년간 해설을 했는데 너무나 뜻 깊은 시간이었고 농구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간 해설위원으로 나섰던 선수 출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코트 위에서 보는 농구와 해설위원으로 밖에서 보는 농구는 또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김도수 코치 역시 그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팀에서 볼 때는 우리 팀 입장으로만 경기를 보게 되거든요. 해설을 할 때는 중립의 입장에서 보다 보니 양 팀의 벤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특히 저는 벤치를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선수들의 플레이도 보지만 양 팀의 벤치에서 나오는 경기 흐름이나 작전, 패턴 등을 많이 보면서 공부가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이처럼 코치와 해설을 거치며 많은 경험을 쌓은 김도수 코치. 그런 그는 이번 비시즌 하나원큐의 코치로 부임하며 현장으로 돌아왔다. 사실 커리어 동안 WKBL과의 접점이 크게 없었던 인물이었기에 하나원큐의 김도수 코치 선임 배경에는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하나원큐의 코치로 오기 전에 추일승 감독님께서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지원을 해보자는 연락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지원을 하게 됐어요. 원래도 저는 추일승 감독님이 꼭 한 번은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들을 지도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함께 지원을 하게 됐는데, 발표까지 시간이 길더라고요. 그렇게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훈재 감독님이 연락이 오셔서 혹시 국가대표가 안되면 하나원큐로 와줄 수 있냐고 연락을 주셨어요." 

“너무 감사하기도 했지만 내가 과연 여자농구를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들기도 했어요. 사실 여자 팀에서 코치를 해볼 거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렇게 국가대표팀 면접 결과를 기다리면서 아내와 상의도 하고 저 스스로도 머리가 많이 복잡했어요. 그 때는 비밀리에 진행되는 일이라 주변에 조언을 구하기도 민감했고 저 혼자 결정을 해야 했거든요. 결국은 고민을 하다가 대표팀 탈락이 확정되고 감독님께 연락을 드렸어요.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좋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현재 하나원큐는 이훈재 감독과 이시준 코치, 백지은 코치가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이훈재 감독과 이시즌 코치의 경우 현역 시절에도 인연이 있었기에 김도수 코치의 하나원큐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다.

“감독님과는 상무 때 인연이 있었고, 제가 오리온 코치로 있을 때도 자주 왕래를 하면서 뵙고 했어요. 제가 상무를 제대한 이후부터는 항상 감독님께 까불고 장난 많이 치는 제자였는데 지금은 자리가 많이 바뀌어서 감독님에게 많이 혼나고 있습니다.(웃음) 감독님께서 이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시준이도 저보다 2년 후배인데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제 상무 1년 후임이에요. 일단 저한테 있어서는 큰 힘이 되고 꼼꼼한 스타일이기도 해서 제가 모르는 부분을 굉장히 많이 물어보고 있는 상황이에요. 제가 이 팀에 적응하는데 있어서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에요.”

 

‘코치’ 김도수가 바라보는 하나원큐

이처럼 김도수 코치가 새롭게 합류한 하나원큐. 그러나 차기 시즌 전망이 마냥 밝다고 보기는 힘들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어왔던 에이스 강이슬이 KB스타즈로 이적을 택하면서 심각한 전력 공백이 생겼기 때문. 이에 하나원큐는 오프시즌 부지런히 움직이며 김이슬, 구슬 등을 수혈했으나 강이슬의 빈자리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김도수 코치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다만 김도수 코치는 “현재의 하나원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제가 하나원큐를 간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그 이야기를 제일 먼저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지난 시즌 하나원큐의 경기를 보면서 그런 마음들이 계속 바뀌었어요. 강이슬이 있을 때의 장점과 없을 때의 장점을 생각해봤는데, 기존 선수들이 강이슬한테 기대는 부분이 너무 많더라고요. 사실 강이슬이 나간 상황에서 저희 팀 에이스는 없어요. 하지만 농구는 5명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5명의 선수가 코트에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면 강이슬이 있을 때보다 더 무서운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더 무서워진 하나원큐를 만들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는 무엇일까? 김도수 코치는 가장 먼저 ‘수비’를 언급했다. 

“저는 감독님께 첫 번째로 말씀드린 게 강한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디펜스가 가능하다고 말씀을 드렸고 감독님도 동의를 하셨어요. 수비가 안 되는데 공격이 잘되는 팀을 저는 아직까지 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우선 저희가 준비하는 부분은 강한 디펜스입니다. 물론 당장 완벽하게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번 시즌에 뭔가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선수들의 의욕도 상당히 좋아요. 포텐(셜)이 터질 수 있는 선수들이 많고 감독님의 수비농구 색깔이 조금씩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싶어요.” 

다만 하나원큐가 반드시 바뀌어야 할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김도수 코치는 코트 위에서의 투쟁심은 반드시 갖춰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너무 착해요. 경기장에서는 사실 그러면 안 되거든요. 또 내부 경쟁심도 약한 것 같아요. 코트에 들어가면 언니동생이 없거든요. 넘어지면 넘어진 대로 플레이 하는 거지 가서 일으켜주면서 ‘언니~ 죄송해요~’ 이런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상대팀 선수와 할 때는 그런 모습이 보이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이 조금 더 다부진 모습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이처럼 의욕적인 모습으로 하나원큐에서의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김도수 코치다. 현역 은퇴 후 본격적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앞으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저는 항상 선수들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농구를 가르치는데 있어서 디테일의 차이는 있지만 큰 그림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선수들과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선수들의 고충을 알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캐내서 잘하는 부분을 이끌어주고 싶은 그런 지도자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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