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정규시즌이 끝난 후 NBA에는 갑작스러운 감독 경질과 사퇴가 잇따랐다. 불과 1년 만에 지휘봉을 놓은 감독도 있었고, 릭 칼라일처럼 오래 맡은 팀을 떠난 이들도 있었다. 그 결과 6개 팀의 감독직이 공석이 됐고, NBA 플레이오프 무대의 반대편에서는 신임 감독 선임을 위한 작업들이 발 빠르게 진행됐다.

6개의 감독직 공석이 모두 채워진 것은 7월 중순이 지나서였다. 지휘봉을 넘겨받은 이 중에는 익숙한 얼굴과 새로운 얼굴이 뒤섞여 있다. 지금부터 6개 팀의 신임 감독을 만나보자.

 

‘넥스트 빵 감독?’ 보스턴의 이메 유도카

한국 시간으로 지난 6월 2일, NBA 팬들에게 꽤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보스턴의 대니 에인지 사장이 사임하고,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된 것이다.

2013년부터 보스턴의 지휘봉을 잡은 스티븐스 감독은 8년 동안 보스턴을 636승 354패로 이끌었고 팀을 동부 준우승까지 견인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동료 감독들에게는 큰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스티븐스는 감독 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감독상을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심지어 표조차 제대로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관계자들은 그의 역량을 높이 샀다.

그런 스티븐스가 갑자기 구단 사장이 되고 에인지가 팀을 떠난 것은, 보스턴 구단이 과감한 ‘구조조정’을 시작했음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궁금증은 곧바로 공석이 된 감독직으로 쏠렸다. 검증된 명장 스티븐스를 굳이 사장직에 앉히면서 데려올 감독이 누구일지 의문이 커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약 3주 뒤에 보스턴의 지휘봉을 잡을 새 주인공이 마침내 밝혀졌다. 오랫동안 업계에서 젊은 지도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이메 유도카였다.

유도카는 2000년대부터 포틀랜드, 샌안토니오에 관심을 가져온 팬이라면 한번 쯤 이름을 들어봤을 인물이다. 유도카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NBA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레이커스, 뉴욕, 포틀랜드, 샌안토니오에서 뛰었다.

차분한 성격, 뛰어난 리더십 덕분에 유도카는 지도자들의 신망을 얻었고 롤 플레이어로서 소속 팀에 기여했다. 레이커스에서는 짧게나마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과 호흡을 맞췄으며 포틀랜드에서는 잭 랜돌프, 라마커스 알드리지, 브랜든 로이와 뛰었다. 그리고 샌안토니오에서는 팀 던컨, 마누 지노빌리, 토니 파커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2012년 스페인 리그 생활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유도카는 이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그에게 코치로서 첫 기회를 준 팀은 다름 아닌 샌안토니오. 지난 2019년 팀을 떠나기까지 유도카는 이곳에서만 7년을 코치로 일하며 지도자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 훗날 유도카는 샌안토니오에서의 코치 생활에 대해 “내가 농구 지도자로서 되고 싶은 모습을 일굴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브래드 스티븐스 사장이 유도카를 신임 감독으로 앉힌 이유 중에 ‘믿고 쓰는 스퍼스산’인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평소 스티븐스가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능력과 샌안토니오 구단의 문화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꽤나 유명한 사실이다. 그런 스티븐스의 눈에 샌안토니오에서 무려 7년 동안 코치로 일하며 잠재력을 보여준 유도카가 들어온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후문이다.

유도카는 최근 들어 리그에서 촉망받는 젊은 지도자이기도 하다. 2019년 유도카는 샌안토니오를 떠나 필라델피아 코치로 부임했는데, 공식적으로 연봉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당시 NBA의 모든 코치 중 몸값이 가장 비싸다는 이야기가 보도될 정도였다.

지난해 오프시즌에 유도카는 시카고의 신임 감독 후보로도 거론됐으며(빌리 도노반이 갑자기 오클라호마시티를 떠나면서 상황이 급변했지만), 스티브 내쉬를 감독으로 앉히며 코칭스태프를 새로 구성하던 브루클린도 유도카에 관심을 보였다, 결국 브루클린의 제안을 수락한 유도카는 2020-2021시즌을 스티브 내쉬 감독, 마이크 댄토니 코치와 함께 보냈다. 그리고 다시 1년 만에 유도카는 이번엔 감독으로 보스턴에 새 둥지를 틀었다.

유도카는 평소 감정 기복이 적은 차분한 성격을 가졌으며, 일에 대해 무척 헌신하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부분은 브래드 스티븐스 사장과 매우 닮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차이점도 있다. 느긋하고 낙관적인 성격을 가진 스티븐스가 비교적 선수단을 부드럽게 컨트롤했던 것과 달리, 유도카는 자신의 주장과 철학을 선수들에게 설득시키고 선수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압박감을 심어주는 방식으로 팀을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도카는 선수 시절에도 라커룸에서 스타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어필했던 것으로 유명했다. 코치가 된 후에도 이런 스타일은 유지됐는데, 관계자들에 따르면 선수들에게 유도카는 자신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는 ‘만만치 않은 사람’의 이미지가 강했다고 한다.

이런 유도카의 스타일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알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유도카가 초보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끌려다니며 헤매는 일은 적어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컴백’ 인디애나의 릭 칼라일

릭 칼라일에게 인디애나는 인연이 무척 깊은 곳이다. 칼라일은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래리 버드 감독 밑에서 인디애나 코치 생활을 했으며,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 동안 인디애나 감독을 맡았다. 이미 두 차례나 인디애나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봤던 만큼, 칼라일의 이력서에서 인디애나가 차지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런 칼라일이 14년 만에 금의환향했다. 최근 댈러스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칼라일을 인디애나가 새 감독으로 영입한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감독과 선수단의 갈등 때문에 골치가 아팠던 인디애나 입장에서는 이보다 확실한 선택은 없었다.

칼라일은 인디애나 부임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디애나 컴백에 대해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디애나는 제게 무척 특별한 곳입니다.”

“인디애나에서 (영입) 요청을 받은 게 이번이 세 번째였는데요, 사실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죠. 저는 인디애나에서 한 명의 남자, 지도자, 아버지로서 성장했고 그래서 제삶에 있어서 인디애나는 무척 중요한 곳입니다. 제 딸도 인디애나에서 태어났고, 그런 일은 절대 잊을 수가 없죠. 인디애나는 늘 농구에 진심인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 분위기를 계속 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인디애나는 칼라일 영입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했다. 4년 간 2,900만 달러의 계약을 칼라일에게 오퍼한 것이다. 이미 NBA 파이널 우승을 경험한,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시되는 리그 대표 베테랑 명장 칼라일이기에 쓸 수 있는 돈이었다. 이제 인디애나에 남은 것은 팀을 재정비하고 반등을 일궈내는 것이다.

다만 인디애나의 상황이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다. 일단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반목이다.

‘디 애슬레틱’을 비롯한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인디애나가 지난 2년 동안 네이트 맥밀란, 네이트 비요크렌 감독을 잇달아 경질한 것은 모두 선수단과의 불화 때문이었다.

1년 전 케빈 프리차드 사장은 맥밀란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 때문에 맥밀란을 해고했고, 신임 감독으로 토론토의 코치였던 네이트 비요크렌을 앉혔다. 하지만 비요크렌 역시 부임 첫 시즌부터 선수단과의 불화를 일으켰고, 결국 1년 만에 인디애나는 다시 감독을 경질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스갯소리로 ‘네이트(Nate)’라는 퍼스트 네임이 인디애나와 안 맞아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나왔을 정도로 인디애나의 계속된 감독 해고는 리그 내에서는 상당한 이슈였다.

인디애나의 전설인 레지 밀러 TNT 해설은 이 같은 인디애나의 최근 행보와 릭 칼라일 감독의 컴백에 대해 “이제는 선수들이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제가 봤을 때 이제 인디애나 선수들은 거울 속의 자신을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2년 동안 감독 2명이 팀을 나가게 만들었잖아요.”

“이제 선수들에게는 변명거리가 없습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경험이 있고 훗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감독인 릭 칼라일이 왔으니까요. 이제는 선수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기 시작해야 합니다.”

 

릭 칼라일 감독은 인디애나 부임 후 팀 로스터에 대해 “성장할 가능성 많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가 가장 고무적으로 여긴 부분은 팀의 베테랑들이 여전히 나이가 젊은 축에 속한다는 것. 경험은 꽤 풍부하지만 노쇠화와는 거리가 먼 나이대의 선수들이 많은 만큼, 아직 발전하고 성장할 여지도 크다는 것이 칼라일의 평가였다.

인디애나는 지난 11년 동안 9차례나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지만, 이 중 6번이나 1라운드 탈락을 경험했을 정도로 플레이오프에서 한계에 봉착했던 팀. 지난 시즌에는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워싱턴에 27점 차 완패를 당하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도만타스 사보니스, 말콤 브록던 같은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로스터의 전반적인 역량에 대해 아주 높은 평가를 받는 팀은 아니기도 하다. 과연 칼라일은 인디애나를 어떤 팀으로 만들어갈까.

 

‘준비된 감독일까?’ 자말 모슬리와 윌리 그린

올랜도는 자말 모슬리를, 뉴올리언스는 윌리 그린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모슬리는 올랜도와 계약을 공식적으로 완료했으며, 뉴올리언스는 파이널이 끝난 후 윌리 그린과 계약에 최종 합의할 전망이다.

사실 모슬리는 NBA 선수 경력이 전혀 없는 인물이다. 호주, 스페인, 핀란드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2005년에는 KBL의 삼성 썬더스의 외국선수로 뛰었다. KBL 생활이 끝난 후 모슬리는 공식적으로 커리어를 마감했고, 이후 덴버의 육성 코치로 부임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고작 만 27세였다.

이후 16년 동안 모슬리는 클리블랜드, 댈러스를 거치며 지도자로서 내공을 키웠다. 특히 2014년부터 둥지를 튼 댈러스에서는 선수들의 큰 신뢰를 받았다. 최근 릭 칼라일 감독이 사임한 후 모슬리는 잠시 댈러스의 신임 감독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었는데, 이는 그가 선수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코치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루카 돈치치가 모슬리를 굉장히 좋아하고 잘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모슬리에게 올랜도가 손을 내밀었다. 지난 시즌 중 애런 고든, 니콜라 부세비치를 모두 트레이드한 올랜도는 시즌 종료 후 스티븐 클리포드 감독이 감독직에서 물러나며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을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황. 이제 모슬리는 올랜도에서 팀의 리빌딩을 이끌며 젊은 선수들을 키워갈 전망이다.

올랜도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상당히 많은 의문을 남겼던 팀이기도 하다. 부세비치를 너무 헐값에 팔았다는 비판, 에이스를 트레이드한 후 구성한 로스터가 현재도 미래도 없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하지만 트레이드 이후 올랜도가 보여준 모습은 잠재력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당장 로스터만 봐도 콜 앤써니, 모하메드 밤바, 웬델 카터 주니어, R.J. 햄튼이 있고, 이 정도 선수진이라면 분명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수준이다.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치리즈 못한 마켈 펄츠와 조나단 아이작이 건강하게 복귀하고 드래프트에서 좋은 유망주를 추가로 계속 수급해간다면, 올랜도의 반등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수도 있다. 육성 코치로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이 좋은 조나단 모슬리가 이런 올랜도를 얼마나 잘 이끌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뉴올리언스 부임이 유력한 윌리 그린은 지난 1년 동안 혼란과 실망을 겪은 뉴올리언스를 바꿔가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뉴올리언스는 엘빈 젠트리 감독을 경질하고 스탠 밴 건디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변화를 시도한 바 있다. 데이비드 그리핀 부사장의 영민한 움직임으로 로스터를 효과적으로 보강한 상황에서 나온 선택이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선수단의 이름값과 역량에 비해 팀 성적과 경기력이 너무 실망스러웠다. 61세의 밴 건디의 ‘올드 스쿨’ 농구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선수단과의 소통도 썩 원활하지 않았다. 밴 건디는 경기에 졌을 때마다 선수들의 정신력 문제와 기량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는데, 사실 이는 자존심이 강하고 자유분방한 요즘 젊은 선수들에게는 썩 효과적이지 못한 방법이었다.

결국 뉴올리언스는 불과 1년 만에 스탠 밴 건디와 결별하기로 했다. 뉴올리언스 구단은 “구단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달랐기 때문”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 후 뉴올리언스가 선택한 대안은 39살의 젊은 지도자 윌리 그린이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골든스테이트에서, 2019년부터 올 시즌까지 피닉스에서 코치 생활을 한 윌리 그린은 리그에 몇 없는 30대 감독이다. 조만간 감독 선임이 공식 발표되면, 그린은 오클라호마시티의 마크 다이그널트(35세), 멤피스의 타일러 젠킨스(36세)에 이어 리그에서 세 번째로 어린 현역 감독이 된다.

지난 2019년 인터뷰에서 그린은 지도자로서 자신이 가진 강점으로 소통 능력을 꼽았다. 12년 동안 NBA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산전수전’을 겪은 덕분에, 여러 선수의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좋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저는 정말 많은 경험을 해봤습니다. 주전으로 뛰었던 적도 있고 식스맨으로 경기에 출전한 적도 있죠. 아예 경기에 나가지 못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수들이 겪고 있는 각자의 다양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저는 선수로서든 코치로서든 좋은 감독님들께 코칭을 받으며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을 잘 모아서 활용하고 싶습니다.”

자이언 윌리엄슨, 브랜든 잉그램이라는 확실한 젊은 원투 펀치를 보유한 뉴올리언스는 지난 시즌도 수비에서 문제가 컸던 팀이었다.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밴 건디가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지난 시즌 뉴올리언스는 수비 효율 지수 부문에서 리그 22위에 머무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그린은 팀 수비를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지도자다. 골든스테이트와 피닉스의 탄탄한 수비력은 그린의 작품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이제는 리빌딩이 아닌 성적을 잡아야 할 뉴올리언스가 그린의 합류 이후 어떤 팀으로 탈바꿈할지 지켜볼 일다.

 

‘또 다른 금의환향’ 제이슨 키드와 웨스 언셀드 주니어

릭 칼라일만 정든 팀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댈러스의 제이슨 키드 감독, 워싱턴의 웨스 언셀드 주니어 감독 역시 금의환향했다.

칼라일에 이어 댈러스를 이끌게 된 키드는 선수 시절 댈러스와 특히 인연이 깊었던 인물이다. 키드는 NBA 커리어를 아예 댈러스에서 시작했고, 2011년에는 덕 노비츠키, 제이슨 테리, 타이슨 챈들러와 함께 댈러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경험했다. 그런 키드가 이제는 감독으로 댈러스에 돌아온다.

사실 키드는 감독 커리어를 꽤 오래 전에 시작했다. 2013년 은퇴와 동시에 브루클린의 감독이 됐고, 1년 만에 브루클린을 떠난 후에는 곧바로 밀워키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불과 2018년까지 키드는 밀워키의 감독이었다.

하지만 코치 수업 없이 곧바로 감독이 된 탓인지, 그간 지도자 키드의 역량에 많은 의문부호가 뒤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브루클린에서는 선수단과의 소통 능력에 대해 논란이 있었고, 밀워키에서는 달라지고 있는 농구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때문에 댈러스에서 키드가 보낼 새 시즌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21-2022시즌은 지난 2년 동안 레이커스에서 코치 생활을 해온 키드가 지도자로서 얼마나 달라지고 성장했는지 알 수 있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키드가 댈러스에서 풀어가야 할 일들이 꽤 많다.

나이키 출신으로서 구단 업무에는 아직 익숙하지 못한 니코 해리슨 신임 단장과의 협업과 공존이 얼마나 수월하게 진행될지도 중요하다. 코트 안에서는 루카 돈치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져버린 댈러스의 농구도 조정해가야 한다. 기대치에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크리스탭스 포르징기스의 역할 문제와 불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만만치 않은 감독 복귀 시즌이 될 수 있다.

 

워싱턴은 웨스 언셀드 주니어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는 지난 6월 초 세상을 떠난 웨스 언셀드 시니어의 아들이다.

웨스 언셀드 시니어는 1978년 워싱턴을 우승으로 이끌며 파이널 MVP를 차지한 워싱턴의 전설이었다. 1968년부터 1981년까지 13년 동안 이어진 NBA 선수 생활 동안 언셀드 시니어는 오직 워싱턴에서만 뛰었다. 연고지가 바뀌는 동안에도 언셀드 시니어는 단 한 번도 이적하지 않았다.

1969년 언셀드 시니어는 역대 최연소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으며(2011년 데릭 로즈가 MVP를 수상하며 이 기록이 깨졌다.), 1978년에는 워성턴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 우승은 워싱턴 구단 역사상 유일한 우승으로 지금도 남아 있고, 언셀드 시니어의 등번호 41번은 현재 영구결번된 상태다.

그런 언셀드 시니어의 아들, 언셀드 주니어가 워싱턴의 지휘봉을 잡게 됐으니 운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웨스 언셀드 주니어 본인도 “처음으로 감독을 맡게 된 것이 워싱턴이라는 건 더 특별한 일”이라며 “아버지가 하늘에서 저를 내려다보며 미소 짓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2015년부터 덴버의 코치로 일해온 언셀드 주니어는 자신의 커리어를 워싱턴에서 시작했다. 그는 1997년부터 워싱턴의 스카우터로 일했으며, 2005년부터 2011년까지는 코치를 맡으며 길버트 아레나스, 앤트완 제이미슨 시대의 워싱턴을 함께 이끌었다. 이후 골든스테이트, 올랜도, 덴버를 거친 언셀드 주니어는 정확히 10년 만에 워싱턴으로 돌아오게 됐다.

하지만 워싱턴의 테드 레온시스 구단주는 “우리가 언셀드 주니어에게 감독을 맡긴 것은 그의 워싱턴 경력 때문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레온시스는 “언셀드 주니어는 경기 플랜을 짜고 영상을 통해 경기를 분석하고 준비하는 부분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왔다. 우리 팀은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두고 싶고, 언셀드 주니어가 오면서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팀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언셀드 주니어는 평소 성격이 무척 꼼꼼한 것으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다. 그만큼 경기 준비도 치밀하게 한다는 후문이다. ‘디 애슬레틱’은 “언셀드 주니어를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그 단어는 준비성(preparedness)”이라고 그를 소개하기도 했다.

향후 워싱턴은 러셀 웨스트브룩, 브래들리 빌 콤비의 위력을 극대화하고 팀 시스템을 더 안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 최대 고민거리였던 수비를 안정화하고 원투 펀치 외 선수들의 공수 기여도를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워싱턴으로 10년 만에 돌아온 언셀드 주니어가 이 숙제를 어떻게 해결해갈지 궁금하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보스턴 셀틱스 공식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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