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이동환의 앤드원’을 통해 2021 NBA 플레이오프 이슈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INTRO: 역사를 잊게 한 맞대결

LA 레이커스와 피닉스 선즈는 플레이오프 역사를 꽤 많이 공유하는 사이다.

올해를 제외해도 역대 두 팀이 맞붙은 플레이오프 시리즈만 12번. 1989년까지 치러진 6번의 맞대결에서는 레이커스가 모두 승리를 가져갔지만, 1990년 이후 만난 6번의 시리즈에서는 피닉스가 절반이 넘는 4번의 승리를 챙겼을 정도로 구도가 많이 달라졌다.

두 팀의 가장 최근 플레이오프 맞대결은 2010년 서부 결승에서 이뤄졌다.

당시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 파우 가솔, 라마 오덤 등을 앞세워 리그 2연패를 노리던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피닉스는 스티브 내쉬-아마레 스타더마이어 콤비에 베테랑 그랜트 힐에 제이슨 리차드슨, 젊은 고란 드라기치, 로빈 로페즈, 자레드 더들리 등이 똘똘 뭉친 신구 조화의 팀이었다.(TMI. 최근 KBL 무대를 밟았던 얼 클락은 당시 피닉스의 신인이었다.)

이 시리즈에서는 레이커스가 코비의 경이로운 퍼포먼스를 앞세워 4승 2패로 시리즈 승리를 챙겼다. 파이널에서도 보스턴을 누른 레이커스는 결국 리그 2연패에 성공한다.

*레이커스-피닉스 역대 PO 맞대결 결과*
1970년: 레이커스 4승 3패 승리(디비전 준결승)
1980년: 레이커스 4승 1패 승리(서부 준결승)
1982년: 레이커스 4승 0패 승리(서부 준결승)
1984년: 레이커스 4승 2패 승리(서부 결승)
1985년: 레이커스 3승 0패 승리(1라운드)
1989년: 레이커스 4승 0패 승리(서부 결승)
1990년: 피닉스 4승 1패 승리(서부 준결승)
1993년: 피닉스 3승 2패 승리(1라운드)
2000년: 레이커스 4승 1패 승리(서부 준결승)
2006년: 피닉스 4승 3패 승리(1라운드)
2007년: 피닉스 4승 1패 승리(1라운드)
2010년: 레이커스 4승 2패 승리(서부 결승)
2021년: 피닉스 4승 2패 승리(1라운드)

 

반면 피닉스는 암흑기에 빠졌다. 아마레 스타더마이어가  뉴욕 닉스로 이적했고 스티브 내쉬 역시 말년에 팀을 떠나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었다. 세 시즌 더 지휘봉을 잡은 엘빈 젠트리 감독도 결국엔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후 피닉스는 무려 11년이 흐른 올해, 2021년이 돼서야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10년 이상 봄 농구를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나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피닉스가 맞이한 첫 상대는 공교롭게도 11년 전 그들을 울렸던 레이커스였다. 때문에 1라운드에서 두 팀의 맞대결이 성사됐을 때, 필자는 두 팀 사이의 역사가 꽤 많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막상 시리즈가 시작하자 과거의 이야기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새로운 이슈들이 마구 쏟아진 흥미진진한 시리즈였기 때문이다.

부상 이슈가 시리즈의 향방을 가늠할 정도로 큰 변수가 됐고, 신경전도 치열했다. 절친 르브론 제임스와 크리스 폴의 첫 플레이오프 맞대결은 그 자체로도 큰 볼거리였다. 역사적인 기록도 계속 나왔다. 1라운드에서 붙은 게 아까울 정도로 재밌는 시리즈였다.

 

르브론의 충격적 조기 퇴장, 오히려 전화위복?

이 시리즈를 앞두고 대부분의 전문가가 레이커스의 승리를 예상했다. ESPN에서는 18명의 패널 중 17명이 레이커스의 승리를 내다봤다. 루키더바스켓 패널 12인 중에서도 피닉스의 승리를 예상한 이는 1명뿐이었다.

2번 시드는 피닉스, 7번 시드는 레이커스였지만 정작 탑 독(top dog)은 레이커스, 언더 독(under dog)은 피닉스로 느껴지는 시리즈였다. 피닉스가 약해서가 아니었다. 건강한 레이커스가 보여줄 경기력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차전부터 이 시리즈는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흘러갔다. 오히려 피닉스가 시종일관 리드를 잡으며 가볍게 1차전을 잡아냈다. 피닉스가 험난한 서부에서 어떻게 2번 시드를 차지했는지 알게 해준 경기였다.

2차전부터는 레이커스의 반격이 이뤄지며 스코어가 역전됐다. 홈에서 열린 3차전까지 무난히 잡아낸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온 1차진 이후의 반격 패턴을 그대로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4차전부터 시리즈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고, 피닉스가 내리 3연승을 따내며 결국 시리즈 승리를 가져갔다. 피닉스는 1라운드를 통과했고, 레이커스는 충격적인 조기 탈락을 마주했다.

특히 르브론 제임스가 이렇게 빨리 플레이오프 스케쥴을 마무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스탯뮤즈’에 따르면 르브론이 치른 15번의 플레이오프에서 그의 소속 팀이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그동안 플레이오프 티켓만 따내면 웬만하면 2라운드 이상은 갔던 르브론이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는 8년 연속 파이널 진출이라는 대업을 일궈내기도 했다. 때문에 올해 르브론의 ‘조퇴’는 유난히 낯설게 느껴진다.

6차전에서 패하며 플레이오프를 마감한 후 르브론은 올 시즌에 대해 “단 한 번도 풀 전력으로 경기를 치러보지 못했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 시즌에 어떤 것보다 저를 괴롭게 했던 건 우리 팀이 단 한 번도 풀 전력을 갖춘 것을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게 부상 때문이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든 혹은 우리 구단 내부의 이슈 때문이든 우리 팀은 단 한 번도 정상적인 리듬 속에서 경기를 치른 적이 없어요. 지금의 선수 구성으로 발휘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잠재력을 볼 기회가 전혀 없었습니다.”

 

르브론의 말대로 올 시즌 레이커스는 정상적인 전력으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너무 급박한 일정 속에서 선수단 전체에 피로도가 가중됐고, 이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레이커스가 2019-2020시즌을 마무리한 날은 지난해 10월 12일이었다. 그리고 불과 72일 뒤에 2020-2021시즌 개막전을 치러야 했다. 트레이닝 캠프 소집을 비롯한 기타 일정을 고려하면 선수들이 제대로 쉰 날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다.

*레이커스의 2020년 오프시즌 일정*
2020년 10월 12일: 파이널 우승, 시즌 종료
2020년 12월 12일: 프리시즌 첫 경기
2020년 12월 23일: 정규시즌 개막전(vs 클리퍼스)

물론 올 시즌 레이커스의 실패를 터프한 스케쥴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수비와 역습에만 치중돼 있는 불안한 선수 구성, 플레이오프에서 유난히 들쑥날쑥했던 빅맨들의 경기력 등도 조기 탈락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르브론 제임스, 앤써니 데이비스가 정상 컨디션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필 데니스 슈로더마저 시즌 막판 코로나 프로토콜로 2주 이상 자리를 비우면서 플레이오프에서 컨디션이 오락가락했고,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치르면서 정상 로스터로 손발을 맞춰볼 훈련 기회까지 부족했다.

때문에 당장은 뼈아픈 실패를 맛봤지만, 조기 탈락으로 맞이한 4달의 긴 휴식이 르브론과 레이커스에 오히려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2021-2022시즌은 10월 중 개막이 예상된다.

르브론 본인도 이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6차전이 끝난 후 르브론은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을 포기하고 영화 ‘스페이스 잼2’ 관련 행사 소화와 휴식,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한 달 정도는 발목(시즌 중 부상 부위)을 쉬게 할 예정입니다. 그 다음엔 영화 캐릭터들과 시간을 보낼 거고요.”

“(빨리 시즌을 끝낸 것이) 오히려 제겐 기적 같은 효과를 줄 것 같아요. 시즌 중에 저는 절대로 휴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휴식에 대한 생각 자체를 안 하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그게 제 몸을 약하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오프시즌은 휴식을 취할 기회를 얻었어요. 적어도 세 달 정도는 제 몸을 다시 체크하고 발목을 애틀랜타전(발목을 다쳤던 경기) 이전의 100% 상태로 돌이킬 시간이 생겼어요. 저한텐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발목을 제외한 몸 상태는 무척 좋습니다. 시즌 막판에 저를 괴롭혔던 부상 부위는 발목뿐이에요. 시즌을 치르면서 발목 부상 이전의 상태로 단 한 번도 돌아간 적이 없었지만, 어쨌든 경기에 출전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11년 만의 복귀전, 피닉스의 새 역사

앞서 언급했듯 피닉스는 11년 만에 밟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시리즈 승리까지 가져가는 쾌거를 누렸다. 데뷔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피닉스의 영건들(데빈 부커, 디안드레 에이튼, 미칼 브릿지스, 캠 존슨)은 디펜딩 챔피언 레이커스를 꺾으면서 자신감이라는 소중한 자산까지 얻었다.

사실 지난 11년 동안 피닉스가 플레이오프 티켓에 늘 거리가 멀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참혹한 루징 시즌(losing season)이 훨씬 더 많긴 했다. 하지만 2013-2014시즌에는 고란 드라기치, 에릭 블레소 등을 앞세운 매력적인 농구로 48승을 거두며 리그에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그럼에도 지옥 같은 서부에서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내기엔 한계가 있었다.

피닉스는 2015년 드래프트에서 데빈 부커를 지명하며 리빌딩을 다시 시작한다. 그러나 이후 획득한 두 장의 1라운드 4순위 지명권을 완전히 잘못 활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피닉스가 다시 유망주를 안정적으로 수급한 것은 2018년부터였다. 적절한 드래프트 데이 트레이드를 통해 미칼 브릿지스와 캠 존슨을 잇따라 데려왔고, 결국 이들은 팀의 핵심 자원으로 성장했다.

*최근 8년 간 피닉스의 1라운드 유망주 수확 히스토리*
2013년: 알렉스 렌(5순위)
2014년: T.J. 워렌(14순위)
2015년: 데빈 부커(13순위)
2016년: 드라간 벤더(4순위)
2017년: 조쉬 잭슨(4순위)
2018년: 미칼 브릿지스(10순위, 지명 직후 트레이드로 입단)
2019년: 카메론 존슨(11순위, 지명 직후 트레이드로 입단)

2019년 오프시즌 리키 루비오를 영입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피닉스는 시즌 개막을 약 한 달 앞둔 2020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크리스 폴을 영입했다. 폴 영입을 위해 켈리 우브레 주니어, 리키 루비오, 타이 제롬, 제일런 러큐, 2022년 1라운드 지명권 1장을 포기했다.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2020년 버블 시즌 8경기에서 전승을 챙기며 자신감을 얻은 피닉스는 크리스 폴과 함께 2020-2021 정규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결국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사실 레이커스와의 시리즈에서 부상 변수를 맞이한 것은 피닉스도 마찬가지였다.

크리스 폴이 1차전 도중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했고, 이후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로 경기에 임했다. 4차전을 앞두고는 몬티 윌리엄스 감독이 폴을 아예 결장시키려고 했을 정도였으니, 실제 폴의 부상 정도와 상태는 결코 가볍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리더 폴이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피닉스를 끌어준 선수는 또 다른 베테랑들이었다.

카메론 페인과 제이 크라우더는 공수 양면에서 위력적인 플레이로 시리즈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페인은 때로는 부커와, 때로는 폴과, 때로는 둘 모두와 함께 코트에 서며 레이커스의 수비를 흔들었다. 지난 시즌 마이애미의 파이널 준우승에 기여한 크라우더는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3&D 자원인지 또 다시 증명해냈다.

*PHX-LAL 시리즈 카메론 페인-제이 크라우더 기록*
- 카메론 페인: 12.5점 3.0리바운드 3.3어시스트 3점 성공률 42.3%
- 제이 크라우더: 11.5점 4.7리바운드 2.2어시스트

데빈 부커의 부활도 인상적이었다.

3차전과 4차전에서 레이커스의 변칙적인 트랩 수비와 미드레인지 구역을 잡아먹는 2대2 수비에 리듬이 완전히 무너졌던 부커는 5차전부터 완벽하게 부활하며 시리즈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원정 클로즈아웃 게임이었던 6차전에서는 전반에만 30점이 넘는 득점을 쏟아 부은 것을 포함해 무려 47점을 기록하며 레이커스를 무너뜨렸다.

*데빈 부커, 1라운드 시리즈 경기별 기록*
- 1차전: 34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 야투 13/26
- 2차전: 31점 3어시스트 야투 7/17
- 3차전: 19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야투 6/19
- 4차전: 17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야투 5/14
- 5차전: 30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야투 13/23
- 6차전: 47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 야투 15/22

 

6차전이 끝난 후 부커는 자신이 평소 가장 존경했던 선배 코비 브라이언트의 이름을 언급했다. LA 스테이플스 센터에 걸려 있는 코비의 영구결번 유니폼을 보면서 코비가 떠올랐다는 것이다.

“코비와 나운 대화, 코비와 함께 했던 기억들이 생각났어요.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서는 상황에서 코비가 저에게 전해줬던 메시지도 떠올랐고요.(생전 코비는 데빈 부커에게 ‘전설이 되어라(Be Legendary)’라는 메시지를 사인한 농구화를 선물하며 그를 독려했다. 코비가 사망한 후 부커는 그 문구와 필체를 그대로 본 따 자신의 팔뚝에 타투를 새겨 넣었다.)”

“스테이플스 센터 천장에 걸린 8번과 24번, 그리고 그걸 비추는 조명을 보니 코비가 경기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오늘 코비는 경기장에 함께 있었습니다. 코비가 와 있을 거라는 걸 전 알고 있었어요. 아마 오늘 제 모습을 보며 무척 자랑스러워했을 겁니다.”

 

레이커스의 미래, 피닉스의 다음 라운드

1라운드에서 탈락을 면치 못한 디펜딩 챔피언 레이커스는 이제 어느 해보다도 고민이 큰 오프시즌을 맞게 됐다.

지난해 가을 보여줬던 ‘폭풍 영입’이 좋은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로스터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다년 재계약과 연장계약에 합의한 르브론 제임스, 앤써니 데이비스, 카일 쿠즈마,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몬트레즐 해럴 역시 옵트아웃을 통해 FA 시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2021년 레이커스 내부 FA 예정자(괄호 안은 올 시즌 연봉)*
- 데니스 슈로더(1,600만 달러)
- 웨슬리 매튜스(362만 달러)
- 알렉스 카루소(275만 달러)
- 테일런 호튼-터커(151만 달러): 제한적 FA
- 자레드 더들리(162만 달러)
- 벤 맥클레모어(45만 달러)
- 몬트레즐 해럴(925만 달러): 옵트아웃 시
- 마키프 모리스(162만 달러)
- 안드레 드러먼드(55만 달러)

레이커스는 다음 시즌 확정 페이롤이 이미 1억 1천만 달러에 달하는 상황. 선수 영입에 제한이 걸리는 텍스 어프런 라인이 1억 4천만 달러 안팎임을 생각하면, 사실상 3천만 달러로 운신의 폭이 제한돼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오프시즌에서 레이커스는 예외조항을 활용한 계약을 노리더라도 준척급 FA 영입은 어렵다. 결국 내부 FA를 일부 잔류시키면서 베테랑 미니멈 계약 등을 통해 롤 플레이어를 보강하거나 혹은 카일 쿠즈마, KCP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과감한 트레이드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롭 펠린카 사장의 손에 많은 것이 달린 여름임이 분명하다.

한편 1라운드를 통과한 피닉스는 서부 준결승에서 덴버를 만난다.

덴버가 백코트진에 부상자들이 있는 만큼 앞선 싸움은 피닉스가 우세해 보이는 것은 사실. 하지만 전체적인 전력을 봤을 땐 피닉스의 확실한 우위를 장담하기는 힘든 시리즈다.

일단 니콜라 요키치-마이클 포터 주니어-애런 고든으로 이어지는 덴버의 프론트코트 트리오가 워낙 강력하다. 여기에 포틀랜드와의 1라운드 시리즈에서 덴버는 몬테 모리스라는 새로운 진주가 등장하고 오스틴 리버스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윌 바튼, P.J. 도지어의 시리즈 중 복귀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전반적인 전력은 덴버가 피닉스에 밀린다고 보기 어렵다.

피닉스는 레이커스와의 시리즈에서 최소 4명, 많으면 5명이 3점 라인 밖에 서는 스페이싱 농구로 승기를 잡았다. 기동성을 기반으로 코트를 넓게 쓰는 피닉스의 농구에 레이커스는 빅맨진 구성에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리그 최고 빅맨 니콜라 요키치에 포텐셜이 폭발한 마이클 포터 주니어, 빅맨부터 상대 포인트가드까지 막을 수 있는 전천후 수비수 애런 고든이 있는 덴버의 프런트코트를 상대로는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다. 당장 디안드레 에이튼이 파울을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하며 요키치를 막을 수 있을지도 걱정이며, 애런 고든은 수비에서 데빈 부커 저격 카드가 될 수 있다.

피닉스 입장에서는 크리스 폴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필요한 것은 물론 제이 크라우더, 미칼 브릿지스, 캠 존슨으로 이어지는 양궁 부대의 화력이 어느 정도 나와야만 시리즈를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피닉스와 덴버의 서부 준결승 시리즈는 오는 8일부터 시작한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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