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돌고 돌아 또 맞대결이다.

지난 19일부터 2020-2021 NBA 플레이오프의 최종 대진을 가리기 위한 일정이 시작했다. 플레이-인 토너먼트(Play-In Tournament)다.

지난해 버블 시즌에 처음 도입된 플레이-인 토너먼트는 올 시즌부터 각 컨퍼런스별로 2개 팀에서 4개 팀이 참여하는 것으로 확대 실시된다.

올해 플레이-인 토너먼트에는 보스턴, 워싱턴, 인디애나, 샬럿(이상 동부)과 레이커스, 골든스테이트, 멤피스, 샌안토니오가 참가한다. 19일에는 보스턴-워싱턴, 인디애나-샬럿의 경기가, 20일에는 레이커스-골든스테이트, 멤피스-샌안토니오의 경기가 먼저 열렸고 보스턴과 레이커스가 양대지구 7번 시드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먼저 확정지었다.

이제 남은 플레이-인 토너먼트 일정은 단 1경기. 동부지구의 플레이오프 대진이 확정된 가운데 22일에 열리는 골든스테이트와 멤피스의 맞대결의 승자가 서부 8번 시드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탄다.

*경기 개요*
맞대결 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서부 8위) vs 멤피스 그리즐리스(서부 9위)
일시: 5월 22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장소: 체이스 센터
정규시즌 맞대결 성적: 2승 1패 골든스테이트 우위(골든스테이트 승, 멤피스 승, 골든스테이트 승)

*주요 결장 확정 선수*
골든스테이트: 켈리 우브레, 데미안 리, 제임스 와이즈먼, 클레이 탐슨
멤피스: 션 맥더멋

정규시즌 최종전, 그리고 홈 징크스

골든스테이트와 멤피스는 불과 닷새 전인 지난 5월 17일에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두 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앞두고 서부 컨퍼런스 8위를 결정짓는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 웃은 팀은 결국 골든스테이트였다. 당시 골든스테이트는 혼자 3점슛 9개 포함 46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한 스테픈 커리를 앞세워 113-10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골든스테이트는 서부 8위, 멤피스는 서부 9위가 됐다. 그리고 각자 레이커스, 샌안토니오와 플레이-인 토너먼트 경기를 치르고 마지막 8번 시드 자리를 놓고 또 다시 벼랑 끝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17일 맞대결 결과를 떠올리면 골든스테이트의 우위가 예상될 수 있는 경기다. 심지어 당시처럼 이번에도 골든스테이트가 홈 이점을 가지고 있다. 올해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는 홈 팀이 모두 승리를 거두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올해 플레이-인 토너먼트의 마지막 경기인 이 경기까지 징크스가 이어지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2021년 플레이-인 토너먼트 결과(홈 팀-원정 팀)*
19일 인디애나-샬럿: 홈 팀 인디애나 승
19일 보스턴-워싱턴: 홈 팀 보스턴 승
20일 멤피스-샌안토니오: 홈 팀 멤피스 승
20일 레이커스-골든스테이트: 홈 팀 레이커스 승
21일 워싱턴-인디애나: 홈 팀 워싱턴 승

다만 정규시즌 최종전의 결과와 홈 징크스만 생각하며 마냥 골든스테이트의 우세를 점칠 수는 없다. 멤피스의 최근 분위기가 상당히 좋기 때문이다. 멤피스는 20일 샌안토니오전에서 100-96으로 승리를 거뒀는데 이 경기에서 주전 센터 요나스 발렌슈나스가 23점 23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딜런 브룩스(24점)와 자 모란트(20점)의 활약이 좋았다.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는 최종전을 포함해 골든스테이트의 2승 1패 우위. 하지만 한 판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단판 승부라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두 팀 중 마지막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는 팀은 어디일까.

커리 VS 모란트, 결과는?

이 경기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역시 스테픈 커리와 자 모란트의 대결이다.

멤피스는 지난 최종전에서 딜런 브룩스가 커리를 효과적으로 수비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4쿼터 중반 브룩스가 6파울 퇴장 당하면서 흐름이 급격히 달라졌고, 결국 골든스테이트가 클러치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며 승리를 챙겼다.

이후 열린 샌안토니오아의 플레이-인 토너먼트 경기에서도 브룩스는 더마 드로잔을 완벽 봉쇄하는 좋은 수비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에도 멤피스는 브룩스를 커리에 붙이려 할 것이다. 과연 브룩스는 커리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까. 파울 관리는 이번에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한편 멤피스 입장에서는 모란트의 활약이 중요하다. 발렌슈나스, 브룩스 같은 선수들이 활약해도 구심점인 모란트가 살아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 차이다.

모란트는 17일 두 팀의 최종전에서는 16점에 야투율 33.3%(7/21)로 부진했다. 이어진 샌안토니오전에서는 20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훨씬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모란트의 2대2 옵션이 효과를 발휘할 경우 멤피스의 공격력은 배가 될 수 있다.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도 2대2 수비가 훨씬 까다로워진다. 모란트는 정규시즌 최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윙 대결

이 경기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윙 자원들의 대결이다.

골든스테이트가 후반기 들어 경기력이 반등한 이유는 커리의 맹활약뿐만이 아니었다. 커리를 뒷받침해준 윙 자원들의 활약도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조던 풀, 후안 토스카노 앤더슨 같은 보물들을 찾아냈으며 베테랑 윙 자원 켄트 베이즈모어는 뛰어난 수비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마침 멤피스도 윙 자원들의 활약이 중요한 팀이다. 앞서 언급한 딜런 브룩스를 비롯해 카일 앤더슨, 그레이슨 앨런, 데스먼드 베인의 활약에 따라 정규시즌의 경기 내용과 승패도 크게 갈리곤 했다.

특히 앤더슨, 앨런, 베인이 브룩스의 공수 부담을 얼마나 덜어주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정규시즌 최종전처럼 브룩스에게만 의존하는 모습이 나온다면 멤피스는 금방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팀이다. 반면 최근 샌안티니오전에서 복귀한 그레이슨 앨런을 비롯해 카일 앤더슨, 데스먼드 베인이 3점슛 생산, 상대 퍼리미터 득점 봉쇄에서 제몫을 해준다면 멤피스가 이 경기에서 처음으로 원정 팀으로서 승리를 챙기는 이변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