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봄에 강한 감독은 누가 있을까?

겨울 스포츠인 프로농구의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주로 3월에 진행된다. 프로야구가 포스트시즌을 가을에 치르며 ‘가을 야구’, ‘가을의 전설’을 찾는 것처럼 농구는 ‘봄 농구’다.

그렇다면 정규리그를 마친 후 펼쳐졌던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가장 많은 승리, 혹은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WKBL 지도자는 누굴까?

‘레알 신한은행’을 이끌었던 임달식 전 신한은행 감독이 여전히 가장 짜릿했던 봄 기억을 갖고 있다.

임달식 전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18승 3패, 챔프전에서 16승 4패를 기록하며, 총 34승 7패, 승률 82.9%를 기록했다. 봄 농구 최다승이며, 승률은 2위다.

다만 승률 1위(83.3%)인 박종천 전 하나원큐 감독의 경우, 경기 수가 적고(6전 5승 1패), 첼시 리 사태로 인해 삭제된 기록을 추가할 경우 7승 5패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달식 감독이 가장 화려한 벚꽃 엔딩을 즐겼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감독직을 내려놓은지 수년이 흘렀지만 임달식 감독은 아직도,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 여전히 최다승을 기록 중이다.

*플레이오프 감독 최다승 순위
1위 임달식 감독 18승 3패
2위 정덕화 감독 15승 13패
3위 박명수 감독 14승 14패
4위 이호근 감독 12승 8패
5위 이문규 감독 10승 14패

*챔프전 감독 최다승 순위
1위 임달식 감독 16승 4패
2위 위성우 감독 15승 2패
3위 박명수 감독 13승 10패
4위 이문규 감독 11승 6패
5위 정덕화 감독 8승 17패

‘레알 신한은행’ 이후 우리은행 왕조를 완성했고, 현재도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위성우 감독은 봄 농구 승률 3위(73.9%), 최다승에서는 5위(17승)다.

WKBL 유일의 정규리그 200승 돌파 감독인 위성우 감독이 처음 사령탑에 부임한 2012-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정규리그 1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따라서 위성우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승수를 쌓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봄 농구 전체 경기수가 상위권 감독들보다 적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15승(2패)를 수확하며 1승차로 최다승 2위에 올라있는 위 감독의 챔프전 승률은 88.24%로 역대 1위다.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역대 승률 1위를 기록 중인 위성우 감독은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는 2승 4패로 부진했다. 위 감독의 플레이오프 기록은 모두 삼성생명, 그리고 임근배 감독과의 맞대결 성적이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가장 많이 이끌었던 지도자는 정덕화 전 KB 감독이다.

현대, 삼성생명, KB를 이끌었던 정 전 감독은 정규리그(329경기), 플레이오프(28경기). 챔피언결정전(25경기)에 가장 많이 나선 WKBL 지도자다.

경기수가 많다보니 정규리그(158패)와 챔피언결정전(17패)에서 가장 많은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봄 농구(53경기)에 가장 많이 나서서, 가장 많은 패배(30패)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선두 우리은행을 저격하고 챔피언결정전으로 삼성생명을 이끈 임근배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75%의 높은 승률(6승 2패)을 자랑한다. 하지만, 챔프전(6패)에서는 아직 승리가 없다.

이번 챔프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2015년 사령탑으로 데뷔한 후 6년 만에 챔프전 첫 승을 기록하게 된다.

현역 감독 중에는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성적이 독보적이다.

2012-13시즌부터 9시즌 째 감독직을 맡으며 통합 6연패 등을 이끈 위 감독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을 통틀어 총 318경기를 치렀고 250승 68패, 승률 78.6%를 기록 중이다.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플레이오프+챔프전)을 모두 합쳐서 WKBL 역대 최다승 감독이다.

위성우 감독의 뒤를 이어, KB의 안덕수 감독이 176경기 117승 59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은 66.5%.

위성우 감독에게 플레이오프에서 두 번이나 아픔을 선사한 임근배 감독은 204경기에서 96승(108패)을 신고했다.

플레이오프에서 KB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정규리그에서 신한은행의 돌풍을 이끌었던 정상일 감독은 95경기 41승 54패를 기록했고, 하나원큐 이훈재 감독은 두 시즌 동안 57경기 22승 35패다.

이번 시즌까지 BNK를 맡았던 유영주 감독은 과거 KB 시절을 포함해 68경기 20승 48패를 기록했다.

한편, 임근배 감독과 챔프전에서 만나는 KB 안덕수 감독의 맞대결 성적은 안덕수 감독이 우위에 있다.

일단, 정규리그에서는 21승 11패로 안덕수 감독이 65.6%의 승률을 챙겼다.

두 감독은 2018-19시즌까지 팽팽하게 맞섰지만(안덕수 감독 11승 10패), 2018-19시즌 마지막 경기부터 KB가 삼성생명에 11연승을 거두며 차이가 벌어졌다.

플레이오프에서는 2016-17시즌에 한 번 만나, 삼성생명이 2연승으로 시리즈를 정리했다. 임근배 감독은 부임 후 3번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다. 임 감독에게 플레이오프 진출은 곧 챔프전 진출을 의미했다.

반면 챔프전에서는 임근배 감독이 고전했다. 챔프전에 2번 올라 6전 전패인 임 감독은 2018-19시즌에 KB를 이끄는 안덕수 감독을 만나 3경기를 내리 내줬다. 평균 득실차 -17.7의 완패.

하지만 이 두 번의 챔프전은 모두,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마지막 라운드에 선착한 1위팀을 상대로 체력적 열세를 안고 치른 승부였다. 대등한 조건의 플레이오프를 거친 이번 시즌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인포그래픽=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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