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박진호 기자] 개인상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어시스트와 3점 야투 타이틀의 주인공은 공교롭게도 1위 후보들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가려지게 됐다.
우선 어시스트 왕좌는 챔피언 안혜지와 도전자 김진희의 대결이다.
BNK의 안혜지는 지난 두 시즌,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며 어시스트 1위에 올랐다. 2018-19시즌 6.4개, 2019-20시즌 7.7개의 평균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7.7 어시스트는 단일리그 이후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2015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 됐지만, 만년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안혜지는 지난 두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 중 한 명으로 성장했고, 국내 농구에서 보기 드문 정통 1번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반면 우리은행의 김진희는 이번 시즌 혜성과 같이 나타난 신예다.
광주대를 졸업하고 2017-18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된 김진희는 지난 시즌까지 3년간 총 11경기, 52분 32초를 뛴 게 전부였다. 3년간 통산 어시스트는 단 8개.
그러나 이번 시즌, 개막전부터 주장이자 에이스인 박혜진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채우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팀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김진희가 없었다면, 박혜진이 11경기를 결장한 우리은행이 정규리그에서 선두권을 지키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안혜지(164cm)와 김진희(168cm)는 대표적인 단신 가드다. 신장 외에도 패스의 강점, 그리고 야투에 약점이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안혜지는 이번 시즌 11어시스트 경기를 두 번이나 기록했다. 김진희 역시 10어시스트 경기를 두 번 치렀다. 두 선수 모두 매 경기 최소 2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투에서는 안혜지가 3점슛 24.8%, 자유투 43.8%로 부진했고, 김진희 역시 3점슛 20.3%, 자유투 47.7%로 아쉬움을 보였다.
각각 29경기씩을 마친 가운데, 두 선수의 어시스트 수는 158(5.45)-156(5.38)으로 안혜지가 2개 더 많다.
그러나 올 시즌 맞대결에서의 어시스트는 김진희가 조금 앞섰다. 안혜지는 우리은행과의 5경기에서 평균 8.4점 4.4어시스트를, 김진희는 BNK와의 5경기에서 6.2점 5.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는 21일 부산에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맞대결로 치른다.
정규리그 자력 우승을 위해 1승이 필요한 우리은행과 비록 최하위로 시즌을 마치지만 안방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BNK의 중요한 대결에서 닮은꼴 두 선수의 어시스트 1위 경쟁도 명암이 갈릴 것이다.

이튿날에는 3점슛 여왕을 가리는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하나원큐와 신한은행의 정규리그 최종전인 22일, 부천 경기다. 강이슬과 김아름, 94년생 동갑내기들이 3점 야투 부문 1위를 겨냥하고 있다.
하나원큐의 강이슬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슈터다. 2017-18시즌부터 3점 야투와 3점 야투율 부문을 3연패 했다.
한 시즌에 3점 야투와 3점 야투율을 동시 석권한 것은 역대 WKBL에서 6번 밖에 없었던 일이다. 최초 기록자는 2006겨울리그 당시 엘레나 비어드(신세계)였고, 2011-12시즌에는 KDB생명 소속이었던 한채진이 두 번째로 이 두 부문의 정상에 섰다. 그리고 이후 4번을 모두 강이슬이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강이슬이 어깨 부상 등으로 정상적인 출전을 하지 못하면서 신한은행의 김아름이 강력한 도전자로 급부상했다. 현재 강이슬이 김아름보다 1개를 더 성공해 1위에 올라 있지만, 김아름은 강이슬보다 한 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20일, KB와 홈에서 경기를 갖고 22일, 부천에서 하나원큐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어쩌면 이 맞대결에서는 김아름과 강이슬의 3점슛 쇼다운이 펼쳐질 지도 모른다.
역대 WKBL 한 경기 최다 3점슛 시도 기록은 2005여름리그에서 탄생했다. 3점슛 1위 타이틀 때문이었다.
당시 삼성생명의 박정은과 금호생명의 김경희는 치열하게 3점슛 1위 자리를 다투고 있었다. 시즌 막바지였던 2005년 8월 29일, 박정은이 KB와의 경기에서 12개의 3점슛을 시도해 7개를 성공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자 사흘 뒤, 김경희는 똑같은 KB를 상대로 6개의 3점슛을 성공하며 다시 1위를 탈환한다. 이날 김경희가 시도한 3점슛은 무려 35개. 38분 7초를 뛰었으니 대략 65초마다 3점슛을 던진 것이다. 이것이 역대 WKBL 한 경기 최다 3점슛 시도 기록이다.
하나원큐와 신한은행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김아름과 강이슬은 어떤 승부를 보여줄까?
김아름은 최근 3경기에서 평균 8개의 3점슛을 시도하며. 시즌 평균(6.1개)보다 더 많이 3점슛을 노리고 있다. 성공률도 33.3%로 나쁘지 않다. 반면 강이슬은 지난 두 경기에서 단 8개의 3점슛을 던져 자신의 시즌 평균(6.4개)보다 적은 시도를 보였다.
시즌 맞대결에서는 신한은행이 하나원큐에 5경기를 모두 이긴 것처럼, 김아름이 더 좋은 기록을 냈다.
김아름은 하나원큐와의 5경기에 모두 출전해, 35개의 3점슛을 던져 16개를 성공(45.7%)했다. 3점슛 시도(평균 7.0개)와 성공(평균 3.2개) 모두 자신의 시즌 기록을 상회한다.
반면 강이슬은 신한은행과의 4경기에 나서 3점슛 20개를 시도해 4개를 성공(20.0%)했다. 3점슛 시도(평균 5.0개)와 성공(평균 1.0개) 모두 자신의 시즌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현재 정규리그 3위를 확정하고, 플레이오프 준비 체제로 경기를 운영 중이다.
따라서, 시즌 내내 강력한 수비로 강이슬을 괴롭힌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단비가 이날 얼마나 많은 출장을 가져가며 강이슬을 막을지도 3점슛 대결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이현수 기자
인포그래픽 = 박진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