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①편에 이어...

Q. 2018년 11월 한국을 방문해 WKBL의 이병완 총재와 만나 오찬을 통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는지 궁금합니다. 

A. 당시 여성경영자포럼 참가 차 한국을 방문했다가 니시이 토시하루 전무이사, 키노시타 아키라 사무국장과 함께 WKBL을 찾아 이병완 총재님을 만났습니다. 오찬 후에는 용인에서 WKBL 경기(삼성생명-우리은행)를 관전하기도 했죠.

이 총재님과는 양국에서 여자농구가 더 사랑 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또 어떻게 하면 강한 팀을 육성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서로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교환했습니다. 서로의 모범 사례를 배우는 좋은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또 리그 프로화에 대한 WKBL과의 의견 교환도 있었죠. 제 임기 중에 한국에서 3회, 일본에서 1회 정도 WKBL 총재님들과 만났는데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자주 왕래를 할 수 없어 유감입니다.

Q. WKBL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A. 양국 선수들이 더 많이 교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시즌 중의 교류는 어렵지만, 예를 들어 저희가 주최하는 서머 캠프에 WKBL 구단이 참가하거나, 올스타전에 이벤트 형식으로 서로 참여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서로 간에 교류가 많아졌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Q. 학창 시절 농구 선수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종목 중 농구를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A. 고교 입학을 위한 시험 중 마지막 테스트가 레이업슛이었습니다. 제가 신체 조건도 그렇고 운동 능력도 거의 없지만 레이업 만큼은 훌륭히 합격점을 받았죠.(웃음) 그 기념으로 농구부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Q. 농구선수 사이토 키요미는 어떤 선수였나요?

A. 선수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었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까지 농구부 소속이긴 했지만 운동 신경이 거의 없는 그저 그런 후보 선수였죠. 기술도 없고 수비에서 나쁜 버릇을 가진데다 성급해서 항상 파울만 많은 선수였습니다.(웃음) 

Q. 경영인으로서 활약하는 중에 WJBL의 회장이 되셨습니다. 어떤 계기로 농구계에 오시게 됐는지요?

A. 지금 WJBL에서 활약중인 니시이 전무이사와 뉴욕에서 같이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한 투자은행의 총괄 임원이었고 니시이 전무는 생명보험회사의 투자운용 담당자였죠. 제가 니시이 전무에게 영업을 하는 관계였고 나름 노력을 했지만 결국 니시이 전무가 아무 것도 해주지는 않았습니다.(웃음)

그래도 업무 외적으로 친분을 나누는 친구 관계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에서 농구를 하고 유명한 하타 선생님에게 배웠다는 제 이야기에 그렇다면 예전에 훌륭한 농구선수였겠구나라고 니시이 전무이사가 멋대로 오해한 게 계기가 됐습니다.  

Q.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 사이토 회장님만의 원칙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A. 이것은 회사 경영이나 연맹 운영도 마찬가지지만 저는 효율을 중요시하게 생각합니다. 어떻게 낭비를 줄이고 플러스 알파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직원의 장단점을 파악해 업무를 할당하는 것도 이를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평소에 직원들의 업무 태도나 성향을 잘 관찰하고 또 하려고 합니다. 농구에서 감독이 선수를 지휘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죠. 

또 한 가지 일을 하는 데 있어 크게 생각하는 원칙은 공정성입니다. 고객과의 거래는 서로 공평한지,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공정한지를 보죠. 그것이 지켜지고 있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어떤 W 리그를 만들어가고 싶은지 알려주십시오.

A. 어린이들이 동경하는 일본 최고의 리그, 기술뿐만 아니라 인성을 갖춘 선수들이 모이는 장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또 현역 시절 안심하고 농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은퇴 후를 위한 경력 쌓기도 지원하려고 합니다. 연맹 차원에서 코치 자격 취득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런 시도의 하나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여자농구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일본여자농구는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강해져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WKBL과 교류를 하고 있으며 한국의 프로화와 리그 운영에 대해 많이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WKBL의 사무국 여러분과 선수 여러분이 W 리그 경기를 많이 관전하시고 또 많은 조언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의 농구 팬 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저희 경기를 꼭 관람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코로나19 때문에 TV나 인터넷 중계로 밖에 경기를 못 보지만 이 상황이 풀리면 꼭 체육관을 찾아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농구화로 코트 바닥을 뛸 때 나는 ‘삑삑’ 하는 소리와 선수들이 경기 중에 외치는 기합 소리와 구호 등 직접 경기를 관전해야만 느끼는 묘미가 있습니다. 이것이 농구의 재미를 몇 배나 배가시켜주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한일 교류전이 열릴 때 체육관이 만원이 돼 열기 넘치는 경기가 빨리 열릴 수 ​​있도록 코로나19의 퇴치를 기원합니다. 

Profile
이름 : 사이토 키요미(斎藤 聖美)
생년월일 : 1950년 12월 1일생
출신교 : 오차노미즈여대부속고-게이오대 경제학부-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주요 경력
니혼게이자이신문 기자
모건 스탠리 총괄임원
쇼와 전기공업, 도쿠시마 건설 사외이사
JBOND 토탄증권 대표이사 겸 사장
WJBL 회장(2015년 ~ 현재)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1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W 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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