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KCC는 최근 프로농구에서 가장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팀이다.

5일 기준으로 KCC는 8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아직 시즌 중반이기에 벌써부터 축포를 터뜨리기엔 아주 많이 이르다. 하지만 KCC의 최근 상승세가 선수, 코칭스태프, 사무국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능력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올 시즌 처음 KCC에 둥지를 틀며 팀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는 인물이 한 명 있다. 타일러 가틀린(Tyler Gatlin) 코치다.

가틀린 코치는 미국 G리그에서 풍부한 코칭 경험을 쌓은 지도자다. 2010년부터 텍사스, 베이커스 필드, 노던 애리조나, 스탁턴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가틀린 코치의 지도 속에 NBA로 콜업된 선수들도 상당히 많다. 그런 가틀린 코치가 올 시즌부터는 KCC에서 송교창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틀린 코치는 10년 동안 G리그와 WNBA 무대에서 코치 생활을 해왔으며, 오프시즌이면 유럽과 아시아 무대를 돌며 선수들에 대한 스카우팅도 해왔다. 경험의 스펙트럼이 무척 넓은 만큼 국내에 있는 농구 팬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도 많을 것이다.

미국 무대를 꿈꾸는 한국 농구 유망주들을 위한 조언부터 NBA의 트렌드와 분위기에 대한 생생한 관점까지. [이동환의 앤드원]이 가틀린 코치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부에 이어. (1부 링크: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398&aid=0000041517&viewType=COLUMN)

 

Q. 답변하시면서 ‘젊은 감독(young headcoach)’이라는 말을 쓰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코치님의 과거 이력도 자연스럽게 생각이 납니다. 코치님이 과거 피닉스 산하 G리그 팀에 계셨을 때, 타이 엘리스 감독이 시즌 직전에 NBA 코치로 승진되면서 일주일 정도 갑자기 G리그 팀 감독을 맡았던 적이 있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타일러 가틀린(이하 TG).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자면, 피닉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에 마찰이 생기면서 시즌 개막 3경기 만에 감독 교체가 이뤄졌었습니다.(2017-2018시즌에 피닉스가 얼 왓슨 감독을 3경기 만에 경질하고 제이 트리아노 코치에게 맡겼던 사건.) 그 결과 G리그 감독이었던 타이 엘리스 감독님이 NBA 코치로 올라가는 내부 승진이 자연스럽게 진행됐습니다.

물론 타이 엘리스 감독님은 준비가 충분히 돼 있었던 케이스긴 합니다만, 사실 NBA에서는 구단의 운영 상황에 따라 갑자기 감독이나 코치가 되는 상황이 많이 벌어집니다. 때문에 지도자들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그에 맞춰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지난 시즌만 해도 뉴욕 닉스에서 데이비드 피즈데일 감독이 경질되고 G리그에 있었던 마이크 밀러가 감독 대행이 되는 상황이 벌어졌었죠.

더불어 이렇게 내부 승진을 하는 경우는 새 지도자도 이전부터 같은 구단의 같은 시스템 안에서 일을 해왔을 것이고 같은 스타일의 농구를 추구하며 같은 코칭 용어를 써왔을 것이기 때문에, 순수한 역량의 갭만 극복할 수 있다면 전임자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단이 바라는 팀 운영 방향에만 잘 맞춰가면 되겠죠.

제가 G리그에서 타이 엘리스 감독을 대체하는 감독 대행이 됐을 때도 저 스스로는 충분한 준비가 돼 있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일주일의 짧은 시간이었고 얼마 되지 않아 농구적으로 굉장히 훌륭한 역량을 지닌 코리 토퍼트 감독이 오시면서 저는 다시 코치로 돌아갔지만요. 이후에는 토퍼트 감독 밑에서 공격 전술, 선수 육성과 관련된 부분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즌에 5명의 선수가 NBA로 콜업되기도 했습니다. 큰 성과도 있었고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미국에서는 NBA 드래프트에 뽑힐 만한 최고급 유망주들이 대학에 가지 않고 G리그와 계약하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2021년 드래프트 최상위 지명이 유력한 제일런 그린, 아이재아 토드 등은 지난해 대학 입학 대신 G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NBA 사무국은 G리그에 최고급 유망주들을 위한 팀을 따로 만들어 NBA 드래프트까지 그들의 NBA 진출 준비를 돕기로 했다.)

토론토는 프레드 밴블릿, 파스칼 시아캄 등 G리그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NBA 우승의 주역이 되기도 했습니다. 코칭스태프도 G리그 출신이었고요. G리그의 영향력이나 힘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이고, 앞으로도 이런 트렌드는 이어질 것 같습니다. G리그에서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셨던 분으로서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TG. 유망주들의 G리그 직행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저는 잠재력이 풍부하고 성숙한 선수들이라면 대학 무대를 거치지 않고 G리그나 호주 리그 같은 프로 무대에 바로 도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요즘 그런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전체 선수 중에서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지만요. 우려되는 것은 많은 유망주들이 자신이 대학 무대를 거치지 않아도 그 소수에 속한다는 착각에 빠진다는 겁니다.

대학 무대도 분명히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대학에서 인격적으로 더 성숙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농구 외적인 부분에서 다양한 경험과 고민을 하면서 프로 진출 후 농구선수로서의 커리어를 더 성공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본인이 이미 정신적으로 이미 프로에서 뛸 준비가 돼 있다면, 선수로서 성숙함을 다져나가는 속도를 더 빠르게 가져갈 방법이 G리그 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무대에서 요구하는 농구 스타일과 NBA와 G리그에서 요구하는 농구 스타일은 분명히 다릅니다. G리그로 직행한다면 향후에 NBA가 요구하는 농구 스타일에 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겠죠. 자신의 생활과 플레이에 대한 책임감도 보다 빨리 가질 수 있는 방법이 G리그 직행이라고 봐요.

Q. 코치님에 대해 알아보면서 과거에 기고하셨던 글들을 좀 읽었습니다. 2014년 농구월드컵 때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가서 국제 경기를 직접 관람하셨고, 유로리그 경기에 직접 가셔서 루카 돈치치(댈러스) 같은 선수들을 미리 스카우팅하기도 하셨더라고요.

아시아 농구와 관련된 질문도 드렸었지만, 코치님은 북미 밖의 해외농구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에서 일하고 계시고요. 유럽, 아시아 농구에 이렇게 관심을 기울이시는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TG. 농구는 글로벌 스포츠입니다. 농구를 연구하고 배우는 사람이라면 그 부분을 계속 염두에 둬야 합니다. 농구와 관련된 무대에서 일하고 싶다면 오픈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일이 코치이든, 스카우터든, 구단 경영자이든 말이죠. 제 농구 철학 자체가 다양한 스타일의 농구를 접하고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고, 실제로 그렇게 하면 농구에 대한 시야가 많이 넓어지기도 합니다.

저에게 월드컵과 유로리그 관전은 농구라는 아름다운 스포츠가 다른 환경에서는 어떻게 펼쳐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미국과는 전혀 다른 룰, 선수 구성, 스타일 안에서 농구 경기가 펼쳐지는 걸 지켜보고 있으면 마음 속에서 열정이 마구 끓어오르기도 해요.

스폰서의 지원을 받고 해외농구를 보러 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자비로 갈 때도 많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농구를 무엇보다 사랑하고, 농구에 대한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에요.

사실 저와 비슷한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프시즌에 선수들과 같이 훈련을 하는 데 집중합니다. 다만 저는 코치뿐만 아니라 사무국 매니지먼트의 역량도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오프시즌에 해외농구 경기를 보러 많이 돌아 다닙니다. 먼 거리를 오가는 건 물론 힘든 일이에요. 하지만 그런 부분을 메우고도 남을 만큼 이점이 있는 게 해외농구 경기 관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농구에 대한 애정, 제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싶은 욕심, 업무적인 부분 모두가 해외농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인 것 같아요.

 

Q. 오랜 시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해오셨습니다. 코치님께 가장 큰 영향을 준 지도자는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TG. 타이 엘리스 감독님(전 피닉스 코치, 노던 애리조나 감독)은 저와 전장을 같이 누빈 끈끈한 사이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그분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농구에 대한 부분은 크리스 젠트 코치(현 애틀랜타 코치, 전 오하이오 주립대, 필라델피아, 올랜도 코치)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젠트 코치님은 바닥부터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올라온 분이십니다.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코치를 하셨고 현재는 애틀랜타에 코치로 계십니다. 올랜도 시절에는 감독 대행도 하셨고, 한 때는 르브론 제임스의 개인 코치로 2년 정도 일하셨죠. 젠트 코치님을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저는 제가 농구를 꽤 많이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젠트 코치님을 만나고 많이 놀랐습니다. 그분은 엄청나게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계실뿐더러, 마치 과학자가 과학에 대한 전문 용어를 쓰듯이 농구에 대해서 완전히 다른 전문적인 용어를 쓰시더라고요. 젠트 코치님을 만난 후부터 다시 농구를 배운다는 자세로 공부를 해왔고, 실제로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태도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Q. 아까 답변 중에 구단의 매니지먼트에 대해서 언급하셔서 마침 궁금해졌습니다. 사실 3-4년 전만 해도 NBA엔 닥 리버스, 탐 티보도, 스탠 밴 건디처럼 감독 일을 하면서 구단 사장이나 단장 같은 프런트의 경영직을 겸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케이스가 거의 사라졌고요. 요즘에는 오히려 LA 레이커스의 롭 펠린카 단장이나 뉴욕 닉스의 리온 로즈 사장처럼 에이전트 출신의 경영자가 하나 둘 등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흐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TG. 구단 매니지먼트의 방식도 구세대(old-school)에서 신세대(new-school)로 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요즘에는 경기 자체에 관심이 많은 구단주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댈러스의 마크 큐반 구단주가 대표적이죠. 큐반은 도니 넬슨 감독에게 전권을 주되 많은 지원을 하고 직접 의견을 내면서 함께 팀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도니 넬슨은 국제 스카우터로서의 경험도 가지고 있고 지도자 경험도 있죠. 아버지 돈 넬슨은 댈러스의 감독을 맡기도 하셨고요.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입니다. 다른 팀들도 도니 넬슨처럼 견문이 넓고 분석에 능한 인물들을 찾는 분위기입니다. 

레이커스 같은 경우는 좀 다른 케이스이긴 합니다. 레이커스는 슈퍼스타를 영입해서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니까요. 때문에 롭 펠린카 같은 슈퍼스타의 에이전트였던 인물에게 팀 운영을 맡기는 것이 당연히 합리적입니다. 뉴욕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NBA 팀이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팀마다 프론트 오피스의 구성 방향과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각자가 처한 상황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롤 모델은 마크 큐반 구단주와 도니 넬슨 단장의 댈러스 같고요.

Q. 피닉스 산하 G리그 팀에서 오래 일하신 만큼 평소에 선즈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피닉스는 이번 시즌에 크리스 폴을 영입하면서 기대치 자체가 높은 팀이기도 합니다. 이번 시즌 피닉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TG. 피닉스는 오랫동안 리빌딩을 하면서 데빈 부커를 비롯한 많은 젊은 스타들을 키워냈습니다. 올랜도 버블에서는 8전 전승을 거두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요. 이제는 크리스 폴을 데려왔고 당연히 기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3년 차 시즌을 맞이하는 디안드레 에이튼도 기대가 됩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2018년 드래프트 때 피닉스 구단에 1순위로 루카 돈치치를 뽑아야 한다고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진 않았고 몇 달 뒤에 라이언 맥도너 단장은 해고됐지만요.(일동 웃음) 하지만 그럼에도 피닉스는 미래가 밝은 팀이고 이번 시즌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새크라멘토 킹스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프시즌에 블라디 디바치 단장과 페야 스코야코비치 부단장이 모두 팀을 떠났고 그 자리에 분석가 출신의 수장인 몬테 맥네어를 신임 단장으로 영입했는데 이건 정말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올드 스쿨 스타일로 팀을 이끌던 프런트 오피스가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인물들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 팀이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합니다.

Q. 몬테 맥네어는 대릴 모리 단장과 함께 휴스턴에서 일했었고, 실제로 모리 볼을 추구하는 인물로 알고 있습니다. 거숀 로사스 단장이 부임한 뒤 미네소타도 모리 볼을 추구하고 있고요. NBA에 모리 볼 같은 분석적인 농구를 추구하는 팀이 점점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지도자로서 모리 볼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시고, 모리 볼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TG.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NBA 현장에서도 많은 장비가 선수 분석과 통계 분석에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그런 변화가 팀 운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고, 그로 인해 모리 볼 같은 분석적인 관점을 가진 농구 시스템이 탄생하고 조금씩 유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리 볼은 스페이싱에 중점을 두고, 3점이 2점보다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농구 시스템입니다. 휴스턴처럼 모리 볼을 바탕으로 정규시즌에 성공을 거두는 사례도 있었고요. 그 결과 빠른 페이스 속에서 3점을 신나게 던지는 농구를 하는 팀이 실제로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같은 단기전이나 클러치 타임에서는 모리 볼의 힘이 증명된 사례가 아직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리 볼을 앞세워 NBA 파이널에 진출한 팀도 아직 나오지 않았고요. 

개인적으로는 모리 볼이 가진 장점과 골밑과 미드레인지 구역을 공략하는 올드 스쿨 농구가 가진 장점이 균형을 이루는 농구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우승을 하는 농구도 그런 농구라고 생각하고요.

골든스테이트가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얼핏 보면 골든스테이트는 점프슛만 던지는 팀 같지만, 실제 공격이 이뤄지는 과정은 굉장히 유기적입니다. 팀을 대표하는 스타들을 어린 나이부터 직접 키워냈고 마크 잭슨 감독 시절을 통해 수비의 기본기를 팀에 이식했죠. 골든스테이트의 농구는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대단한 농구라고 생각해요. 패싱 게임을 통해 경기에 승리하기 때문입니다. 케빈 듀란트가 오기 전부터 스스로 우승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팀이 바로 골든스테이트입니다.

 

Q. KBL도 근 몇 년 동안 경기 페이스가 눈에 띄게 빨라졌고 3점슛 시도도 많아지는 분위기입니다. 혹시 모리 볼 같은 농구가 KBL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TG. 당연히 있습니다. 페이스 앤 스페이스(pace and space)는 현재 세계적인 농구 트렌드입니다. KBL에도 그런 바람이 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비단 KBL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에요. 물론 그 과정에서 올드 스쿨 농구의 장점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고요.

다만 KBL은 여전히 인사이드에서 하는 농구가 주를 이루고 있고, 실제로도 세계적인 트렌드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된 ‘날 것 그대로의 농구’를 하는 리그라고 생각해요. 외국선수들이 공격해결을 여전히 많이 담당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아가 국내 빅맨들도 밖으로 더 많이 빠져나와서 3점을 던지고 팀이 전반적으로 스페이싱을 넓게 가져가는 농구를 하기 시작한다면, 언젠가 KBL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갈 수 있는 리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코치님께 KCC에서의 지도자 생활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TG. 일단 현재의 가장 큰 목표는 KCC의 이번 시즌 우승을 돕는 것입니다. 지금은 여기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선수들과 매일 같이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면서 훈련을 돕고 있습니다. 타일러 데이비스, 라건아, 이정현 같은 주축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죠. 저도 KCC에서 정말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미래의 일은 솔직히 아직 모르겠습니다. 누가 예상할 수 있을까요. 일단은 KCC에서 맡은 일에 집중하고 꼭 우승을 하고 싶습니다. 향후에는 모든 가능성이 열릴 것이고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있겠지만, 지금은 KCC에서 제가 맡은 역할에 집중하고 KCC를 위해 제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쏟아내고 싶습니다.

Q. 한 시간 넘는 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코치님과 또 이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TG. 저도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언제든 또 이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고맙습니다. 

 

 

사진 = KCC 농구단 제공, 현지 기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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