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시작은 미약했다. 2017년 가을 어느 날, SK를 상대로 치른 데뷔전에서 10분을 뛰었지만 1점밖에 못 넣었다. 같은 날 함께 코트를 밟은 1순위 허훈이 15점 7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동안 2순위 양홍석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3년 뒤, 1점짜리 선수였던 양홍석은 이제 KT의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과 리바운드를 책임지는 에이스가 됐다. 이 모든 게 23살 나이에 이룬 업적.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의 끝은 대체 얼마나 창대할지 가늠조차 어렵다.

 

Q1. 최근 활약이 뜨겁다. 
저번 시즌보다 확실히 몸이나 멘탈이나 전체적으로 다 좋아졌다. 좋아진 게 시합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Q2. 팀 성적도 좋다. 지난 시즌에 비해 팀적으로 가장 좋아진 부분은 어떤 점일까?
모든 선수가 다 스텝 업한 느낌이다. 지난 시즌은 (허)훈이 형만 바라보는 게 있었다면, 올 시즌은 누구나 다 공을 잡으면 직접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훈이 형만 바라보는 게 줄어든 게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

Q3. 지난 시즌에 비해 야투 시도는 10.3개에서 11.4개로 크게 늘지 않았다. 다만 야투율이 9% 가량 오르면서 효율이 무척 높아졌다.
지난 시즌까진 워낙 어려운 슛을 많이 던졌다. 몸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그런 슛을 던지니까 미스샷이 많았다. 올해는 공격을 좀 바꿨다. 좋은 패스를 많이 받는 것도 있고. 쉬운 득점 찬스가 많아졌다.

Q4. 3점슛 혹은 림 어택으로 공격을 좀 단순하게 정리한 느낌인데.
맞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부분이었다. 사실 나도 화려한 플레이를 좋아했다. 가장 가까이 있는 훈이 형이 그런 걸 좋아해서 나도 무리해서 따라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심플하게 농구하자고 하시더라. 그러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그 말을 듣고 따랐는데 지금까진 아주 성공적이다.

Q5. 올 시즌 리바운드가 7.1개로 데뷔 후 가장 높다. 출전 시간은 거의 그대로인데 비결이 뭘까?
마음가짐이 좀 바뀌었다. 팀에 각자 역할이 있지 않나. 리딩이나 화려한 플레이는 훈이 형이 제일 잘하고, 슛은 (김)영환이 형이 좋고, 센터 포지션에서는 (김)현민이 형이 있고...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고민해보니 리바운드더라.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고 하지 않나.(웃음) 집중하고 있다.

 

Q6. 3점슛 성공률이 지난 시즌 28%에서 올 시즌 43%로 눈에 띄게 올랐는데?
아직 초반이라 좋아하긴 이르지만(웃음) 좋긴 좋다. 연습을 많이 한다. 연습을 많이 하니 부담감도 적어지더라. 비시즌 때 코치님들과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세트 슛 말고 무빙 슛도 연습을 많이 하면서 밸런스가 좋아졌다.

Q7. 슛 연습은 하루에 얼마나 하나?
비시즌에는 하루에 1,000개씩 던졌다. 연습 땐 보통 1,000개 던지면 700개 정도 들어간다. 지금은 시즌이기 때문에 하루에 300~400개씩 던지고 있다.

Q8. 슛은 재능일까 혹은 노력일까?
노력인 것 같다. 저도 슛이 처음부터 좋은 선수가 아닌데 이렇게 끌어 올리지 않았나. 연습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Q9. 올라간 3점슛 성공률이 실전에서 체감이 될까? 수비와 거리라든지.
느껴진다. 훈이 형이 워낙 투맨 게임을 잘해서 저한테 좋은 패스를 많이 주는데, 예전 같았으면 투맨 게임 때 제 수비자가 저를 버리고 헬프를 많이 갔다. 그런데 이제는 안 가고 저한테 붙어 있더라.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웃음)

Q10. 양홍석이 보는 서동철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저한테는 무조건 좋은 분이다. 두 시즌 전 베스트 5를 받고 지난 시즌에 슬럼프가 왔다. 그때 감독님께서 정말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TV에는 질책하는 장면만 많이 나가지만, 생각도 많이 해주시고 제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얘기를 정말 많이 해주신다.

 

Q11. 그래도 팀원 중에서 질책 비율이 가장 압도적이던데.
하하하. 감독님도 그런 반응을 알고 계신다. 억울해하신다.(웃음) ‘홍석이가 더 잘할 수 있는 선수인데 더 끌어낼 수 있어서 그러는 건데...’라고 속상해하신다. 그런데 저도 알고 있다. 맞는 말씀이다. 

Q12. 그래도 ‘왜 나한테만 그럴까...’하는 생각은 든 적 없나?(웃음)
많다.(웃음) 다른 선수랑 같은 실수를 해도 유난히 저한테는 크게... 하하하. 그런데 끝나고 다시 장면을 복기해보면 다 그럴 만한 것들이다. 경기를 마치고 나면 감독님이 다시 웃으시면서 이것저것 말씀해주신다. 다 저 잘되라고 하는 거고, 제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그렇게 해주신 덕분에 많이 늘었으니까.

Q13. 올 시즌 중 잘했던 날에 인터뷰실에 직접 손을 잡고 데려온 적도 있지 않나? 평소 칭찬도 화끈하게, 질책도 화끈한 편이던데.
유독 저한테만 더 화끈하신 것 같기도 하고.(웃음) 어제도 운동 끝나고 같이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는데, 감독님이 제가 옆에 있는데 트레이너 형한테 ‘이것 좀 들어봐’하면서 제 얘기를 하시더라. 이게 누가 잘못한 상황이냐고.(웃음) 여튼 TV에 비춰지는 것과는 정말 다르다. 저는 정말 감독님께 감사하다.

Q14. 다른 감독님 밑에서 뛰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해본 적 있을까?
그런 생각 하면 안 된다. 감독님이 알면 서운해 하신다. 우리 감독님이 제일 좋다.(웃음)

Q15. 최근 얼리 드래프트로 프로에 진출하는 선수가 많아졌다. 선배로서 어떤 느낌인가?
얼리로 나온 친구들이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아무래도 마음이 먼저 가더라. 저는 얼리로 나왔지만, 데뷔 시즌에는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데뷔 시즌부터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반면 빛을 못 보고 있는 선수들도 언젠가는 다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응원하고 있다. 

Q16. 얼리 드래프트를 결정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무엇이었나?
제가 중앙대 1학년 때 2017 FIBA 아시아컵 대표팀에 뽑혔다. 대표팀에 가서 보니 제가 지금까지 배우고 해왔던 농구와 완전히 다른 농구가 있더라. 중앙대라는 학교도 제가 고민 끝에 고른 팀이었기 때문에 보고 배운 것이 많았지만, 성인 대표팀 형들을 보니 ‘내가 앞으로 몇십년 동안 농구할 곳은 프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4학년을 다 마치고 나오면 제 목표인 프로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 어려울 것 같았다. 

Q17. 그러나 당시 대표팀에서는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경기에는 못 나갔지만 한 달 넘게 형들이랑 같이 생활하고 훈련했다. 벤치에만 있어도 배우는 게 정말 많았고 또 농구장 밖에서 몸 관리하는 법도 배웠다. 그때 정말 많은 경험치를 먹고 왔던 것 같다. 

Q18.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영감을 준 인물이 있다면?
(오)세근이 형과 같은 방을 썼다. 세근이 형이 몸 관리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다. 전부터 (송)교창이 형을 보면서 얼리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긴 했지만, 형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확실히 마음을 굳히게 됐다. 얼리를 신청할 때만 해도 프로에서 곧바로 잘할 자신은 없었다. 다만 부딪히고 배울 자신은 있었다.

Q19. 얼리로 나온 것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농구적으로도 그렇고 외적으로도 그렇고. 아, 굳이 하나 꼽자면 캠퍼스 생활을 포기했다는 거?(웃음)

Q20. 얼리로 나오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 적은?
프로에 와서 계속 그랬다. 지금 이 순간도 그렇고. 

 

Q21. 데뷔 후 올 시즌 기록이 가장 좋은데 그럼 올 시즌이 가장 만족스러운 시즌일까?
아니다. 프로에서 와서 만족스러운 시즌은 아직 한 번도 없다. 최악의 시즌은 확실히 지난 시즌이었고.(웃음)

Q22. 드래프트 당시 KT가 1, 2순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1순위로 허훈, 2순위로 양홍석을 지명했다. 1순위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없었다. 그냥 얼리로 나온 선수를 2순위로 뽑아준 구단에 감사했다. 그때 (안)영준이 형이나 (김)낙현이 형이나 (김)국찬이 형, 유현준 선수 등 좋은 선수들이 되게 많은 해였는데 저를 높게 봐주셨다. 2순위에도 정말 감사했다.

Q23. 허훈과는 지명 전에는 어떤 사이였나?
둘이 같이 대학생 신분으로 대표팀이나 존스컵에 뽑혀서 막내 노릇을 같이 했다. 그런데 말만 대학생 신분이지 학년도 3년 차이에 그때도 이미 훈이 형은 스타여서 급이 다른 막내였다. 그래서 같이 청소를 해도 제가 좀 더 많이 하긴 했다.(웃음)

Q24. 드래프트 땐 허훈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딱히 얘기를 한 건 없었는데 아, 추첨식 때 제가 뒤에 앉아 있었고 훈이 형이 좀 앞줄에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2순위에 KT가 나오니까 형이 뒤를 돌아서 저를 보더라. 그때 서로 직감을 좀 해서 눈으로 얘기했다.

Q25. 양홍석의 성장세도 무섭지만, 허훈의 성장세도 대단하다. 허훈의 모든 경기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허훈이 데뷔 초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훈이 형은 워낙 데뷔 때부터 잘한 선수라... 달라진 게 있다면 여유? 그때도 잘했지만 지금은 여유까지 생기면서 코트 구석구석을 다 보는 선수가 됐다.

Q26. 허훈의 파트너로서 경기를 뛰는 건 어떤 기분일까? 리그 최고의 해결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리그 최고의 헤비 볼 핸들러 중 하나이기도 한데.
장단점이 있다. 훈이 형한테 수비가 집중되기 때문에 제 공격이 편하다. 주는 걸 받아먹기만 하면 되니까. 단점은 역시 볼을 오래 갖고 있다는 점?(웃음) 그런데 그것도 형이 다 그만큼 능력이 있으니까 그런 거다. 단순히 오래 갖고 혼자 던지는 게 아니라 리그에서 어시스트도 가장 잘하는 가드지 않나. 훈이 형을 만난 건 저한테는 행운이다.

Q27. 최근 합류한 신인 박지원과 호흡도 좋던데?
지원이도 시야가 좋다. 거기에 패스도 좋고 신장도 좋다. 볼을 오래 갖지 않아도 오프더볼 무브로 찬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Q28. 다시 드래프트 얘기를 해보자면, 먼저 LG와 KT의 픽 트레이드가 있었고 그 다음 얼리 선언을 했다. 픽 트레이드가 일어날 떄만 해도 ‘저게 내 일이구나’라는 생각은 했었나?
그땐 생각도 못했다. 그냥 기사를 보고 ‘와. 팀의 기둥들을 트레이드하네... 대박이네’하고 놀라기만 했지 저게 제 일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웃음)

Q29. 드래프트 당일 소감에서 ‘홀로 키워주신 아버지께 감사하다’라고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맞다. 홀로 키워 주셨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버지는 일하시느라 어려서부터 따로 계시고, 저는 중학교 때까지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지금도 전주 경기 가면 꼭 할머니, 할아버지 뵙고 온다. 가면 손주 왔다고 밥을 이만큼 주신다. 팀에서 밥 먹고 왔는데 모른 척하고 또 먹어야 한다.(웃음) 지금도 하루 자기 전 마지막 일과가 할머니께 전화하기다.

Q30. 효심이 깊다. 지금까지 해드린 선물 중 가장 좋은 선물은 뭔가?
용돈을 자주 드린다. 아주 자주 드린다.(웃음) 아빠 세대나 할머니 세대 트렌드를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돈으로 드리는 게 서로 좋은 것 같다. 할머니, 할아버지한테는 요새 더 잘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시니까. 지금보다 더 자랑스러운 손주가 되고 싶다.

 

Q31. 최근 올스타 투표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18-19 올스타전 땐 역대 최연소 올스타 투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허훈에게 밀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예능 출연의 힘이 크다.(웃음) 농구도 농구지만 예능을 통해서 인지도를 쌓고 온 게 큰 것 같다.

Q32. 본인도 허훈처럼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면 잘할 수 있을까?
아, 저는 그 정도 못한다. 훈이 형이 워낙 끼가 많다. 저는 그런 출연 제의가 와도 기회를 못 살리고 올 것이다.(웃음)

Q33. 지난 번 올스타 1위를 차지했을 때 소감은?
정말 정말 과분했다. 그때 제가 만으로 스물 두 살이었다. 농구도 지금보다 완성되지 못한 시기였는데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아 1위가 됐었다. 스물 두 살에 올스타 팀 주장이 돼 형들을 뽑고 이끌어야 했는데 사실 그것도 정말 힘들었다. 팀도 완패했고.

Q34. 얼리로 프로에 오면서 최연소 올스타 투표도 그렇고 최연소 트리플더블이나 최연소 20득점 등 여러 기록도 세웠다. 가장 좋은 기록은?
올스타 투표 1위가 가장 좋다. 그건 제가 만든 기록이 아니고 팬분들이 만들어 주신 기록이라서 가장 애착이 간다.

Q35. 같은 얼리 출신인 송교창과 라이벌 구도가 있다. 두 시즌 전에 정점이었다가 지난 시즌은 송교창의 완승이었다. 올 시즌은 다시 불이 붙고 있는 것 같은데.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각자 팀에서 주문하는 것도 있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KCC와 붙어 매치업이 될 땐 절대 지지 않으려고 한다. 같은 포지션에서 매치업이 됐을 때 제가 밀리면 팀도 패배하는 것이기 떄문에.

 

Q36. 본인에게 없는 송교창의 무기는?
스피드가 좋다. 순간적인 스피드가 정말 좋다.

Q37. 송교창에게 없는 본인만의 무기는?
리바운드를 보는 눈?(웃음) 저는 리바운드에 자부심이 있다. 저만의 보는 눈이라고 해야 하나. 이제 리바운드 길이 좀 보인다.

Q38. 라이벌리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대로라면 향후 국가대표에서도 포워드 주전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이길 자신 있나?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저만의 장점을 살려서 꾸준히 연습한다면 충분히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Q39. 국가대표 얘기가 나왔으니 2018 아시안게임 3X3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하...(웃음) 이젠 괜찮다. 저한테는 참사 같은 일이지만 리그나 팬들 사이에서는 좋은 얘깃거리가 되는 것 같다. 괜찮다.

Q40. 클러치 상황에서 아쉬웠던 김낙현과 사이를 의심하는 팬들이 많다.
다들 낙현이 형 때문에 떨어졌다고 하는데, 제가 항상 관련 인터뷰 때마다 얘기하는 게 있다. 우리는 낙현이 형이 없었으면 결승까지 가지도 못했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긴 했지만, 분명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Q41. 아쉬움이 얼마나 갔나?
지금도 아쉽다.(웃음) 죽을 때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 하하하. 특히 상무에 입대하기 위해 머리를 깎으러 갈 때 가장 아쉬울 것 같고...

Q42. 그때 금메달을 땄다면 지금 어땠을까?
지금보다 야간 훈련을 한 시간 정도씩 덜하고 있지 않을까?(웃음) 간절함이 덜했을 거다.

Q43. KT가 지난 시즌부터 유난히 외국선수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외국선수 없이 뛸 때 드는 감정은?
사실 높이 빼고는 오히려 조직력이 더 괜찮다. 국내 선수끼리 뛸 때 의사소통도 더 잘 되고 잘 맞는 게 있긴 한데... 그 높이라는 게 농구에서는 가장 중요한 거니까 어쩔 수 없더라.

Q 44. 그 동안 뛰었던 외국 선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데이비드 로건과 마커스 랜드리다. 저한테는 농구 선생님들이었다. 로건한테는 슛 타이밍이나 투맨 게임을 많이 배웠다. 제가 그때까지만 해도 볼도 제대로 못 다루는 선수여서 기본적인 걸 많이 눈으로 보고 배우려고 했다. 랜드리와는 포지션이 비슷해서 포스트에서 플레이나 돌파를 할 때 잽 스텝 후 타이밍을 뺏는 기술을 배웠다. 워낙 배우고 싶은 게 많아서 엄청 물어봤다.

Q45.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 선수들이 역대급이라는 말이 많았지만, 막상 3라운드쯤 되니 다시 예전에 뛰었던 선수들이 다시 부름을 받고 있다. 체감하기에 어떤가?
개인 기량이나 NBA에서 경력 등을 보면 최고의 선수들은 맞다. 그런데 KBL에 맞는 선수는 따로 있는 것 같다. 우리 팀의 브랜든 브라운처럼 한국 농구를 잘 알고 뛰는 선수들이 적응도 빠르고 잘한다.

 

Q46. 허훈과 입단 동기라 슬슬 상무 입대 시기와 FA 시기도 결정해야 할 텐데.
훈이 형과 시기를 다르게 가져가는 게 좋겠지만, 이 부분은 구단과 좀 더 상의해야 할 듯하다.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유일하게 확실한 건 FA 때 KT에 남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것?

Q47. 프로 초창기 떄 매일 잘못한 게 있으면 농구 일기를 쓴다고 들었는데, 지금도 쓰고 있나?
물론이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요새도 꾸준히 쓰고 있다. 주로 감독님께 새로운 지적을 받았을 때, 도감을 채우는 느낌을 쓴다.(웃음) 나만의 컬렉션이라고 해야 하나. 항상 똑같은 지적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 지적을 받을 때마다 적어 둔다. 몇 년 전 일기를 보면 정말 해서는 안 될 실수들도 많이 했더라.

Q48. 비시즌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건? 취미가 따로 있나?
유일한 취미는 게임 정도? 피파 온라인 좋아한다. 구단 가치가 140억 정도 된다. (높은 건가?) 음... 이 정도면 어디 가서 ‘와’ 소리 들을 정도는 된다.(웃음) 최근에는 서핑을 좀 배워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시즌이 끝나고 코로나가 좀 없어지면 휴가 때 서핑을 해보고 싶다. 아직 해본 적은 없고 유튜브로 보고 있는데 정말 재밌어 보이더라.

Q49. 앞으로 선수로서 목표는?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선수가 되고 싶다. 감독님이 항상 말씀하시는 게 ‘코트에서 감독이 빼기 싫은 선수가 돼라’라고 하신다. 감독님 말씀처럼 개인 기록을 떠나서 내가 코트에 없으면 안 되는 선수, 그러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Q50. 서동철 감독 밑에서 40분 이상을 뛴 게 벌써 7번이니 이 정도면 적어도 감독님 말은 잘 듣고 있는 것 같은데?
맞다. 40분을 뛰면 감독님이 하신 말씀을 지킨 것 같아서 뿌듯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혼내시지?(웃음) 농담이고, 아직까진 젊어서 30분을 뛰나 35분을 뛰나 40분을 뛰나 다 똑같다. 하나도 힘들지 않고 그저 뛰는 게 너무 좋다. 더 오래 뛰고 싶다.

 

사진 = 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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