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골든스테이트의 시즌 스타트가 끔찍하다. 경기력이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친다. 개막 2경기에서 2패. 득실마진 합계는 무려 –65점이다. 단순히 출발이 불안할 걸까, 아니면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걸까. 3가지 이야기를 다뤄보았다.

 

▶ 스토리 1. 위긴스-우브레, 부진에도 정도가 있다

이보다 나쁠 수 있을까. 앤드류 위긴스와 켈리 우브레의 개막 2경기 내용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개막 2경기에서 위긴스는 평균 12.5점 야투율 29.4% 3점슛 성공률 20.0%를 기록했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평균 17개의 야투를 시도했지만 효율은 바닥이었다. 앞에 수비가 없든 있든 슛이 림을 빗나가기 일쑤였다.

우브레는 더 심했다. 2경기에서 던진 야투 24개 중 20개 실패. 성공한 4개는 모두 덩크였다. 레이업 슛, 플로터, 점프슛은 단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총 11개의 3점슛을 던졌는데 성공한 것은 0개였다.

양 날개에서 득점을 쏟아부어야 할 위긴스와 우브레가 동반 부진하자 골든스테이트는 순식간에 스테픈 커리 원맨 팀이 됐다. 그 결과 현재 골든스테이트는 평균 득점(99.0점)과 공격 효율지수(89.6) 모두 리그 꼴찌에 머물고 있다.

물론 커리도 개막 2경기 경기력이 좋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양쪽 윙의 핵심 자원들이 이 정도로 부진한 상황에서 메인 볼 핸들러인 커리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제아무리 ‘커리 그래비티’로 수비수를 끌고 다녀도, 다 된 밥에 2명이 야투 미스를 뿌리면 커리가 뭘 할 수 있을까. 개막 2경기 대패의 책임을 특정한 선수에게 굳이 돌려야 한다면 그 대상은 커리가 아닌 우브레와 위긴스여야 할 것이다.

특히 위긴스의 경우 림을 충분히 어택하고 있는데도 야투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개막 2경기에서 위긴스는 전체 야투의 절반에 가까운 44%를 림 근처에서 시도했다. 이는 지난 시즌(34%)보다 10%나 높은 수치다. 그리고 그만큼 미드레인지 점프슛 빈도(37%→31%)와 3점슛 시도 빈도(29%→25%)는 낮췄다. 그런데 위긴스의 개막 2경기 림 근처 야투 성공률은 최악이었다. 36.7%에 불과했다.

*위긴스의 림 근처 야투 시도 빈도/성공률 기록*
17-18시즌: 29%/67%
18-19시즌: 34%/58%
19-20시즌: 34%/67%
20-21시즌: 44%/ 36.7%(개막 2경기)

 

수비에서는 우브레가 유난히 심각한 모습을 보였다.

개막 2경기에서 우브레는 퍼리미터에서 상대 공격수의 첫 동작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거나 페이크에 속아 순간적으로 돌파를 허용하는 장면이 빈번하게 나왔다. 브루클린전에서는 카이리 어빙의 마크맨으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고, 밀워키전에서는 코트에 나올 때마다 돈테 디빈첸조와 크리스 미들턴에게 공략당했다. 지난 3월 받은 무릎 수술의 여파가 아직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비 시 반응 속도가 엉망이었다.

가뜩이나 수비의 핵심 드레이먼드 그린 없이 개막 2경기를 치러야 했던 골든스테이트다. 그린 대신 선발 출전한 에릭 파스칼은 브루클린전에서 상대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됐을 정도로 수비가 불안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브레까지 수비에서 실망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이니 팀 수비 전체가 무너진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개막 2경기에서 주전 포워드 3인방(위긴스-우브레-파스칼)이 함께 코트에 섰던 시간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공수 모두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공수 효율 마진이 –40을 넘었다. 위긴스-우브레의 지분이 특히 컸다.

*위긴스-우브레-파스칼 라인업 개막 2경기 기록*
공격 효율지수: 85.0
수비 효율지수: 127.3
공수 효율 마진: -42.3

그래도 희소식이 있다. 드레이먼드 그린이 곧 돌아온다. 그린은 지난 25일부터 팀 훈련에 정상 참여하고 있다. 28일 시카고전이 시즌 데뷔전이 될 것이 유력하다.

그린이 돌아오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공격에서는 커리의 패싱 게임 부담이 줄어든다. 터프하고 영리한 그린의 합류로 팀 수비력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관건은 위긴스와 우브레의 반등이다.

스티브 커 감독은 일단 낙관론을 내놓았다.

“우브레는 괜찮을 겁니다. 위긴스도 괜찮을 거예요. 둘 다 리그에서 이미 검증된 선수잖아요. 둘이 더 편한 상황에서 공격하고 슛을 던질 수 있도록 감독인 제가 오히려 더 잘해야 합니다.”

 

▶ 스토리 2. 공동 책임 구역: 슈팅 난조 그리고 빈번한 파울 

개막 2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 팀 전체가 문제를 보인 부분이 두 가지 있었다. 슈팅 난조와 파울 관리였다.

앞서 언급했지만 슈팅 난조의 경우 위긴스와 우브레의 지분율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정도가 덜했을 뿐 다른 골든스테이트 선수들도 전반적으로 슛감이 좋지 못했다.

NBA.com에 따르면 개막 2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는 오픈 상황 야투 성공률이 39.2%에 불과했다. 심지어 와이드 오픈 상황의 슛 성공률은 30.2%로 리그 꼴찌였다.

*개막 2경기 수비수와의 거리에 따른 GSW의 슛 성공률*
60cm 이내(매우 타이트): 26.7%/리그 26위
60-120cm(타이트): 40.0%/리그 26위
120-180cm(오픈): 39.2%/리그 19위
180cm 이상(와이드 오픈): 30.2%/리그 28위

뭘 해보지도 못하고 무너졌던 브루클린전과 달리, 26일 밀워키전에서 골든스테이트는 전반까지 나름 괜찮은 경기를 했다.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스테픈 커리-제임스 와이즈먼의 하이 픽앤롤이 상당히 위력적이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슛 찬스가 파생됐다.

하지만 슈터들이 오픈 혹은 와이드 오픈 상황의 슛마저 자꾸 실패해버리니 밀워키의 강력한 창에 화력으로 맞불을 놓는 게 불가능했다. 물론 슛감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기 마련이지만, 2경기에서 일관적으로 안 좋은 슛감을 보인 것은 문제가 있었다.

공격에서 저조한 슈팅이 문제였다면, 수비에서는 파울이 너무 자주 쏟아지는 게 문제였다. 스티브 커 감독의 코멘트를 먼저 들어보자.

“수비가 강한 팀이 돼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저희는 전혀 수비가 좋은 팀이 아니죠. 일단 자유투를 너무 많이 주고 있습니다. 파울을 많이 하고 있고 그로 인해 트랜지션 공격 기회마저 잃어버리고 있어요. 물론 저는 이 팀이 금방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원하는 수준의 팀이 아니지만, 결국 그 수준에 빠르게 도달할 거라 믿습니다.”

개막 2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는 총 46개의 파울을 쏟아냈다. 평균 23.0개. 올 시즌 기준으로는 리그에서 11번째로 많고, 지난 시즌 기준으로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자유투 시도는 평균 29.0개를 허용했다. 리그에서 8번째로 많은 수치다.

개막 2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는 페인트존을 지키는 로테이션 수비와 도움 수비의 타이밍이 늦어 무리한 동작으로 공격수를 막으려다 파울을 범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불완전한 수비 조직력이 파울로 이어지는 상황이 잦았다는 얘기다.

스티브 커 감독의 말처럼 잦은 파울은 스스로의 트랜지션 공격 기회도 막아버린다는 점에서도 큰 문제다.

NBA.com에 따르면 개막 2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의 트랜지션 공격 빈도는 13.0%였다. 리그 22위였다. 트랜지션 득점 생산은 17.0점으로 21위에 머물렀다. 속공 득점은 11.0점으로 역시 21위였다.

잦은 파울은 이득이 될 게 하나도 없다. 좋았던 수비의 흐름조차 끊어먹거나 아예 자유투를 내주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트랜지션 공격 기회마저 감소시킨다. 그 결과 하프코트 오펜스의 비중이 너무 늘어나고 공격은 더 비효율적으로 전개된다.

다음 경기부터 반전을 만들기 위해 골든스테이트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할 것이다.

 

▶ 스토리 3. 제임스 와이즈먼의 Good & Bad

끔찍한 연패를 당하는 와중에도 한 줄기 빛이라 부를 만한 것이 있었다. 루키 빅맨 제임스 와이즈먼의 활약이었다.

개막 2경기에서 25분 안팎의 출전 시간을 소화한 와이즈먼은 플레이를 거듭할수록 공수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드래프트 당시부터 준수하다고 평가받았던 슈팅력은 이미 기대 이상이었으며, 큰 사이즈(신장 216cm, 윙스팬 229cm)를 활용한 림 프로텍팅 능력도 상당했다.

*개막 2경기 제임스 와이즈먼 기록*
BKN전: 24분 17초, 19점 6리바운드 2스틸 3점슛 1/1 
MIL전: 25분 3초, 18점 8리바운드 3블록슛 3점슛 3/4

특히 밀워키전에서 와이즈먼은 스테픈 커리와 2대2 공격을 자주 펼쳤는데, 이것이 상당한 재미를 봤다.

와이즈먼은 스크린 이후 림으로 달리는 속도는 빠르지 않은 편이다. 신장 대비 민첩성은 좋은 쪽에 속하지만, 적어도 2대2 공격에서는 수비에 위협이 될 정도가 아니다.  하지만 커리와 와이즈먼 모두 슈팅 범위가 넓은 선수인 탓에 이것이 밀워키 수비에 많은 고민을 강요했다. 이로 인해 밀워키의 2대2 수비가 흔들리는 상황도 경기 중에 자주 나왔다.

‘시너지 스포츠’에 따르면 개막 2경기에서 와이즈먼은 픽앤롤 게임에 총 7번 스크리너로 가담했다. 그 중 4번은 스크린 이후 림으로 달려갔고 2번은 팝 아웃(스크린 후 밖으로 빠지는 것)을 했다. 나머지 1번은 스크린을 거는 척 하다가 슬립 동작을 통해 골밑으로 달려갔다. 픽앤롤이 이뤄진 위치는 6번이 탑, 1번이 오른쪽 사이드였다.

*개막 2경기 와이즈먼의 픽앤롤 롤맨 공격 관련 기록(총 7회)*
- 위치: 하이 픽앤롤 6회/오른쪽 사이드 픽앤롤 1회
- 형태: 림으로 대쉬 4회/픽앤팝 2회/슬립 동작 1회

아직 샘플이 너무 적긴 하지만 스크린 이후 림으로 달려드는 동작, 팝 아웃 동작, 슬립 동작이 벌써부터 모두 나오고 있다는 건 의미가 있다. 향후 와이즈먼이 픽앤롤 롤맨 공격에서 가져갈 루트의 다양성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하이 픽앤롤이 유독 많았던 것은 커리와 픽앤롤 호흡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던 탓이다. 와이즈먼은 탑에서 던지는 3점이 상당히 정확하며(5개의 3점슛 모두 탑에서 시도, 그 중 4개 성공) 커리 역시 하이 픽앤롤에서 특유의 그래비티가 극대화된다. 하이 팩앤롤에서 시너지가 좋은 조합이다. 향후 관건은 스크린의 정확도, 림으로 대쉬하는 와이즈먼의 민첩성, 미드레인지에서 볼을 받은 이후 와이즈먼의 코트 상황 인지 및 대처 능력이 될 것이다.

드레이먼드 그린이 복귀할 경우  와이즈먼은 림 근처에서의 득점 생산도 늘어날 수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그동안 ‘커리-그린의 2대2→롤하는 그린이 볼을 받아서 앨리웁 패스→숏 코너에 있던 빅맨이 손쉽게 마무리’로 이어지는 득점 루트를 굉장히 잘 활용해왔다. 포스트업과 림 대쉬에 아직 약점이 있는 와이즈먼이다. 아직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 와이즈먼의 페인트존 득점 생산이 커리-그린의 2대2 게임에서 파생되는 찬스를 통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그린 복귀 이후 커리-그린-와이즈먼 3인방의 공격 호흡에 기대를 가져봐도 되는 이유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아직 공격 전술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개막 2경기에서 와이즈먼은 스크린 자체를 부정확하게 걸거나, 볼 스크린을 걸어줘야 하는 타이밍에 다른 쪽을 보다가 뒤늦게 스크린을 걸기 위해 달려가는 장면이 종종 나왔다. 로우 포스트에서 1대1을 하기 위해 자리를 잡다가 팔을 잘못 써서 공격자 파울을 범하기도 했다.

수비 시에는 자신의 실린더를 지키지 못하고 슈팅 파울을 범하거나, 도움 수비를 생각하다 자신의 마크맨에게 페인트존 침투를 허용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모두 경험, 요령, 적응의 문제인데 이런 부분을 얼마나 빨리 하나씩 해결하느냐에 따라 전반적인 퍼포먼스 수준도 달라질 것이다.

밀워키전이 끝난 후 스티브 커 감독은 와이즈먼의 출전시간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수비 불안과 별개로 공격에서는 더 많은 롤을 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역시 와이즈먼의 공격 잠재력만큼은 높게 평가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와이즈먼의 출전 시간은 더 늘어날 겁니다. 경험이 부족한 탓에 나오는 수비 문제는 일단 안고 가는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공격에서는 와이즈먼이 참여하는 패턴을 더 늘릴 생각입니다.”

골든스테이트는 28일 시카고를 상대로 다음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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