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천, 원석연 기자] 이 노병은 대체 물러날 생각이 없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1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 이지스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68-66으로 이겼다. 개막 4연승.

쉽지 않은 경기였다. 지난 17일 창원 LG 세이커스와 경기를 치르고 백투백 경기로 전자랜드는 시작부터 발이 무거웠다.

전날 3점슛 4방을 포함해 14점을 올리며 수훈선수가 됐던 김낙현의 슛감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주전 가드 박찬희 역시 조금씩 공을 흘리며 상대에게 공격권을 내줬다. 전자랜드는 한때 8점 차까지 뒤처지며 KCC에 끌려갔다.

 

그러나 전자랜드에는 아직 정영삼이 있었다.

올 시즌 연일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37살의 이 노병(老兵)은 이날도 23분 46초를 뛰면서 야투 6개를 던져 4개를 성공하며 12점으로 위기의 팀을 구했다. 

특히 4쿼터 승부처에서 활약이 압권이었다. 

4쿼터 10분을 모두 출전한 정영삼은 종료 5분여를 남기고 59-59 동점 상황에서 외국 선수들 사이로 귀중한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뒤 역전골을 올렸다. 이어 3분 33초를 남기고서는 앞선의 수비수 두 명을 찢고 들어가는, 마치 전성기 드웨인 웨이드를 연상케 하는 돌파로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정영삼은 “매일 기도하고 잔다. 안 아프게 해달라고. 버텨 달라고”라고 운을 떼며 “기량은 항상 자신 있다. 그러나 몸이 따라줘야 그것도 보여드릴 수 있다. 5분, 10분을 뛰더라도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31경기를 뛰면서 두 자릿수 득점 경기가 단 2번에 그쳤던 정영삼은 올 시즌 4경기 만에 벌써 3번의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평균 득점은 10.8점에 3점슛 성공률은 57.1%에 달한다.

한편, 이날 경기로 정영삼이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고 올린 통산 득점은 4,464점이 됐다. 자랑스러운 전자랜드 프랜차이즈 역대 1위 기록이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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