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부산, 원석연 기자] 노현지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 BNK도 이긴다.
부산 BNK 썸은 지난 14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 홈 개막전에서 82-79로 이겼다. 시즌 첫 승.
BNK는 지난 시즌에도 홈 개막전에서 KB와 맞붙었다. 그러나 결과는 67-77로 대패. 팀의 핵심이었던 진안과 이소희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그렇게 연패에 빠진 BNK는 이후에도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1라운드 전패를 기록한다.
BNK의 역사적인 창단 첫 승은 2라운드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나왔다. 안혜지(14점), 진안(12점) 등 여러 국내 선수가 골고루 활약했지만, 4쿼터에만 8점을 집중한 노현지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었다. 1라운드 전패했던 5경기에서 모두 한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노현지는 이날 11점으로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우여곡절 끝에 첫 승을 거둔 BNK는 이후 상승세를 탔다. 1라운드 전패 후, 9경기에서 5승을 거두며 본격적으로 순위 경쟁 레이스에 참가한 것이다. 이때 BNK의 상승세는 노현지의 상승세와 궤를 같이 했다. 노현지는 팀이 승리한 5경기 중 4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5경기 출전시간은 평균 36분에 달했다. 노현지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 팀도 이겼다.

외국인 선수가 사라진 올 시즌, BNK는 전문가들로부터 지난 시즌보다 더 박한 평가를 받았다. 높이도 낮고, 중심을 잡아 줄 베테랑도 없으니 그러한 평가는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러나 BNK는 단 두 경기 만에 첫 승리를 따낸다. 그것도 우승후보이자 지난 시즌 홈 개막전에서 대패의 기억이 있던 KB를 상대로.
2020-2021시즌 첫 승리도 노현지의 두 자릿수 득점이 있었다. 첫 경기 삼성생명전에서 7점에 그쳤던 노현지는 이날 KB전에서 3점슛 3개(3/5)를 포함해 16점을 몰아쳤다. 속공 상황에서도 거침없이 3점슛을 올리는 자신감은 팀에 사기를 불어넣었고, 결정적인 순간 나온 블록슛 2방은 코트의 흐름을 바꿨다.
유영주 BNK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오늘 경기 수훈선수는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준 김진영이라고 했지만, 우리 팀의 비시즌 수훈선수는 노현지”라고 했다. “팀이 어리다. 그런 가운데 여름 내내 현지가 본인 운동하랴, 선수들 챙기랴 정말 고생이 많았다. 잘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열심히 했는지 체력도 많이 올라왔더라. 고맙다”고 밝혔다.
WKBL 6개 구단 주장 중 가장 어린 주장 노현지는 그렇게 BNK의 리더가 되어가고 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