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 2019-2020시즌, 현대모비스는 큰 변화를 겪었다. 이대성과 라건아를 트레이드로 떠나보냈고, 시즌이 끝난 후 양동근은 은퇴했다. 2018-2019시즌의 압도적인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이 잇따라 팀을 떠난 것. 이적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입으로 승자가 된 현대모비스는 오는 시즌 (전문)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고 있다.

 

■ 2019-20 REVIEW

이래저래 불안한 시즌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시즌을 맞이했지만 시즌이 채 개막하기도 전에 부상자가 쏟아져 나오며 로스터가 흔들렸다. 팀의 기둥 양동근, 함지훈은 물론 이대성, 김상규 등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이로 인해 시즌 초반부터 현대모비스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고, 결국 11월 중순 KCC와 과감한 트레이드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트레이드 이후 김국찬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미래를 기대케 했다. 리빌딩의 스타트를 잘 끊었다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에메카 오카포, 리온 윌리엄스가 골밑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가운데 팀 수비 조직력이 개선되면서 수비력만큼은 확실한 팀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공격 기복 때문에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백전노장 양동근의 활약이 없었다면 성적이 더 추락했을지도 모른다.

 

■ 2020-21 POINT 

① 양동근의 공백, 어떻게 메울까

2004년부터 16년 동안 팀을 지켜온 양동근이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양동근의 리더십 공백, 코트 안에서의 공수 경기력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현대모비스의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다행히 리더십 공백은 잘 메워져가는 분위기다. 이적생 기승호와 이현민이 양동근과는 다른 스타일의 리더십을 발휘해 선수단 분위기를 잘 이끌고 있다는 후문. 새 얼굴이 많지만 팀 분위기에 대해서 현대모비스 관계자들은 “양동근의 공백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너무 좋다. 양동근이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좋은 분위”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코트 안에서 여전히 느껴질 양동근의 공수 공백을 메우는 일. 가드진을 이끌 서명진, 김민구, 이현민 3인방의 활약이 중요하다.

 

② 최고 수준의 국내 빅맨진

올 시즌 현대모비스의 국내 빅맨진은 무척 탄탄하다. 기존의 함지훈에 이적생 장재석이 합류했고 지난 시즌 코트로 돌아온 이종현은 더 건강한 활약을 꿈꾸고 있다.

유재학 감독의 권유로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알려진 함지훈은 내외곽을 오가며 특유의 영리한 플레이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 현대모비스에서 농구를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던 장재석은 높이와 기동성을 겸비하고 있어 현대모비스 빅맨진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종현 역시 건강하다면 인사이드 수비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이들의 호흡이다. 비시즌 연습경기에서도 현대모비스는 이들의 공수 조직력을 실험했다. 공격에서는 하이-로 게임을 셋 모두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위치를 바꿔가며 활용했다. 셋 모두 하이 포스트와 로 포스트를 자유롭게 오가며 공격을 펼칠 수 있다면, 외국선수들이 합류한 이후의 현대모비스 경기력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③ 숀 롱과 자키넌 간트를 영입한 이유

올 시즌 현대모비스는 숀 롱과 자키넌 간트를 새 외국선수로 낙점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빨리 외국선수 구성을 마무리하며 일찌감치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숀 롱과 자키넌 간트는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기동성이다. 둘 모두 뛰어난 스피드를 가지고 있고, 이는 트랜지션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대모비스 코칭스태프는 숀 롱과 자키넌 간트가 빠른 발을 이용해 다양한 2대2 수비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명의 수비수가 드리블러를 압박하는 블리츠나 헷지 앤 리커버리가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빠른 스위치 수비로 숀 롱이나 자키넌 간트가 상대 드리블러를 1대1 수비하는 상황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는 리그에서 가장 적게 실점하는 팀이었다.(평균 75.4실점) 경기당 3점슛 허용(6.4개) 역시 가장 적었다. 이는 내외곽에서 빠르고 조직적인 로테이션 수비가 이뤄진 덕분이었다. 현대모비스가 빠른 발을 가진 새 외국선수들을 앞세워 오는 시즌에도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선보일 수 있을까? 유재학 감독은 “우리가 성적이 안 좋을 때도 수비는 꾸준히 좋지 않았나”라며 기대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 Comments

유재학 감독 : 정상적인 시즌 개막이 가능할까하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새 시즌을 준비해왔다. 그래도 열릴 거라는 생각으로 계획대로 잘 준비해오긴 했다.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이전과는 달리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왔는데, 기존의 선수들의 기량 발전보다는 새 선수들의 스타일, 또 선호하는 플레이를 파악하는 것에 더 신경을 썼다. 현재까지는 영입 당시 의도 그대로여서 만족스럽다.

외국선수들은 둘 모두 9월에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것 같다. 숀 롱은 영상으로도 봤었지만, 실제로 맞춰보니 활동 반경이 넓은 걸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국내 선수들과 어떻게 맞춰갈지가 중요하다.

올 시즌 우리 팀의 색깔은 예년과는 조금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올 시즌 선수들이 가진 개인 능력들이 더 좋다. 마냥 자유로운 농구를 한다기보다는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재능을 보다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

새 시즌 목표는 상위권 진입이다. 리빌딩 첫 시즌이지만 그래도 목표는 크게 잡고 가야 한다.

함지훈 주장 : 큰 부상 없이 준비를 잘해왔다. 외국선수와의 호흡이 관건이다. 코로나19로 전지훈련과 연습경기를 많이 못한 것이 아쉬운데 그래도 큰 부상 없이 준비를 잘한 것 같다.

처음 주장이 된 덕분인지 책임감도 커졌고, 할 일도 늘었다.(웃음) 시행착오가 있긴 했는데 지금은 (이)현민이 형 같은 고참들이 도와줘서 열심히 잘 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도 모두 기대된다. 이종현도 부상에서 돌아와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고, 장재석도 굉장히 열심히 했다. 김국찬, 김민구, 서명진 등이 기대된다. 나만 잘 하면 될 것 같다.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많이 못 했다. 그래서 다가오는 시즌에 대해 전망하기는 아직 어렵긴 하다. 일단은 시즌이 시작되어야 우리 팀 전력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 팀 라인업도 탄탄해 기대가 된다.

개인적인 목표는 부상 없는 시즌을 치르는 것이다. 팀 목표는 우승이다. 우승을 위해 좋은 FA 선수들을 영입했고, 그 선수들과 힘든 여름을 보냈다. 기대감이 있다.

물론 걱정도 된다. 아마 잘 풀리다가도 시행착오를 겪는 상황도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선수들을 돕는 주장이 되고 싶다. 그간 (양)동근이 형과 합을 맞춰 왔는데 형이 은퇴하면서 변화도 많이 생겼다. 새 식구들이 어떤 농구를 펼칠 지도 기대된다.

 

주요 기자 한 줄 평

이동환: 포스트 양동근 시대, 의외로 걱정되지 않는다
이성민: 만수와 베테랑, 최상급 외인의 만남이 기대되는 시즌
최용석: 늘 기본 이상 하는 팀….양동근 공백 최소화 보다 주전급의 멘탈 관리가 더 중요
정지욱: 내가볼땐 우승후보. ‘어우몹’이라는 말 기억하지?
류동혁: 급격히 좋아진 로스터. 유재학표 12인 로테이션. 양동근 공백은 어떻게?

*전력 예상 및 한 줄 평 참여 기자 명단

박진호, 박상혁, 이동환, 이학철, 원석연, 이성민, 배승열, 이형빈(이상 루키더바스켓), 민준구(점프볼), 최용석, 정지욱(이상 스포츠동아), 류동혁(스포츠조선), 김진성(마이데일리), 맹봉주(스포티비뉴스)

사진 제공 = KBL
인포그래픽 디자인 = 서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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