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편집부] 지난 시즌 오리온은 국내선수들의 부상 문제, 외국선수들의 기량 문제로 크게 고전했다. 그 결과 돌아온 것은 10위라는 성적표였다. 오는 시즌 오리온은 반등을 노리고 있다. FA 최대어 이대성을 영입했고 강을준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입했다. 과연 오리온은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 2019-20 REVIEW
오리온에겐 여러모로 힘든 시즌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부상. 마커스 랜드리가 개막 3경기만에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외국선수 구성부터 꼬였다. 여기에 허일영이 허벅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고, 이승현이 발바닥 부상 여파로 경기력이 흔들리면서 오리온은 시즌 내내 답답한 경기력을 선보일 수밖에 없었다.
기대를 걸었던 단신 외국선수 조던 하워드는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이다가 짐을 쌌다. 외국선수를 여러차례 교체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없었다. 결국 시즌 도중 추일승 감독이 자진사퇴하며 김병철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끄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탄탄한 포워드진을 앞세워 2018-2019시즌 플레이오프권에 다시 진입했던 오리온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 2020-21 POINT
① 이대성 영입 효과는?
오리온은 5월 이적시장의 대표적인 승자였다. FA 최대어로 꼽혔던 이대성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대성은 수년 간 오리온이 겪었던 가드 갈증을 말끔히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다. 큰 사이즈를 활용해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오가며 한호빈, 박재현, 전성환과 함께 오리온 가드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조합이다. 이대성은 KBL에서 가장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가드다. 이로 인해 팀에 양날이 검이 되는 선수라는 평가도 일각에서는 있었다. 강을준 감독이 지휘하는 시스템 하에서 이대성은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농구를 펼칠 필요가 있다. 이대성은 “주변에서 저에 대해서 그런 평가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저는 저 스스로를 패스 게임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가드라고 생각한다. 그런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을 드러냈다.
건강도 중요한 이슈다. 이대성은 데뷔 후 40경기 이상을 뛴 시즌이 거의 없는 선수다. 데뷔 시즌(42경기)이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도 하체 부상으로 총 34경기 출전에 그쳤다. 많은 훈련량이 독이 되고 있는 케이스. 이대성도 이 부분을 알고 있다. 이대성은 “높은 연봉을 받고 오리온에 왔다. 이제는 예전처럼 운동하기보다는 건강하게 농구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했다.
② 강을준 감독의 소통 농구, 효과 있을까?
올 시즌 오리온의 지휘봉을 잡은 강을준 감독은 소통을 강조하며 비시즌을 보냈다. 때로는 진지한 조언으로, 때로는 가벼운 농담으로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팀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오리온 선수들도 “이런 분인 줄 몰랐다”라며 기분 좋은 소감을 전할 정도였다.
관건은 강을준 감독과 오리온 선수들이 만들어갈 농구다. 강 강독은 이대성, 허일영, 이승현을 비롯한 국내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빠른 농구를 계획하고 있다. “영웅은 필요없어”라는 그의 명언과는 다소 배치되는 구상이라고 볼 수 있다. 9년 만에 코트로 돌아온 강을준 감독은 과연 오리온에서 어떤 지도력을 보여줄까?
③ 제프 위디와 디드릭 로슨, 완전히 다른 두 외인들
지난 시즌 외국선수로 이래저래 마음고생이 많았던 오리온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즌엔 더 심사숙고해서 외국선수를 영입했다. 오리온은 2020-2021시즌 외국선수로 제프 위디와 디드릭 로슨을 낙점했다.
위디와 로슨은 농구 명문 캔자스 대학 동문이다. 하지만 이것 외에는 모든 것이 다르다. 213cm의 신장을 가진 올 시즌 최장신 외국선수 위디는 인사이드 수비, 리바운드에 강점이 있는 빅맨. 단순히 키로 버티는 수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페인트존에서 상대의 슛을 방해하고 막아내는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 1대1 능력은 다소 떨어지고 슈팅 범위도 좁지만 픽앤롤 공격에서 강점이 있다는 것이 오리온의 내부 평가. 강을준 감독은 “이대성, 허일영, 최진수, 이승현이 있는 상황에서 개인 득점력에 강점이 있는 외국선수와 함께 하면 오히려 코트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해 위디를 영입했다”라고 설명했다.
위디가 높이를 무기로 삼는 선수라면 디드릭 로슨은 공격에 포커스를 두는 선수다. 206cm의 장신이지만 마른 몸을 가지고 있고 외곽슛 능력이 상당히 좋다. 1대1, 2대2 모두 영리하게 풀어갈 줄 아는 선수. 오리온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위디 대신 로슨이 경기를 풀어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연 ‘캔자스 듀오’ 제프 위디와 디드릭 로슨은 KBL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 Comments
강을준 감독 : 선수단 변화가 큰 만큼 손발을 맞추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20% 정도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코로나19라는 문제가 있었고 또 해외 전지훈련을 가지 못했기 때문에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었던 비시즌이었다.
다행히 이대성의 합류로 한호빈의 농구가 더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최진수 역시 좋은 몸 상태를 갖추고 있어 기대가 된다. 이승현의 백업이 없는 상황에서 최진수가 해줘야 할 역할이 많다. 높이에 대한 걱정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승현의 뒤를 받쳐줄 수 있는 국내 빅맨이 없는 만큼외국선수를 잘 조합해 극복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외적인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잘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외국선수 조합은 아무래도 높이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서브 외국선수는 화려한 스타일을 가졌으면 했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높이에 대한 극복이 우선이었다. 제프 위디와 디드릭 로슨 모두 각자의 강점이 있다. 그런 부분을 잘 조합한다면 좋은 효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
울 시즌 우리의 팀 컬러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빠른 공수전환이다. 또 공격에서도 재밌는 상황을 많이 만들어 낼 생각이다. 스피드가 생명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다. 다가오는 시즌에 갑자기 우승을 바란다는 건 욕심일 수 있다.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다. 이후의 목표는 6강에 오른 다음에 다시 세우겠다.
허일영 주장 : 주장이 된 뒤로 매 시즌 팀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강을준 감독님이 농담도 많이 하시고 유쾌한 모습으로 선수들과 지내시려고 한다. 내가 대학생 선수인 시절보다 많이 부드러워지신 듯한 느낌이 든다.(웃음) 감독님 덕분에 선수들도 편한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많이 못 뛰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었다. 올 시즌은 꼭 건강한 시즌을 보내고 싶다.
(이)대성이가 합류하면서 팀 전체가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훈련량이 많은 선수로 유명하지 않은가. 실제로 보니까 확실히 대단하더라. 어린 선수들이 대성이의 훈련과 자기 관리를 따라하려고 하고 확실히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기대가 된다.
지난 시즌 꼴찌였다. 일단 첫 번째 목표는 꼴찌 탈출이다. 그 후에는 6강 진입이 아니겠는가. 이후의 목표는 6강 진입 후에 생각해보겠다. 좋은 농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주요 기자 한 줄 평
이동환: 의외로 강을준 감독은 영웅을 좋아할지도
원석연: 이승현의 스크린을 받는 이대성이라…
정지욱: 좋은 멤버 같은데… 왜 강해보이질 않을까.(2)
류동혁 : 이대성과 이승현, 그리고 제프 위디. 강을준 감독의 요리 솜씨는?
맹봉주: 작전타임이 가장 기대되는 팀. 이대성 효과도 궁금하다.
*전력 예상 및 한 줄 평 참여 기자 명단
박진호, 박상혁, 이동환, 이학철, 원석연, 이성민, 배승열, 이형빈(이상 루키더바스켓), 민준구(점프볼), 최용석, 정지욱(이상 스포츠동아), 류동혁(스포츠조선), 김진성(마이데일리), 맹봉주(스포티비뉴스)
사진 제공 = KBL
인포그래픽 디자인 = 서연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