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편집부/박지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2020년 비시즌을 가장 뜨겁게 달군 선수 중 한 명인 장재석. 이대성(오리온)과 함께 이번 자유계약선수(FA) ‘빅 2’로 꼽히며 그의 최종 행선지는 어디일지 많은 관심이 쏠렸고, 이제 그는 모비스에서 유재학 감독과의 새로운 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화려하게 프로에 입단한 장재석은 화려했던 등장만큼의 임팩트는 심어주지 못했지만 꾸준히 본인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매번 농구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했던 장재석 곁에는 항상 그를 믿어주고 응원해준 스승들(전창진 감독, 추일승 감독)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유재학 감독을 만나 농구인생의 화룡점정을 찍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한 장재석!
“모비스와 함께하게 되어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정말로 그의 얼굴엔 새로운 팀과 함께하는 기대감과 행복함이 가득 묻어났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현대모비스
박지영(이하 ‘지영’): FA대박을 터뜨리고 나서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해요.
장재석(이하 ‘재석’): 운동 잘하고 있고요. 모비스의 일원으로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어요. 가족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지영: 새로운 분위기 속에 새로운 팀과 함께하게 됐습니다. 모비스에서 지내는 비시즌은 어때요?
재석: 제 농구인생에서 이런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어찌 보면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지영: 얼굴이 폈어요! 멋있어졌네요!
재석: 전역 이후에 삭발했던 머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제 좀 길어서 그런 것 같아요.
지영: 모비스의 비시즌은 더 혹독하다는 소문을 들었을텐데, 어때요?
재석: 사실 운동 시간은 길지 않은데, 운동 중 감독님의 카리스마 때문에 엄청 집중을 해야 해요. 저는 너무 만족하고 있어요. 행복하게 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감독님이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려고 하셔서 더 좋아요.
지영: 그래요? 감독님의 어떤 부분이 바뀌었나요?
재석: 선수들과 스킨십도 많이 하시고 소통도 많이 하세요. 그렇다고 운동량이 줄어든 건 아니지만요.(웃음) 그래도 다들 프로니까 열심히 해야죠!
지영: 이현민, 기승호, 김민구 선수와 함께 새로운 팀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느낌이 어때요?
재석: (이)현민이 형이랑은 오리온에서 같이 뛰기도 했고, (김)민구도 대학 때 같이 운동했어요. 좋은 가드가 있으니까 좋은 패스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행운인 것 같아요.
지영: 이대성 선수랑 친하잖아요. 모비스에 대한 조언 안 해주던가요?
재석: 모비스의 문화에 대해서 많이 얘기해줬어요. (이)대성이는 자유분방한 걸 계속 추구했었잖아요.(웃음) 저는 그 성격에 오리온스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줬고요. 대성이는 모비스 감독, 코치 님들이 농구에 얼마나 집중도가 높은지 얘기를 해줬어요.
지영: 모비스로 간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유재학 감독님의 영향이었다고 얘기를 했더라고요?
재석: 감독님이 선수 시절에 가드셨잖아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감독님께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어요. 유재학 감독님이 만들어 놓으신 모비스의 문화나 조직력도 배워보고 싶었고요.

예비역
지영: 지난 시즌 소집해제 이후 오리온으로 돌아와서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도 많았을텐데, 코로나19 때문에 리그가 일찍 끝나 아쉬웠을 것 같아요.
재석: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게 아쉬웠죠. 하지만 할 수 있는 것, 보여줄 건 많이 보여 줬던것 같아요!(웃음) 팀 성적이 좋지 못해서 오리온스 팬들께는 죄송한 한 해였죠.
지영: 군대를 다녀온 후랑 그 전이랑 확실히 다른가요?
재석: 다르죠. 나이가... 아무래도 좀 늙어서… 생각하는 게 달라진 점도 있고. 무엇보다 군대 갈 때 제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둘 낳았거든요! 그게 제일 달라진 점 같아요. 다행히 저는 출퇴근이라 매일 볼 수 있었지만요.(웃음)
지영: 아빠가 된 느낌은 어때요?
재석: 좋죠! 책임감도 더 생겼고요. 실수를 하나라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많이 해요. 아이들을 빨리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영: 그래서 주변에서 ‘사랑꾼’이라고 얘기하는군요!
재석: 아니에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웃음)
지영: 어떤 남편인가요?
재석: 고지식한 남편? 생각보다 집에서 센스 있게 하질 못하는 것 같아요.
지영: 주변에 아빠가 많잖아요? KBL 베스트 남편을 뽑아봅시다!
재석: 그런데 의외로 저보다 결혼을 일찍한 사람이 없더라고요. 친구 중에 결혼을 먼저 한 사람은 많은데, 아이를 먼저 가진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현민이 형도 저보다 아이를 늦게 가졌고요. (허)일영(오리온)이 형도 저랑 거의 비슷하게 낳았고요. 김도수 코치(전 오리온)님과 (김)동욱(삼성)이 형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두 분 다 형수님이 연상이시거든요. 아이도 저랑 똑같이 둘씩 있고요.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들었죠.
지영: 기억에 남는 얘기가 뭐예요?
재석: 와이프에게 잘 해줘야 한다고요. 특히나 연상에게는 더 잘해줘야 한다고.
지영: 왜요?
재석: 연상은 특히 남편들에게 더 잘해주고 챙겨주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걸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얘기해 주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해줬어요.
지영: 오히려 ‘아빠 선배’네요. 친구 중에 장재석 선수의 조언이 필요할 것 같은 사람은?
재석: 대성이요! 제가 얘기를 많이 해줘야 할 것 같아요. 걔는 아직 아무것도 몰라요. 너무 경상도 남자라 더 무뚝뚝해요. 얘기 많이 해요. 지금도 연락하고 있었어요. 상주에 전지훈련 가 있다네요. (인터뷰 당시 7월)
지영: 비시즌도 이 맘 때쯤이 가장 힘들지 않나요? 장재석 선수는 어때요?
재석: 맞아요. 그리고 모비스가 체력훈련을 많이 시키는 편인데, 제가 또 체력이 약한 편이거든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힘들지만, 계속 이렇게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시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진짜 좋아서 하는 얘기예요.(웃음) 왜냐면 공익에 있었던 2년 동안, 혼자 운동 했을 때는 한계에 도달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누가 옆에서 시키고 잡아주면 또 하게 되니까 도움이 많이 되죠.

자기관리
지영: 제가 듣기론 ‘자기관리의 1인자’라고 하던데?
재석: 맞습니다! 관리를 좀 많이 하는 편이죠.
지영: 그런데 어떤 식으로 관리를 해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시는 거죠?
재석: 어렸을 때부터 식습관, 식단관리, 운동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트레이닝에 대한 공부나, 스포츠 영양학에 대한 공부도 배웠고요.
지영: 학구파네요?
재석: 네. 그런데 슈팅에 대한 공부는 한없이 많이 해도 잘 안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이번 시즌엔 빛을 좀 볼 것 같아요. 잘 되어가고 있거든요! 이제 감이 와요. 감독님께서도 슈팅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지영: 어떤 걸 알려주셨어요?
재석: 타점을 좀 더 높게 하고, 편안하게 쏘라고요. 지금 슛감이 너무 괜찮으니 점프를 많이 뛰지 말고 편안하게 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지영: 슛까지 장착하면 커리어하이 찍는거 아닌가요?
재석: 그래도 팀 성적이 우선이죠!(웃음)
지영: 자기관리 때문에 탄산을 아예 안 먹었다면서요? 피자먹을 때도 우유마시고요!
재석: 네. 학창시절에 키 크려고 탄산, 커피 아예 안마셨어요.
지영: 그런데 이거 뭐 시키신 거예요?(그는 무려 라떼를 주문했다.) 단거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웃음)
재석: 하하하. 지금은 탄산도 가끔 마셔요. 키가 다 컸으니까요. 그래도 몸에 안 좋은 건 자제하는 편이에요.
지영: 키는 언제 컸어요?
재석: 10살 때부터 7cm씩 계속 컸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160cm였는데, 6년 동안 계속 7cm씩 컸으니 42cm가 자랐고... 대학 때 또 2cm 크고요! 그렇게 204cm가 됐어요. 중3때 187cm였는데. 그때 인기가 많았어요. (웃음)
지영: 하하하하. 그게 적당한 키여서요?
재석: 옷도 맞는 게 많아서 잘 입고 다니고, 얼굴도 작았거든요.(웃음) 그후로는 얼굴만 컸나봐요. 그 당시 친구들도 그때가 제일 잘 생겼대요. 지금은 너무 못생겨졌다고...
지영: 그때 인기는 어느 정도였어요?
재석: 축제 때 번호 많이 물어보고, 지하철에서도 번호 많이 물어보고요.(웃음)
지영: 에피소드 없었어요?
재석: 축제 때 스무 명 넘게 제 번호를 물어봤었어요. 경복고등학교는 머리가 다 짧았었는데, 농구부 선수들은 축제 때 못 놀게 하려고 감독님이 삭발까지 시킨 거예요. 그때 제가 가발을 쓰고 다녔거든요.(웃음) 혼자 머리가 기니까 인기가 좋았나 봐요. 가발의 힘이었을까요? 고2, 고3 때는 축제 때 선수들이 놀까봐 그 기간에 전지훈련 갔어요.(웃음)
지영: 피곤했겠네요. 인기가 많아서.
재석: 그래도 여자 안 만나고 농구만 했어요! 진짜로!
지영: 언제 농구를 하게 됐어요?
재석: 초등학교 때 운동선수를 하고 싶었는데, 스카우트되서 쭉 하게 됐어요. 전부터 NBA 비디오를 즐겨 봤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단계적으로 어떻게 하면 농구선수가 될 수 있을까 계획을 짜 놨던 것 같아요.
지영: 장재석 선수는 계획이 다 있었군요!
재석: 중학교 때부터는 매일 영어공부도 하고, 매일 걸어 다닐 때도 점프 좋아지려고 일부러 앞꿈치로만 걸었어요! 아침저녁으로 키 크려고 스트레칭 20분씩 하고요. 한 210cm정도까지 클 줄 알았는데, 그 계획은 실패했죠!
②편에서 계속...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