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①편에 이어...

배생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모든 스포츠가 멈춘 지금, 모두가 그렇듯 그녀 역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언제 다시 복귀할지 모르는 치어리더 대신 최근에는 모델 일을 주로 하면서 수입을 충당하고 있다고. 그리고 또 하나 팬들이 주목할 만한 관심사가 있다.

“요샌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잖아요. 게임을 많이 해요. 배그(배틀그라운드)랑 롤(리그오브레전드)을 많이 하는데,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됐어요. 배그를 잘 못하는 사람들을 ‘배린이’라고 부르잖아요? 저는 배린이를 넘어 배그 신생아 ‘배생아’예요.(웃음) 롤도 잘 못해서 주로 서포터를 해요. 저는 다른 캐릭터도 하고 싶은데, 친구들은 자꾸 소라카(힐러)만 시키네요... 그래서 서포터 자리 뺏기면 저 큰일 나요. 친구들이 저 때문에 게임 할 때 고생이 많아요. PC방에 가면 컴퓨터 켜는 것부터 헤드셋까지 친구들이 다 세팅해줘야 하는 ‘컴생아’라서...”

그렇군요. 참고로 기자는 롤 전국 상위 7% 안에 드는 고티어 랭커다. 배그도 잘한다. 하지만 이날 최하윤 치어리더와 인터뷰를 할 땐 마치 게임에 전혀 관심 없는 ‘겜생아’인 척 했다. 미안해요. 혹시 나중에 같이 하자고 할까봐서. 저는 소라카 싫어해요.

 

“게임 안 할 땐 넷플릭스랑 유튜브도 많이 봐요. 요샌 다들 그렇죠? 최근 본 영화는 <말레나>라고 모니카 벨루치가 나온 영환데 주인공이 담뱃불을 붙이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요. (그거 19세 아니에요?) 네, 맞아요 청불. 근데 제가 봤을 땐 그렇게 야한 것 같진 않던데...”

대충 웬만한 장면에는 반응도 안 온다는 뜻. 역시 털털한 성격만큼 수위도 센 편이다. 여튼 최근에는 집에서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를 관람하는 시간이 많지만, 원래는 친구들이랑 밖에서 노는 걸 더 좋아한다고.

“제가 운전을 하거든요. 친구들 만나서 카페에서 사진 찍고 놀다가 갑자기 차에 태워서 즉흥적으로 어디 여행가고 그런 것도 되게 많았어요. 요샌 코로나 때문에 못 가고 있지만... 먹는 것도 엄청 좋아해요. 가끔 제가 봐도 ‘너는 먹으려고 사냐’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릴 정도로...”

“음,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은 없어요. 다 좋아해서.(웃음) 싫어하는 음식도 따로 없어요. 먹을 수 있는 거면 가리지 않고 다 먹어 보는 스타일이라... 아, 술도 좋아하는 편이에요. 원래는 술자리만 좋아하고 술은 안 좋아했는데, 요새 나이를 먹다 보니 반주에 재미를 깨달았거든요. 반주는 소맥으로 마셔요. (잘 마셔요?) 음... 필름이 끊겨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가장 인상적인 건 최근 즐겨보는 유튜브에 대한 답변이었다. 지금껏 <월간여신>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답은 처음 들어 봤다.

“유튜브요? 먹방도 많이 보고... 아! 제 영상도 많이 봐요. 저 예쁘게 나온 것들요. 예쁘게 찍힌 영상은 봐도 봐도 안 질리고 재밌던데요?” 

절레절레.

 

하또틀

코로나로 인해 강제 휴업 중인 최하윤 치어리더는 팬들이 보고 싶다. 털털하게 진행된 이날 인터뷰만큼, 팬들과 소통 또한 내숭 없이 친구처럼 한다는 그녀는 소위 요새 말로 놀리는 맛이 있는 ‘타격감’ 있는 스타일.

“제 별명이 뭔지 아세요? ‘하또틀’이에요. 무슨 뜻이게요? (하윤이가 또 틀니 뭐 이런 건가?)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하윤이 또 틀렸다’의 줄임말이에요. 웃기죠? 무대에서 저만 틀리는 것도 아닌데 어쩌다 틀리면 찍고 계시다가 따로 캡쳐해서 엄청 놀려요 팬들이.(웃음) 언니들이랑 애들도 많이 틀리는데... 또 제가 햇볕을 잘 못 보거든요? 그래서 야구 시즌에는 가끔 눈을 감고 춤을 출 때가 있는데 그걸 또 어떻게 찾아서 순간적으로 찍으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만큼 잘 찾아내 주신다는 게 결국은 팬들이 단상에서 제 모습에 집중해주시고, 또 관심을 가져주시는 거잖아요? 다 감사한 일이죠.”

기자 역시 치어리더 그리고 선수와 마찬가지로 팬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직업이기 때문에 모처럼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 하지만 모든 관심이 다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좋아해 주시는 분이 있는 만큼 반대에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가끔 성적인 말들이나 욕을 SNS 메시지로 보내는 분들이 있는데, 속상해요. (상처를 많이 받으시는구나...) 아니요? 상처받는 게 아니라 같이 욕으로 대꾸를 못 해서 열 받아요.(웃음) 또 단상 밑에서 의도적으로 올려다보며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런 분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요.”

하지만 어떤 관심이든 지금은 단상과 팬들의 함성이 너무나도 그립다는 그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진심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집에 있다 보니 사진들을 많이 찾아보면서 더 그리워지는 것 같아요. 특히 SK 시절 팬들과 꽉 찬 경기장에서 새해를 함께 맞았던 농구영신 경기나, 올스타전, S더비도 기억나고요. 경기를 기다리고 계시는 팬분들도 다 똑같은 마음이지 않을까요? 언제 다시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시고, 다시 만났을 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다시 인사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오래오래 사랑해주세요! 아, 잡지도 많이 사주세요!”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