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2019년 2월부터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에 부임한 김용두 사무총장은 스스로를 비 농구 전문가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전문가가 아닌 데다 될 생각도 없고, 되려고 해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는 자신이 농구 전문가가 되지 않는 게 WKBL을 위해 훨씬 낫다고도 했다. 자신이 전문가가 되면 누구한테 이야기를 듣거나 물어보지도 않을 것이고, 직원들 역시 자신에게 의견을 물어볼 때 불편하면서 자신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대신 그는 비전문가의 시선에서 여자농구를 위한 상식적인 것들을 하나둘씩 해왔고 앞으로도 하고 싶다는 답을 했다. 자칭 비 농구 전문가인 김용두 사무총장을 지난 4월 13일 WKBL 등촌동 사옥에서 만났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Q. 2019-2020시즌이 끝났습니다. 한 시즌을 마친 소감을 들려주신다면

A. 글쎄요. 한 마디로 정리하면 좋은 흐름을 이어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끊기게 돼 상당히 당황스러운 시즌이었습니다. 신한은행의 관중 수가 전년도에 비해 대략 2배 정도 증가하는 등 전체적인 관중 수가 대략 29% 정도 늘어났습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1.7점 정도 늘어나는 등 경기력도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 TV 중계 노출도는 체감상 1000% 늘었다고 보고, 언론 노출도 40% 이상 느는 등 여러 가지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코로나19 때문에 일시중단에 조기 종료까지 이어지게 돼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입니다. 

Q.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맹 차원에서 시즌 마무리를 어떻게 진행 중인지 궁금합니다. 

A. 한 시즌 동안 맺는 타이틀 스폰서와 협력업체가 20개사 정도 됩니다. 이들과의 계약 조건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조건을 바꿀 것이냐 아니면 다른 형태로 대체할 것이냐 등 사안에 따라 케이스바이케이스인데, 구체적인 사안을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단, 확실한 것은 저희가 조기 종료를 결정하면서 치르지 못한 정규리그 8경기와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에 따른 스폰서와 협력업체들의 손해에 대한 부분은 비시즌 이벤트를 통해 메워줄 예정입니다. 타이틀 스폰서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분들께서 다 이해를 해주시고 협조해주셔서 만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코로나19가 호전되는 것을 전제로 비시즌에 많은 특별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 사태 때 WKBL은 가장 먼저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고 시즌 종료도 가장 먼저 결정했습니다. 다른 단체들과 달리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과 이유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요.

A. 저희가 무관중 경기나, 일시 중단, 조기 종료 결정을 내릴 때, 다른 부분보다는 선수, 구단과 관중의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내부적으로 리그 진행에 대한 의견이 크기도 했지만 구단의 의견도 참고를 해야 했습니다. 타 종목에 대한 부분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종목별로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내부적으로 논의 끝에 무관중 경기나 일시중단, 조기 종료 결론이 나왔고 그것은 연맹과 구단이 빠르게 소통하면서 실행한 것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Q. 코로나19와 별개로 현 집행부 출범 2기에 들어서 BNK의 창단 및 성공적인 부산 안착 등 리그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이 생겼습니다. 연맹의 내부 평가는 어떻습니까? 

A. 제 입으로 말하기는 쑥스럽습니다만 좋게 보고 있습니다.(웃음) ‘어제보다 나은 오늘, 그리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모토로 일하고 있는데, 사실 이런 긍정적인 요소는 이병완 총재님 덕분입니다. 연맹 업무를 100%로 놓고 보면 99%를 총재님이 하시고 나머지 1%를 저나 연맹 직원들이 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KDB생명이 연맹의 위탁운영팀이 되면서 OK저축은행으로부터 네이밍 스폰서를 받았고 BNK 창단으로 이어졌는데 외려 네이밍 스폰서를 거쳐 창단까지 이뤄진 과정이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습니다. 많은 이야깃거리가 양산됐고 연맹 입장에서도 한 시즌 동안 팀을 관리하면서 구단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사이가 안 좋던 구단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하나가 돼서 연맹에 반대 의견을 내고 이런 것들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BNK도 여자농구단 창단 효과를 자체적으로 조사했는데 155억원 정도라는 수치를 결과로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모기업 고위층의 관심도 높아지고 수도권 주민들에게 BNK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등 여러 가지 효과를 보면서 155억 그 이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WKBL과 BNK 모두 건강한 윈-윈 효과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2019-2020시즌이 이전 시즌보다 모든 면에서 좋아진 것은 ‘BNK 효과’인데, BNK 창단을 이병완 총재님이 하신 것 아니겠습니까? OK저축은행의 네이밍 스폰서, BNK 창단 같은 이런 큰일은 이병완 총재님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연맹 업무의 99%는 총재님이 하시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올 시즌 FA 협상 때부터 원 소속구단 협상을 없애면서 FA 선수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줬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렇게 규정을 바꾸면서 구단 간 이해관계가 맞물렸을 것 같은데 진통은 없었는지요?

A. 물론 반대하는 구단이 있긴 했습니다. FA 제도라는 것이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좋은 선수를 내줘야 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서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 규정은 6개 구단에서 논의를 통해 절충안을 낸 것이기 때문에 결정까지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총재님과 제가 연맹 업무를 펼치는 데 있어 세운 원칙 중 하나가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절대 다수결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사안에 대해 반대하는 구단이 한 팀이라도 있다면 무시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설득해서 만장일치로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각 구단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중요한 사안을 다수결로 정하게 되면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좋은 사안이라도 구단이 납득하지 못하는 일은 하면 안 된다는 게 저희 연맹만의 행정 방침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WKBL은 시즌도 시즌이지만 비시즌에도 위시코트와 3X3 대회, 유소녀 캠프 등 다양한 이벤트로 여자농구의 관심이 이어지도록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번 비시즌에 예정돼 있거나 계획했던 이벤트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A. 사실 올해야 말로 정말 불투명하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3X3 대회는 지난해와 비교해 개최 여부도 사실 알 수 없고. 단,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면 확대해서 개최할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WKBL은 지난 5월 11일 이사회를 통해 올해 'WKBL 3X3 트리플 잼' 일정을 확정했다. 6월 20일 1차대회를 시작으로 9월 말까지 총 5차 대회로 열릴 예정으로 총상금은 3000만원이다) 유소녀 캠프도 예정대로 할 생각이고 새롭게 은퇴한 여자농구 빅맨들을 강사로 하는 여자농구 장신 유망주들을 위한 빅맨 캠프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게 먼저입니다. 

②편에서 계속...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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