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이인식 KBL 사무총장은 기아자동차와 현대위아의 재경본부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이정대 KBL 총재가 그를 부른 것도 항상 적자에 허덕이는 KBL의 재무 구조를 튼튼히 하고 재정 건전화를 이루기 위함이다. 올해 1월 KBL에 부임한 직후 코로나19 사태 등 숨가쁜 우여곡절을 겪으며 데뷔 시즌을 마친 이인식 사무총장을 KBL 센터에서 만났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Q. 2019~2020시즌이 끝났습니다. 한 시즌을 마친 소감을 들려주신다면.

A. 3월 24일 이사회에서 시즌 종료 결정을 내렸는데,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아쉽고 허탈한 심정이 컸습니다. 제가 KBL에 오고 처음 나선 것이 부산에서 열린 KT와 LG의 ‘농구영신’ 경기였습니다. 부산사직체육관에 7800명이 넘는 관중들이 오시고 함성과 응원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또 인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는 9700명이 넘는 관중이 오시기도 했죠.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보면 관중 수도 22%, 시청률도 30%, 뉴미디어 노출도 50% 이상 증가를 하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계속 이어지지 못하게 된 아쉬움이 있습니다.

Q.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타이틀 스폰서와 중계방송사와의 협상 등이 큰 것으로 아는데 연맹 차원에서 시즌 마무리를 어떻게 진행 중인지 궁금합니다. 

A. 연맹 입장에서 가장 큰 것이 3가지인데, 첫째가 타이틀 스폰서고 두 번째가 중계권료 협상, 세 번째가 기타 스폰서들과의 협상입니다. 어쨌든 다 계약서가 있어서 그걸 근간으로 해서 불가항력적인 사안도 감안해서 합리적으로 (마무리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트너에 따라 어떤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반자적으로 진행할 부분이 있고, 또 상대적으로 구조가 빈약한 곳은 프로농구를 위해서라도 협력을 해서 유지시키는 지원 차원에서 바라다 봐야 하는 곳도 있더군요. 어쨌든 종합적으로 서로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합리적으로 협상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Q. 코로나19 사태에 리그가 일시중단 됐지만 이정대 총재를 비롯한 연맹 수뇌부는 마지막까지 리그 강행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시즌 종료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어떤 고민을 가졌고 어떻게 결정이 됐는지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 

A. 사실 이런 종료 결정이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어서 고민도 많았고 결단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무관중 경기에서 2주간 연기,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시즌 종료 결정을 내렸는데, 마지막에는 정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여자농구와 남녀배구가 조기 종료를 결정한 것을 봤지만, 그래도 스포츠가 코로나19 때문에 지치고 힘든 팬들과 대중들한테 위안이 되고 한 가닥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우리가 주저하면 안 된다라는 프로스포츠의 의무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교육부의 개학 연기 결정과 정부 차원에서 나온 국무총리의 특별 대책 발표 등이 있어서 거기에 동참하는 것이 먼저다라는 것을 구단과 공감대가 형성돼서 시즌 종료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Q. 현 집행부 출범 이후 'Voice of KBL' 같이 팬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심판설명회를 통해 민감한 판정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KBL에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하는 농구 팬들이 많습니다. 연맹의 내부 평가는 어떻습니까? 

A. 현 집행부는 ‘KBL의 재도약’이라는 모토를 내 걸고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여러 가지 방법과 전략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데 가장 큰 것이 리그 운영과 제도의 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위해서는 적극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차원에서 ‘Voice of KBL'을 운영하고 있지요. 이렇게 팬들의 의견을 듣고 또 시즌 중에는 각 부문 팀장들이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을 하는데, 그러면서 연맹 입장에서 힌트를 얻어서 행정에 접목하는 등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갈 생각입니다. 

Q. 비시즌에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비시즌에 예정돼 있는 이벤트가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알려주시고 어떤 걸 기대하고 계신지 알려주십시오.

A.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9월말에 예정돼 있는 ‘KBL 컵 대회’(가칭)가 될 것 같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FIBA 아시아 챔피언스컵에 나서는 전년도 우승팀을 제외한 나머지 KBL 9개 구단과 국군체육부대, 그리고 일본 B.리그 두 팀이 참가해 총 12개팀이 8일간 대회를 치르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시즌 직전 열리는 대회인 만큼 리그에 대한 붐업을 꾀하는 대회라고 할 수 있지요. FA 등의 이동으로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되는 국내 선수나 새롭게 가세한 외국선수들의 경기력을 확인할 수 있고, 무엇보다 시즌 조기 종료로 인해 오랜 기간 농구에 목말라 있는 팬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농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셈입니다. 물론 대회 개최 즈음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겠지만 일단은 예정대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Q. 연맹 차원에서 유소년 농구 육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소년 육성팀도 따로 신설했는데 여태까지 어떤 일을 해왔고 앞으로 또 어떤 일을 진행할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A. 유소년 사업은 사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추진하고 있는 역점 사업입니다. 연맹 차원에서 재무적인 투자 규모도 크다고 할 수 있죠. 유소년 사업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인데 첫 번째가 유소년 선수 발굴, 두 번째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강화 육성,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그런 선수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하는 저변 확대입니다. 

장신선수는 농구부가 있는 학교의 도움을 받아 선발하고 해당 선수를 3년간 지원하고 관리합니다. KBL 구단에서 운영 중인 클럽팀에서도 좋은 재목을 발굴하면 연고 지명을 통해서 키웁니다. 물론 연맹 차원의 지원이 있습니다. 구단에서는 해당 선수가 성장해서 신인 드래프트에 나설 때 우선 지명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선수를 뽑아서 그냥 스스로 크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육성시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해마다 1000명 정도의 엘리트 초중고 선수들의 체격 측정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어느 정도 성장하고 또 언밸러스한 부분은 체크하면서 식이요법이나 기타 몸에 좋은 훈련 방법도 가이드하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한번에 2주씩, 두 차례 유소년 캠프를 진행하는데 예상 외로 부모님들한테 인기가 높아서 놀랐습니다. 이때는 KBL 대표 선수들도 가서 멘토링도 하고 같이 훈련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선수들의 반응도 좋더군요. 이외에도 피지컬 트레이닝, 스킬 트레이닝, 멘탈 트레이닝 등을 하는데 선수들의 반응도 좋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으로는 여름에 50개팀 정도가 모여서 하는 유소년 클럽 농구대회와 겨울의 유소년 주말리그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유소년 클럽 대회 우승팀은 해외 대회에 참가하는 등 그에 따른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인천에서 개최한 유소년 클럽 최강전도 있습니다. 엘리트팀, KBL 유소년 클럽팀, 그리고 일본 B.리그 유소년팀까지 왔는데 이런 것들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생각입니다. 

②편에서 계속...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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