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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AR] 휴식일에도 체육관 찾는 모범생, 삼성 닉 미네라스 ②

[루키=박상혁 기자] ①편에 이어...

집콕을 즐기고 국수와 만두를 좋아하는 외국선수

미네라스와의 인터뷰가 이뤄진 시점은 2020년 2월 19일 수요일. KBL이 대표팀 브레이크로 리그를 잠시 중단한 때였다. 물론 팀 훈련은 있지만 아무래도 리그 때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때다. 

농구 외적으로 개인시간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외국선수들은 보통 시간이 날 때마다 이태원 등으로 쇼핑을 가거나 숙소 식당에서 먹기 힘든 양식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아 나가기도 한다. 아니면 한국에서 가고 싶은 핫스팟이나 카페 등을 찾아 개인적인 여유를 즐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미네라스는 달랐다. ‘시간이 날 때 무얼 하느냐?’는 질문에 본인 스스로를 ‘나는 지루한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는데 이후의 답변을 들어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선 동선이 일정하다. 지나칠 정도로. 구단에서 마련해준 숙소와 연습체육관, 그리고 삼성트레이닝센터(STC) 내 식당과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 이 4군데가 그의 행동반경이다.  

“나는 이곳에 일(농구)을 하기 위해 온 것이다. 연봉을 받고 대우를 받고 있으니 최소한 이곳에 있을 때는 내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다른 곳을 돌아다니기보다는 체육관에 와서 훈련하거나 치료 받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식사는 구단 식당을 주로 이용하고 가끔씩 아내에게 배운 요리법으로 집에서 해 먹을 때도 있다. 가끔씩 맥주 한 잔을 할 법도 한데 밖에서 술을 마시기보다는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긴다.

농구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몸 관리나 헬스 등이라 집에서 유명 인스트럭터나 멘토들이 올린 헬스 관련 동영상이나 다큐를 보는 게 취미라고. 가족들이 와 있을 때는 가끔씩 서울의 관광 명소를 찾아 바람을 쐬기도 했지만 미국으로 돌아간 데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팀의 원정 경기 때 버스를 타고 가면 창밖으로 한국의 자연과 경치를 볼 수 있다. 시즌 전에 갔던 제주도 전지훈련도 좋았다. 한국 음식은 숙소 식당을 이용하면서 조금씩 시도해봤다. 많이 먹어보진 못했지만 국수라든지 만두는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초밥을 많이 먹어봐서 젓가락은 제법 잘 쓰는 편이다.”(웃음) 

혼자 시간 보내기를 즐겨하는 그가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선수는 KCC의 라건아와 KT의 크리스 멀린스다. 그나마도 자주는 아니고 말 그대로 가끔, 종종 연락하는 수준이라고. 나머지 외국선수들도 코트 위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주고받고 하기 때문에 크게 나쁠 것도, 크게 좋을 것도 없다는 그다. 

다른 구단의 국내선수 중에 인상적인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주로 가드들을 꼽았는데, KT의 허훈과 DB의 두경민이 그의 눈에 들어왔던 모양이다. 그런데 삼성에 데려와서 같이 뛰고 싶은 선수를 굳이 한 명만 골라달라는 질문에는 엉뚱한 대답이 나왔다. 

“매우 어려운 질문인데.(잠시 생각하다가) 굳이 꼽는다면 KT의 김현민을 데려오고 싶다. 굉장히 열정적으로 뛰고 본인의 감정 표현도 솔직하게 코트 위에서 100% 쏟는 것 같다. 같이 뛰면 좋을 것 같다.” 

부상 없는 시즌 마무리와 팀의 PO 진출이 목표

미네라스는 신장은 2m지만 전형적인 외곽 플레이어다. 탄탄한 몸싸움으로 인사이드를 제압하기보다는 부드러운 슛 터치로 외곽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을 올리는 스코어러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대부분의 팀에서 이런 장신 스윙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던 그가 KBL에 오면서는 인사이드 수비까지 해야했으니 초반 적응이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상민 감독 역시 올 시즌 초반 여러 인터뷰에서 “미네라스와 면담을 하면 익숙하지 않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를 해야 해서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고 말한 바 있다. 

“아무래도 시즌 초반에는 골밑 위주의 플레이가 주를 이뤘는데 시즌을 치르면서 팀이 하나로 뭉치고 수비적으로 나아지는 쪽으로 적응해갔다. 팀워크가 맞춰지면서 지금은 안쪽과 바깥쪽 모두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감독님께서는 3점슛을 많이 쐈으면 좋겠고 외곽 위주로 플레이를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팀 사정상 골밑에 빅맨이 없어서 내가 골밑에 조금은 더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같이 뛰던 델로이 제임스도 밖에서 하던 선수라 더욱 그랬는데, 지금은 제임스 톰슨이란 센터도 오고 팀 내부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어서 안팎으로 밸런스를 맞춰서 플레이 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로우 포스트에서 볼을 잡으면 상대팀에서 더블팀 오는 데 여기에 대한 대응이 익숙치 않았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수비의 움직임을 보고 대응하는 게 적응이 되서 극복하는 게 수월해졌다. 또 한국은 수비가 복잡한 편인데, 상대팀에 따라서 우리 팀도 수비에 변화를 많이 준다. 상대 외국선수의 타입이 공격적이냐 아니면 패스 성향을 보이는 선수냐에 따라 다른 수비를 준비하는 데 팀원들과의 반복되는 연습을 통해서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다소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던 그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장기인 득점력이 높아졌는데 지난 1월 29일 잠실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팀은 비록 94-101로 패했지만 미네라스는 36득점 9리바운드로 자신의 KBL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19년 10월 12일, 역시 KT와의 원정 경기에서 기록한 34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약점으로 꼽히는 경기 체력에 대한 부분은 그가 개선해야 될 문제점이다. 

이상민 감독은 “미네라스가 시간 대비 득점 효율은 좋다. 또 자기 관리도 굉장히 잘 한다. 쉬는 날에도 체육관에 나와 트레이닝을 한다"고 칭찬했다. 다만, 후반전 뚝 떨어지는 체력은 고민이다. 그는 "미네라스가 전반에는 득점이 매우 많다. 하지만 후반에는 체력이 떨어지는 탓인지 득점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은 18승 24패로 8위에 랭크돼 있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 전자랜드(20승 20패)와는 3경기차고 7위 현대모비스(18승 22패)와는 1경기차다. 브레이크 기간 동안 잘 정비해 남은 정규리그에서 선전을 펼치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차이다. 물론 쉽지만은 않지만 해볼 만한 수치다. 

이렇기에 미네라스의 분전이 더욱 더 요구되는 삼성이다. 국내선수들의 득점력에 기복이 있는 팀 사정상 미네라스가 공격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팀의 위치와 상황도, 그리고 자신의 위치와 자신이 어떻게 해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6위부터 8위까지 경기 차가 얼마 안 난다고 알고 있다. 또 정규리그도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6강 플레이오프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시즌 초부터 안타깝게 1,2점차로 진 경기가 많았다. 이런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는 리바운드를 잘 잡고 팀 턴오버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이 두 가지만 되면 많이 이길 수 있고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팀적인 목표라면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삼성의 6강 진출 꿈도 멈췄다.

특히 미네라스의 경우는 다른 외국선수들이 4주간의 중단 기간 중 미국으로 다녀온 것과 비교해 한국에 머물면서 몸을 만들고 재개될 리그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준비한 것을 펼쳐보지도 못하게 됐다. 

마지막 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한 미네라스를 다시금 한국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KBL 제공

박상혁 기자  jumper@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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