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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AR] 휴식일에도 체육관 찾는 모범생, 삼성 닉 미네라스 ①

[루키=박상혁 기자] 서울 삼성 썬더스의 외국선수 닉 미네라스는 겉보기와는 다른 성격과 인품의 소유자다. 온 몸 가득한 문신을 보고 있으면, 이러한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입장에서는 왠지 공격적이고 거친 이미지가 연상되는 선입견이 생길수도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가족들과 나들이를 갈 때를 제외하고는 체육관과 집만을 오가며 어쩌다 쉬는 날에도 체육관을 찾아 운동을 하고 재활이나 웨이트 트레이밍에 몰두하는 노력파다. 

경기력 역시 마찬가지. 운동 능력이 뛰어난 흑인 선수들이 KBL 코트를 누비는 가운데 정교한 3점슛 능력을 바탕으로 정상급 외국선수 반열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팀은 비록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미네라스를 만났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리그 경험이 풍부한 외국선수

닉 미네라스는 고교, 대학 시절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본인 역시 어린 시절 야구와 아이스하키와 더불어 농구를 시작했지만 정식으로 농구를 배우고 시작한 것은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런 그가 관계자들의 눈에 띈 것은 대학 졸업 후 포츠머스 인비테이셔널 토너먼트(PIT)에 참가하면서부터. KBL 각 구단 관계자들도 외국선수 정보 수집 차 해마다 찾은 PIT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좋은 재목을 찾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다. 이곳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그는 스페인 1부 리그 Obradoiro CAB팀과 계약을 맺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첫 시즌은 부진한 팀 성적과 맞물려 15경기 만에 방출이라는 아픈 결과로 끝을 맺었고 이후 프랑스리그 팀과 계약을 맺으며 잔여 시즌을 소화했다. 이후 2015-2016시즌에 NBA G리그 팀과 계약을 맺기도 했지만 NBA 진입은 이루지 못했고 2016년 여름에 러시아리그 아브토도르 사라토브와 계약을 맺었는데 이때가 그의 농구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아브토도르 사라토브에서 그는 22경기에 출전해 평균 23.3득점 6.8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올렸는데 이중 득점은 리그 1위에 해당하며 리바운드는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또한 유럽 클럽 대항전인 바스켓볼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20.3득점으로 득점 1위에 오르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후 몸값이 높아진 그는 이전 연봉인 20만 유로보다 3배 이상 높은 금액을 제시한 중국 CBA의 상하이 샤크스와 계약을 맺었고 상하이에서도 경기당 평균 27.4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 14위에 랭크됐다. 

이렇듯 다양한 리그를 경험한 그에게 한국과 KBL은 어떤 나라와 어떤 리그일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유럽에서 뛸 때는 한 팀에 외국선수들이 5~7명 정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비교 대상은 아니고, 그나마 비슷한 리그는 중국 CBA인데 거기도 외국선수 두 명이 같이 뛰었다. 외국선수가 한 명밖에 뛰는 것은 KBL이 처음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적응이 어려웠다. 출전시간도 둘이서 한 사람이 보통 20분씩 나눠서 뛴다고 생각하지만 30분-10분으로 뛸 때도 있고 다양하다. 그래도 이런 것과 별개로 내가 리그에 잘 적응하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농구 외적으로 생활면에서는 만족한다. 내가 직접 겪은 적은 없지만 유럽팀 가운데 연봉을 제 때에 지급하지 못하는 구단도 있다고 들었다. 또 음식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연봉 지급이나 음식, 생활수준, 팀의 훈련 환경 등 모든 면에서 KBL이 지금까지 내가 선수 생활했던 어느 리그와 비교해도 가장 좋은 것 같다. 원정 경기 때 장거리 버스 이동에 대해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가끔 받는데 프랑스리그에 있을 때 한 번의 훈련을 위해 버스를 타고 12시간이나 걸려 이동해 하고 온 적도 있다. 지금 KBL은 그때와 비교하면 매우 양반이다.”

“내가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득점력인데 각 리그마다 나에게 원하는 게 달랐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뛰었는데 아무래도 유럽보다는 아시아리그에서 내 강점을 살려서 뛸 수 있는 팀이 많다. 앞으로도 아시아 리그에서 더 활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4년의 세월을 돌고 돌아 온 삼성

지금은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고 있지만 미네라스는 예전에 한 차례 삼성의 유니폼을 입을 기회가 있었다. 

2015년 프랑스리그를 마치고 미국에 돌아온 미네라스는 다음 시즌 자신이 뛸 리그를 물색했고 그 가운데 KBL도 포함돼 있었다. 그때는 삼성에 농구팀이 있는 줄도 몰랐고 한국이 어떤 곳인지도 몰랐지만 KBL 경험이 있는 주위 선수들과 에이전트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KBL이 좋은 시장이라는 정보를 들을 수 있었던 것. 

이에 2015년 KBL 외국선수 트라이아웃에 도전장을 내민 미네라스는 2014년부터 삼성의 지휘봉을 잡게 된 이상민 감독의 눈에 들어왔다. 지금도 그랬지만 당시 역시 이 감독은 미네라스의 득점력이 마음에 들어 선발하려고 했으나 당시 구단 고위층의 반대로 결국 그의 영입은 무산되고 말았다. 

“5년 전에 삼성에 뽑히지 못한 이유를 이번에 입단하면서 알게 됐다. 감독은 나를 선발하려고 했는데 당시 단장이 내가 문신이 많아 구단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나를 뽑지 말라고 했다더라.(웃음) 어쨌든 돌고 돌아 삼성에 오게 됐는데 과거에 뽑히지 못했던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해 나는 다른 리그에서 뛰었고 결과적으로 지금은 삼성에서 뛰고 있으니까. 지금 상황에 만족한다. 대신 나를 다시 뽑아준 이상민 감독님께는 감사한 마음이다.”

문신과 구단 이미지의 상관관계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네라스는 2015년에는 오지 못했고, 2019년에는 삼성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KBL과 한국농구에 잘 모른다는 그였지만 이상민 감독이 과거 어떤 선수였는지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삼성에 입단한 이후 알게 됐다고. 

“한국의 레전드 가드 아닌가? 인터넷에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많이 봤다. 그리고 경기에 나갈 때마다 팬들이 굉장히 많은 걸 보고 인기가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삼성은 선수보다 감독이 인기가 더 많은 팀인데 이상하지는 않는지?) 그런 생각은 없다. 과거에 뛰어난 선수였기 때문이지 않나? 그런 모습들이 이상하기보다는 오히려 좋은 면도 있는 것 같다.” 

정규리그가 후반을 향해 가고 있고 서울을 연고로 하는 삼성이기에 그 역시 팬들이 많이 생겼다. 약간은 나쁜 남자 이미지에 하얀 피부를 갖고 있는 2m의 농구선수를 좋아하지 않을 여자들이 있겠는가? 하지만 정작 그가 기억하는 팬은 어린 초등학생 남자 팬이었다.

“홈경기 때 와주고 항상 선수단 버스까지 따라와서 선물까지 주는 팬들이 다 기억이 난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가진 서울 SK와의 S-더비에서 한 초등학생 팬이 나를 연필로 그린 그림을 선물로 줬다. 너무 잘 그린데다 고아운 마음에 아직도 집에 잘 보관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나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한국 팬들에게는 늘 감사한 마음 뿐이다.”

사진 = KBL 제공

②편에서 계속...

박상혁 기자  jumper@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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