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Feature WKBL
[WKBL 리뷰] ④3위로 시즌 마친 하나은행, 절반의 성공 거둔 이훈재 호

[루키=배승열 기자] 두 시즌 연속 5위에 머물렀던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사령탑 교체라는 변화를 선택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이환우 전 감독을 대신해 15년 가까이 국군체육부대 상무를 이끌던 이훈재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훈재 감독은 김완수•이시준 코치와 함께 하나은행의 새 시대를 준비했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기존 용인 하갈동 하나은행 연수원에서 인천 청라 글로벌인재교육원으로 연습체육관과 숙소를 옮기며 새 출발을 준비했다.

이에 부응하듯 하나은행은 시즌 전 2019 박신자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박신자컵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시즌 개막전에서는 BNK 썸을 상대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를 향한 여정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이번 시즌은 올림픽 예선으로 리그가 축소됐고 국가대표 휴식기와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19로 인해 브레이크 기간이 많았지만 하나은행은 이런 가운데서도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다만 플레이오프 없이 리그가 종료되며 봄 농구를 느끼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도전”

이훈재 감독이 하나은행 사령탑을 맡은 후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지도자로서 게을러진다는 생각이 있었다. 도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주어져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상무를 이끌어 오던 이 감독이 새로운 팀을 맡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남자 선수가 아닌 여자 선수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지도 방식의 변화가 필요했다. 

선수들 또한 새로운 감독 아래에서 도전을 준비했다. 선수들은 어느 구단 부럽지 않은 시설이 준비된 새 둥지, 인천 청라 하나은행 글로벌인재교육원에서 비시즌 훈련을 진행했다. 비디오 분석실, 미팅룸,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 러닝 간이 트랙, 재활실 등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이곳에서 선수들은 지난 두 시즌의 아픔을 이겨내고 봄 농구를 위한 발걸음을 한 걸음씩 딛었다.

구단의 투자와 선수들의 결실은 빠르게 나타났다. 비시즌 2019 속초 박신자컵에서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당시 결승 상대였던 BNK를 상대로 하나은행은 리그 개막전에서 82-78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열었다. 그러나 다음 경기였던 우리은행 전에서 49-75로 완패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하나은행은 고질적인 페인트존 약점 속에 연승보다는 연패에 익숙한 전반기를 보냈다.

후반기에도 하나은행은 우리은행과 KB스타즈에 덜미를 잡히며 쉽게 연패를 끊지 못했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시즌 내내 신한은행과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3위 자리를 놓고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5라운드에 열린 두 팀의 맞대결에서 하나은행은 신한은행에 패하며 0.5경기 차로 뒤처진 채 3위에서 4위로 밀렸다. 그리고 6라운드 신한은행 홈인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양 팀의 리그 마지막 맞대결이 열렸다. 이 경기는 WKBL이 코로나19로 인해 휴식기에 돌입하기 전 갖는 마지막 경기였다. 이 결과에 따라 다시 두 팀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던 경기였고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했다. 

결국 이 경기에서 하나은행이 5라운드 맞대결을 설욕하는 데 성공하며 다시 0.5경기 차로 신한은행을 앞서며 3위에 안착했다. 이후 끝을 알 수 없는 휴식기를 돌입한 WKBL은 리그 종료를 선언했고 하나은행은 최종 성적 11승 16패로 리그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변신한 외국인선수 마이샤

하나은행은 높이에 약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매 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에 있어 골밑에서 힘을 보여줄 센터를 선택해왔다. 올 시즌에도 하나은행의 선택은 그러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나은행은 2019~2020 WKBL 외국인 선수 선발회에서 3순위 지명권을 얻게 됐다. 

앞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BNK가 다미리스 단타스, 2순위였던 신한은행이 엘리나 스미스를 지명한 뒤, 하나은행의 선택은 WNBA 2년차 마이샤 하인스-알렌이었다.

마이샤는 2019시즌 WNBA 워싱턴 미스틱스 소속으로 정규리그에서 27경기 모두 벤치 멤버로 출전해 평균 7.8점 2.1리바운드 0.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첫 WKBL 무대에서는 27경기에 나와 평균 19.0점 11.6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은 3위, 리바운드는 2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마이샤는 185cm의 신장으로 센터가 아닌 포워드로 분류된 선수였다. BNK 단타스(192cm), 신한은행 스미스(193cm)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작은 신장이다. 높이가 약한 하나은행의 선택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이훈재 감독은 ‘빠른 농구’의 중심을 위해 마이샤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훈재 감독은 마이샤의 빠른 적응을 위해 WNBA 워싱턴의 패턴을 참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변수가 있었다. 마이샤의 소속팀 워싱턴이 WNBA 플레이오프에 올랐고 플레이오프에서 승승장구한 가운데 파이널 우승까지 달성했다. 이러면서 예정보다 마이샤의 팀 합류가 늦어졌고 국내 선수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다른 팀보다 부족했다. 아울러 마이샤 또한 본인의 컨디션을 한국 무대에서 빠르게 끌어 올리지 못했다.

시즌 초 하나은행은 마이샤와 국내 선수의 조직력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단점은 보완됐고 마이샤 또한 상대 외국인 선수와 매치업에서 힘과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으로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선택이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뀐 순간이었다.

 

 

포지션 파괴가 불러온 ‘빠른 농구’

하나은행 이훈재 감독의 팀 색깔은 확고했다. 바로 ‘빠른 농구’. 그는 여자농구 선수들의 특징으로 세트 오펜스를 하려는 모습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은행에는 신지현과 김지영, 고아라 등 빠른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런 장점을 극대화해서 공격 횟수를 더 많이 가져가고 싶다고 한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이에 따라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농구를 강조했다.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하나은행은 올 시즌 평균 71.9득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팀 평균 득점을 자랑했다. 특히 외국인 선수 마이샤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끈 강이슬의 존재감이 뚜렷했다. 강이슬은 올 시즌 26경기에 나와 평균 16.8득점을 올리며 국내 선수 중 1위, 리그 전체 5위의 평균 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3점슛 성공 1위(66개), 3점슛 성공률 1위(37.9%)로 국가대표 슈터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하나은행의 매 시즌 고민은 다양한 가드 자원의 활용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효율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도 있었다. FA로 김이슬이 신한은행으로 떠났고 보상 선수로 강계리가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다시 하나은행 가드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기존의 신지현, 김지영에 강계리가 합류하며 이훈재 감독의 ‘빠른 농구’에 힘을 더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신지현이 국가대표와 팀을 오가며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후반기에는 줄어든 출전 시간으로 인해 자신의 모습을 100% 다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그 자리를 김지영과 강계리가 빠른 발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활약했다.

특히 김지영의 경우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돌파와 수비에 강점을 보였지만 슛에서는 부족한 자신감으로 기복을 보여줬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수비로 되찾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슛에서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김지영은 올 시즌 3점슛 성공률이 26.9%로 리그 평균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이 4.0%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외곽에서 나아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베테랑이자 팀의 리더인 고아라의 성장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 FA로 하나은행에 합류한 고아라는 프로 13년 차의 베테랑 선수다. 이 선수에게 성장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기에는 다소 민망함이 있지만 고아라는 최근 3시즌 꾸준히 평균 득점을 올렸다. 그 결과 올 시즌 평균 10.3득점으로 커리어 첫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이훈재 감독 또한 시즌 내내 고아라에 대해 마이샤와 강이슬을 도와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해줘야 하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고아라는 공격에서뿐 아니라 코트 위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며 상대와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투쟁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또한 그동안 하나은행에서 볼 수 없던 에너지였다.

 

 

계속된 골밑 고민…마지막 희망?

하나은행은 지난 몇 시즌 동안 골밑이 약하다는 단점이 항상 따라다녔다. 올 시즌에도 팀 평균 리바운드 35.7개로 리그 최하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전히 외국인 선수에게만 골밑을 의지하는 상황. 팀에는 장신 이하은(182cm)과 김민경(185cm)이 있지만 두 선수 모두 아직은 부족한 모습이 많았다. 이하은의 경우 박신자컵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정규리그에서 활약은 미미했다. 김민경 또한 아직은 1군 무대에서 활약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센터 포지션에서 남다른 고민이 깊던 하나은행. 하지만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이정현(187cm)의 복귀다. 이정현은 청주여고 재학시절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고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당시 1순위 이승아)로 우리은행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무릎 부상으로 긴 시련을 겪었고 2013-2014시즌에는 KDB생명으로 팀을 옮겼지만 무릎 상태는 달라지지 않았다. 재활에만 힘을 쏟았던 이정현이었지만 결국 2017년 KDB생명에서 임의 탈퇴했다.

이후 사천시청에서 농구를 이어갔고 사무국과 조율 끝에 다시 프로 무대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러는 사이 소속팀은 하나은행으로 바뀌었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현 BNK)이 이정현의 소유권을 하나은행으로부터 정선화를 받아오며 넘겼기 때문이다. 

이정현은 정상적인 무릎 상태가 아니지만 체중 감량과 프로 무대에서 자신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 간절함을 바탕으로 이를 악문 상태다. 이정현이 건강히 다음 시즌을 소화해 준다면 하나은행은 그동안 단점이었던 박스아웃과 리바운드에서 큰 힘을 얻을 것으로 생각된다.

 

 

팀 MVP | 강이슬
매 시즌 강이슬에 대한 꼬리표는 반쪽자리 선수였다.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아쉬웠고 공격에서도 상대 수비에 따라 기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강이슬은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팀 내 득점 2위를 기록했다. 리그에서는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를 기록했다. 강이슬이 없었다면 하나은행은 외국인 선수만 막으면 이길 수 있는 그저 그런 팀이 됐을 것이다.

팀 RISING STAR | 김지영
지난 시즌 평균 8분 44초 출전에 그쳤던 김지영은 올 시즌 출전 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돌파와 압박이라는 장점이 여전했기 때문.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61.5%에 그쳤지만 2점슛 성공률(56.0%)과 3점슛 성공률(26.9%)은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슛에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배승열 기자  baebae0507@naver.com

<저작권자 © ROOKI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