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①편에 이어..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안암골 호랑이들

최근 전자랜드는 유독 고려대 출신 선수들을 드래프트에서 많이 뽑고 있다. 2016년 3순위 강상재에 이어 2017년에는 김낙현이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었고 2018년에도 전현우가 전체 6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확실히 같이 있으면 좋죠. 말도 편하게 할 수 있고 운동을 쉬는 날에는 만나서 편하게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고요. 확실히 대학 때부터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이 같이 있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고려대 재학 당시 전자랜드의 훈련이 힘들다는 소문을 굳게 믿은 김낙현은 강상재가 전자랜드로 향하게 되자 실컷 놀렸다고 한다. 불과 1년 뒤 자신의 운명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재밌는 사실은 김낙현이 전자랜드로 오게 되자 이를 놀렸던 전현우도 똑같은 운명을 맞이했다는 점이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강)상재 형이 전자랜드 훈련이 힘들까봐 걱정을 하길래 많이 놀렸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에 바로 제가 가게 되니까 상재 형이 ‘너 내가 여기 올 줄 알았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제가 왔을 때 이번에는 (전)현우가 저를 놀리길래 저는 그걸 또 현우한테 똑같이 이야기했죠.”

이처럼 운명(?)과도 같이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게 된 김낙현. 오기 전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현재는 누구보다 전자랜드라는 팀에 만족하고 있다. 

“전자랜드의 훈련이 되게 힘들다고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제 특성 상 운동을 힘들게 하는 팀을 가야 저도 정신차리고 기량도 더 늘 수 있을 것 같아서 잘됐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면 잘 적응을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어요. 걱정 반 두려움 반, 그리고 설렘도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오고 나니까 선수가 부족한 점을 위한 운동 시스템이 잘 짜여 있는 팀이더라고요. 여기에 와서 저한테 필요한 운동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고, 이제는 저 스스로도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시스템을 갖춘 팀인 것 같아요.”

 

생애 첫 국가대표

착실히 성장을 거듭한 김낙현은 이번 시즌 또 다른 경사를 맞았다. 최근 국가대표팀이 2021 FIBA 아시아컵 예선을 위한 명단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김낙현의 이름이 포함된 것. 의도적으로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대표팀이기는 하나 생애 첫 성인대표로 발탁된 김낙현에게는 남다른 의미다. 

“설레기도 하는데 처음이다 보니 걱정이 더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굉장히 부담이 많이 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국가대표는 저 자신을 증명해야 되는 자리잖아요. 가서 피해 끼치지 않고 제 기량을 다 보여주고 오자라는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에요.”

그렇다면 ‘국가대표 김낙현’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까?

“김낙현이라는 사람이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뛰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드리는 거잖아요. 국가대표라는 이름에 먹칠이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뛰어야 할 것 같아요. 또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국가대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아시안게임 이야기도 꺼내보았다. 김낙현은 지난 2018년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3 on 3 대표로 참가한 바 있다. 당시 참가 선수는 김낙현과 더불어 안영준, 양홍석, 박인태. 

이들은 결승까지 승승장구하며 금메달을 목전에 뒀지만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그 과정에서 김낙현은 종료 직전 치명적인 파울을 범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 장면은 제가 확실하게 잘못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같이 갔던 친구들에게도 정말 미안하고 아쉽죠. 두고두고 아쉬워요. 그건 은퇴할 때까지도 계속 아쉬울 것 같아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잇따른 팬들의 비난에도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고. 김낙현은 평소에도 멘탈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그런 상황들도 저 혼자서 잘 이겨냈던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이겨내려고 노력했어요. 평소에도 그런 비난에 대해서는 또 다른 관심이라 생각하고 크게 흔들리는 편은 아니에요.”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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