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News NBA/해외 이동환의 NBA노트
[이동환의 앤드원] 스탯체크: 제이슨 테이텀은 어떻게 에이스가 됐나

[루키=이동환 기자] 농구는 숫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스포츠다. 하지만 숫자를 들여다보면 농구의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탯체크’는 숫자로 농구를 이야기하는 코너다. 다양한 숫자를 확인하고 분석함으로써 팀, 선수 그리고 나아가 리그의 트렌드까지 이해해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올 시즌 보스턴은 인상적인 반전을 만들어낸 팀이다.

지난 시즌 우승후보라는 평가에도 기대 이하의 성적에 머물렀던 보스턴이었다. 그리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스턴은 카이리 어빙, 알 호포드, 마커스 모리스, 테리 로지어 등을 떠나보내며 대대적인 로스터 개편에 들어갔다.

켐바 워커, 에네스 켄터를 영입했지만 보스턴을 동부지구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밀워키, 필라델피아의 아성이 워낙 견고해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정규시즌이 중단된 3월 20일 현재 보스턴은 43승 21패 승률 67.2%를 기록하며 동부지구 3위에 올라 있다. 밀워키(53승 12패), 토론토(43승 21패)에 이어 플레이오프 티켓도 일찌감치 확보했다.

보스턴이 만들어낸 반전의 중심에는 3년 차 포워드 제이슨 테이텀이 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테이텀은 주춤한 성장세로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긴 유망주였다. ‘소포모어 징크스’를 대표하는 케이스라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평균 23.6점 7.1리바운드 2.9어시스트 야투율 44.8% 3점슛 성공률 38.9%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보스턴의 에이스로 거듭났고 생애 첫 올스타에도 선발됐다. 이제 테이텀은 보스턴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자리잡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테이텀을 바꿔 놓은 걸까? 지금부터 몇 가지 기록를 통해 올 시즌 테이텀의 변화와 성장을 확인해보려 한다.

 

강력한 픽앤롤 공격수가 되다

올 시즌 테이텀의 가장 큰 변화는 픽앤롤에 드리블러로 참여하는 공격 빈도를 늘렸다는 점이다.

탑과 양쪽 45도를 아우르는 지역에서 볼을 많이 점유해왔던 두 선수(카이리 어빙, 테리 로지어)가 동시에 팀을 떠났고, 이로 인해 남은 볼 소유 지분을 테이텀이 일정 부분 가져갔다.

실제로 지난 시즌 15.0% 정도였던 테이텀의 픽앤롤 드리블러 공격 빈도는 올 시즌 눈에 띄게 늘었다. 24.9%로 지난 시즌 대비 약 10%가 증가했다.

관건은 공격 빈도를 높이면서 효율도 높을 수 있을 지였다. 다행히 테이텀은 이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지난 시즌 시즌 픽앤롤 드리블러 공격시 1회당 생산 득점(Points Per Possession, 이하 PPP로 표기)이 0.91점(리그 상위 29%)이었던 테이텀은 올 시즌엔 이 수치를 1.041점으로 끌어올렸다. ‘시너지 스포츠’에 따르면 이는 올 시즌 리그 상위 9%에 해당하는 생산성이다. 준수한 픽앤롤 드리블러 공격수에서 리그 최고급의 픽앤롤 드리블러 공격수로 거듭난 것이다. 그것도 시도 빈도를 높이면서 말이다.

 

테이텀은 어떻게 픽앤롤 드리블러 공격의 생산성을 끌어올린 걸까? 테이텀 본인은 이에 대해 “플레이의 속도를 늦추고 조절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테이텀은 2월 중순에 출연한 보스턴 구단 공식 유튜브 영상에서 “올 시즌부터는 플레이의 속도를 늦추고 조절하려고 했다. 이를 통해 상황에 더 알맞은 플레이를 하고 더 좋은 슛을 던지려고 했고 자신감과 편안함도 얻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시즌 테이텀의 픽앤롤 드리블러 공격을 보면 림을 향해 무작정 돌진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볼 핸들링을 활용해 미드레인지 구역과 페인트존을 여유 있게 오가면서 득점을 올리는 상황이 많이 나온다. 테이텀이 언급한 “플레이의 속도”는 이런 모습과 연관돼 있을 것이다.

 

픽앤롤 공격에서 던지는 풀업 점프슛의 생산성도 무척 인상적이다.

올 시즌 테이텀이 픽앤롤 상황에서 던지는 풀업 점프슛의 성공률은 46.2%에 달한다. 픽앤롤에 이은 풀업 점프슛이 자신의 마크맨은 물론 스크리너의 마크맨의 견제까지 뚫어내며 던지는 터프한 슛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런 형태의 공격을 펼칠 때 PPP가 1.228점으로 생산성이 리그 상위 8%다.

특히 풀업 3점슛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다니엘 타이스 혹은 에네스 켄터의 스크린을 받은 후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다 3점슛 라인 바로 앞에서 풀업 점프슛을 꽂는 테이텀의 모습을 올 시즌 들어 유독 자주 볼 수 있다.

올 시즌 테이텀은 픽앤롤 드리블러 공격시 풀업 점프슛을 총 166번 던졌는데, 그 중 절반이 훌쩍 넘는 103개를 3점슛으로 던졌다. 림을 가른 것은 48개였다. 성공률이 무려 46.6%에 육박한다.

 

픽앤롤 공격에 이은 풀업 3점슛 효율을 높인 덕분에 전체적인 풀업 3점슛 생산성도 높게 가져가고 있다.

NBA.com에 따르면 테이텀의 경기당 평균 풀업 3점슛 시도 개수는 지난 시즌 1.4개에서 올 시즌 4.5개로 3배 넘게 늘었다. 성공 개수는 1.8개로 리그 전체 9위를 달리고 있다.

성공 개수 부문에서 테이텀보다 위에 있는 8명 중 공식 신장이 테이텀(204cm)보다 큰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루카 돈치치(201cm, 2.4개)를 제외한 7명은 180cm대 혹은 190cm대의 가드들이다. 즉 테이텀은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가드들이 주로 강점을 발휘하는 공격 방식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줄어든 롱2, 날카로워진 아이솔레이션 공격

픽앤롤 공격의 빈도와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한 풀업 3점슛 시도와 생산이 늘어나면서 테이텀의 전체적인 슈팅 시도 방식도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지난 시즌 테이텀의 가장 큰 문제는 비효율적인 슈팅을 많이 던진다는 점이었다. 가뜩이나 드리블 후 풀업 점프슛을 즐기는 편인데 하필 그 슛이 '롱2'인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은 다르다. 전체 점프슛 중 롱2가 차지하는 비중이 28.5%에서 12.3%로 대폭 줄어들었다. 대신 3점슛 시도의 비중은 크게 커졌다. 48.8%에서 67.4%까지 늘어났다. 전체 점프슛의 3분의 2 이상을 3점슛으로 던지는 셈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무척 달라진 부분이다.

대부분의 점프슛을 3점슛 라인 밖(67.4%)과 페인트존 안쪽 혹은 근방이라고 볼 수 있는 5.18미터 이내(20.3%)에서 던지는 변화는 대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0.938점에 불과했던 테이텀의 점프슛 PPP는 올 시즌 1.064점까지 치솟았다. 생산성이 리그 하위 48%에서 상위 26%까지 올라갔다. 미드레인지 점프슛 시도는 최소화하고 3점슛 시도 빈도를 높이면서 전체적인 점프슛 생산성도 함께 끌어올린 것이 올 시즌 테이텀의 모습이다.

 

테이텀이 극적으로 달라진 부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아이솔레이션 공격의 역량이다.

지난 시즌 테이텀은 리그 최악 수준의 아이솔레이션 공격수였다. 눈으로 볼 때도 효율이 좋지 못했지만 실제 기록은 생각 이상으로 처참했다.

지난 시즌 테이텀은 전체 공격의 12.8%를 아이솔레이션으로 가져갔다. 꽤 높은 빈도였다. 하지만 아이솔레이션 공격의 PPP는 0.63점으로 리그 하위 17%에 머물렀다. 아이솔레이션 상황에서 던지는 야투의 성공률은 31.6%에 불과했다. 끔찍한 아이솔레이션 공격수였다.

그랬던 테이텀이 이제는 달라졌다. 올 시즌 테이텀의 아이솔레이션 공격 빈도는 15.2%로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목할 것은 효율의 변화다. 아이솔레이션 공격의 PPP가 0.99점으로 크게 상승했다. 리그 상위 27%에 해당하는 수치다. 아이솔레이션 공격시 야투 성공률도 39.8%로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전체 아이솔레이션 공격 상황 중 절반에 가까운 45.%를 득점 생산으로 연결할 정도로 위력적인 아이솔레이션 공격수로 변모했다.

탑 지역의 아이솔레이션 공격 효율을 극적으로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 시즌 0.571점으로 리그 하위 8%에 불과했던 테이텀의 탑 지역 아이솔레이션 공격 PPP는 올 시즌 1.338점으로 리그 상위 6%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탑 지역 아이솔레이션 공격만 놓고 보면 리그 꼴찌가 1등으로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올 시즌 테이텀은 탑 지역에서 아이솔레이션 공격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전개하는 중이다. 왼쪽 돌파(PPP 1.267점)와 오른쪽 돌파(PPP 1.423점) 모두 무척 강력하다. 돌파하지 않고 곧바로 점프슛을 던지는 상황도 PPP가 1.296점에 달한다.

좌우 돌파를 모두 활용하면서 제자리 점프슛도 안정적으로 꽂으니 수비수 입장에서 효과적으로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붙으면 양쪽 어디든 돌파하고 떨어지면 점프슛을 꽂아버리는 것이 올 시즌 테이텀의 아이솔레이션 공격이다.

 

향후 과제: 오프스크린, 핸드오프 공격 안정화

올 시즌 테이텀은 픽앤롤 드리블러 공격과 아이솔레이션 공격의 빈도와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어려운 일을 해냈고, 이를 통해 보스턴의 확실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ESPN의 패널로 활동 중인 선배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와 제이 윌리엄스는 테이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맥그레이디는 “데뷔 3번째 시즌에 테이텀은 슈퍼스타로 성장하고 있다. 자신감과 창의성이 보인다. 자신이 1옵션이라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다”라고 호평했다. 윌리엄스는 “제이슨 테이텀이 보스턴을 동부지구 결승으로 이끌 것이다. 플레이스타일이 올 시즌 들어 훨씬 더 효율적으로 바뀌었다”라며 테이텀의 변화에 역시 박수를 보냈다.

ESPN의 잭 로우 기자는 “제이슨 테이텀은 슈퍼스타로 발돋움하고 있고 우리는 그걸 함께 목격하는 중이다. 특히 2월의 제이슨 테이텀은 리그 탑10 혹은 탑5 선수로 평가할 만한 활약을 펼쳤다. 보스턴이라는 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제 확실한 에이스다”라고 평가했다.

관건은 테이텀이 향후에 더 무서운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 지다.

올 시즌 테이텀이 올-NBA 팀까지 바라보는 레벨의 선수가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리그 대표 에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한 발 더 성장이 필요하다. 볼을 늘 소유해야 하는 픽앤롤 드리블러 공격, 아이솔레이션 공격 외에도 다양한 리듬과 방식으로 공격을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 보스턴에 켐바 워커, 고든 헤이워드 등 좋은 드리블러가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특히 가까운 거리에서 동료의 볼을 건네받아 시도하는 핸드오프(Hand Off) 공격은 향후에 테이텀이 효율을 끌어올리면 좋을 공격 방식이다. 올 시즌 테이텀은 전체 공격의 6.4%만을 핸드오프에 이은 야투 시도로 연결하고 있는데. 이때 PPP가 0.807로 생산성이 리그 하위 32%에 머물고 있다.

 

사실 여기에는 핸드오프 패스를 시도하는 타이스와 켄터의 안정적이지 못한 스크린과 연계 플레이 능력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때문에 핸드오프 공격의 떨어지는 생산성에 대해 테이텀의 책임만을 묻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보스턴은 전술 특성상 테이텀이 다니엘 타이스, 에네스 켄터 등 동료 빅맨들의 핸드오프 패스를 3점슛 라인 앞에서 받아 곧바로 2대2 게임을 시도하는 상황이 상당히 많은 팀이다. 이 점을 생각하면 현재 테이텀이 보여주고 있는 생산성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동료의 스크린을 먼저 받은 뒤 볼을 잡고 공격을 전개하는 오프스크린(Off Screen) 공격도 성장이 필요하다. 테이텀이 기본적으로 길고 마른 몸을 갖추고 있고 신장 대비 좋은 민첩성과 스텝 동작을 가지고 있기에 효율만 높인다면 오프스크린 공격이 위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

故 코비 브라이언트도 2018년 동부지구 결승 당시 ESPN의 ‘디테일’이라는 방송을 통해 테이텀의 오프스크린 공격의 아쉬움을 이야기했었던 적이 있다.

당시 코비는 스크린을 받은 후 테이텀이 볼을 받는 지점, 스크린을 이용한 테이텀의 컬 동작(Curl, 반원을 그리며 림으로 말아 들어가는 동작) 문제를 지적했던 바 있다. 테이텀이 오프스크린 공격의 문제를 수정하며 이 부문에서 보다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향후 테이텀은 더 무서운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제공 = 로이터/뉴스1

이동환 기자  ldh2305@rookie.co.kr

<저작권자 © ROOKI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동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