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①편에 이어...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볼링 퀸

알다시피 치어리더는 생활이 불규칙한 직업이다. 특히 윤별하 치어리더처럼 겨울철 남자 농구와 여자 농구를 모두 맡고 있으면, 좀처럼 약속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치어리더는 일하는 것만큼이나 쉬는 것도 중요하다. 윤별하 치어리더는 과연 어떻게 휴식일을 보낼까?

“집에 있을 땐 침대에서 절대 안 벗어나요.(웃음) 누워서 핸드폰으로 유튜브 보다가, 밥 먹고 또 누워서 유튜브 보다가 배고프면 밥 먹고. 하루종일 유튜브 보다가 쉬는 날이 끝나요. 아, 유튜브는 주로 먹방을 봅니다. 워크맨 같이 웃긴 것도 보는데 역시 먹방이 최고예요.”

 

“취미로는 볼링 치는 걸 좋아해요. 한 170에서 200정도 쳐요. 비시즌 때는 정말 많이 치러 다니는데, 요새는 바빠서 갈 일이 별로 없네요. 아! 술자리도 좋아합니다. 술은 잘 못 하는데, 그 사람들과 모여 있는 자리를 좋아해요. 주량은 한 두 병 정도?”

잠시만요. 두 병이요? 그 정도면 못하는 게 아닌데요… 어쨌든. 그렇게 먹방과 술자리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중이 늘 수밖에 없을 터. 이에 대해 윤별하 치어리더는 “다이어트는 따로 안 하는데, 일 자체가 경기장에서나 연습실에서나 워낙 활동량이 많다 보니 관리가 저절로 되는 편”이라면서 “이건 아마 저뿐만 아니라 모든 치어리더의 공통점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무대에 서는 날에는 끼니를 꼭 챙겨 먹는다고 한다. 평범한 습관일 수도 있지만, 확고한 철학이 담겨 있다.

“원래 밥을 잘 안 먹는 편인데, 저희가 앞에서 응원하는 사람이잖아요? 응원하는 사람이 밥을 안 먹어서 힘이 없으면 그게 다 표정으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경기 전에는 김밥 한 줄이라도 꼭 먹고 들어갑니다. 저도 그렇고, 저를 보고 응원하시는 팬들을 위해서요.”

“추가로 저는 파스타를 제일 좋아합니다. 싫어하는 건 산낙지요. 무서워서 쳐다보지도 못해요.”(웃음)

그녀의 팬이라면, 외워 두세요. 봉골레 하나.

 

농구가 최고

어느덧 3년 차 치어리더가 된 만큼, 그동안 산전수전을 웬만큼 겪은 그녀다. 농구와 야구는 물론이고 배구를 비롯해 최근에는 당구까지 현장에서 응원을 해봤다고. 여러 종목을 겪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종목은 농구라고 한다.

“원래 야구를 좋아해서 예전부터 많이 보러 다녔어요. 그런데 지금은 농구가 제일 좋아요. 야구는 플레이 시간도 길고, 경기를 보다 보면 공이 잘 안 보여서 집중이 분산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데 농구는 공이 확실히 잘 보이잖아요. 시간도 정해져 있고. 왜 아직 인기가 없는지 모르겠다니까요.”

네.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이어 윤별하 치어리더는 “제가 야구도 하고 있어서 이런 말을 하기 좀 그렇지만, 야구는 또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잖아요? 그런데 농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경기가 열리니 팬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응원하기 좋은 스포츠”라고 농구예찬을 이어갔다.

“농구장 응원 중에서도 저희 팀이 3쿼터 끝나고 하는 ‘모두 모여’라는 응원곡이 있어요. 이 노래가 나올 땐 정말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어요. 또 ‘정정당당 SK’나 ‘붉은 노을’이 나와서 팬들과 함께 응원할 때도 정말 좋아요. 아무래도 후반 중요한 승부처에서 나오는 노래들이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SK에 대한 홍보까지. 이 사람, 프로다. 치어리딩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털어놨다. 

“2017-2018시즌에 SK가 우승을 확정한 마지막 홈 경기죠. 보통 치어리더를 하면서 우승하는 게 되게 어렵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첫 시즌에, 그것도 홈에서 우승 장면을 지켜봤으니 정말 행운이었죠. 펑펑 울었어요. 그때.”

연차는 그렇게 오래된 편은 아니지만, 팀과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그녀. 그녀의 소속팀인 SK와 하나은행에서 윤별하 치어리더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일까?

“하나은행에서는 이수연 선수요. 연습 때 지켜보면 정말 열심히 하고, 경기 때도 가까이서 보면 파이팅이 넘치는 게 느껴져요. SK에서는 김선형 선수요. 플레이도 플레이지만, 부인 분한테 잘하는 사랑꾼 같은 면모가 너무 멋져요.”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앞서 말한 것처럼, 윤별하 치어리더는 데뷔 시즌 개막전부터 부상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제가 무릎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몸에 안 좋은 데가 많아요. 치어리더는 정말 매 경기 열심히 하되,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몇 번 다쳐 보니까, 이게 저한테도 피해고 팀원들한테도 피해더라고요. 그래서 가끔 파스나 홍삼, 마그네슘 같은 몸에 좋은 선물을 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정말 기억에 많이 남아요. 예쁜 선물도 좋지만, 저 건강하라고 주시는 선물이니까 아무래도 더 기억에 남더라고요.”(웃음)

덕분에 윤별하 치어리더의 앞으로 목표는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이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도 건강이에요. 제가 늦은 시기에 치어리더를 시작해서 아마 다른 친구들보다 오래 하진 못 할 거예요. 그래도 외모와 건강 모두 열심히 관리해서 나중에 ‘와, 아직도 치어리더를 해?’라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일을 오래오래하는 게 제 목표예요.”

마지막으로 윤별하 치어리더, SK와 하나은행, 그리고 농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에게 전하는 그녀의 메시지.

“벌써 시즌이 개막한 지 두 달이 됐는데, SK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하나은행은 4위로 치열하게 플레이오프 경쟁을 하고 있어요. 둘 다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우리 하나은행도 SK만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시고, 못 오시면 TV로라도 꼭! 함께 응원했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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