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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ar] 우승 못해도 코트에 있는 게 좋다는 남자, DB 윤호영 ①

[루키=박상혁 기자] 원주 DB 프로미의 포워드 윤호영은 2008년 1라운드 3순위로 DB에 입단한 이후 줄곧 한 팀에서 뛰어온 원클럽맨이다. 지금은 코치로 올라선 선배 김주성과 더불어 DB의 정상급 포워드로 활약했지만 항상 화려함보다는 한발짝 물러선 위치에서 팀을 위해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왔던 선수다. 그의 이런 스타일은 김주성이 은퇴한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항상 후배들을 뒤에서 서포트하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원래 윤호영과의 인터뷰는 1월 20일 원주 숙소에서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확한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 전날 건 전화에서 갑자기 감기 몸살 기운이 생긴데다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심해져 직접 만나 인터뷰가 어려울 것 같다는 구단의 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윤호영의 인터뷰는 본의 아니게 사진 촬영 없이 전화 통화만으로 이뤄졌다.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20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확실히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껴요

“감기 기운이 조금 있어서 약을 먹으면서 버텼는데 올스타 브레이크 때 충분히 쉬지 못하면서 좀 심해진 것 같아요. 체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나오면서 컨디션이 좋지 못했어요.”

원래 약속한 날에서 이틀이 지난 22일 전화기 너머의 그는 여전히 콜록콜록 기침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노장 축에 들더라고요.(웃음) 경기 후 몸이 회복되는 것도 확실히 예전보다 느려지는 게 느껴지긴 해요. 옛날에 형들이 왜 그랬는지를 몸으로 느끼고 있죠. 군대 가기 전까지만 해도 매 경기 30~35분을 뛰었고 경기 후에 회복도 금방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뛰면 다음날은 거의 몸져 누워있죠. 경기 전 워밍업도 남들 하기 1시간 전부터는 따뜻한 물로 몸을 예열하고 사이클을 타던가 다른 운동으로 예열을 해야 하는 등 준비 과정이 좀 길어요. 코트 안에서도 마음먹었을 때 됐던 동작들이 안 되는 등 변화를 어느 정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훈련이나 경기에서도 부상을 안 당하게끔 어느 정도의 선을 지키고 있죠.”

이런 것은 올해로 37살이 된 세월의 흐름도 있지만 두 번의 큰 부상이 컸다. 윤호영은 지금까지 두 번의 큰 부상을 입었는데 첫 번째는 지난 2015년 12월 2일 원주에서 열린 원주 동부(DB의 전신)와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경기 종료 4분 51초를 남기고 갑자기 허리 통증을 호소하면서부터였다. 이후 윤호영은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오랜 기간 치료와 재활을 해야 했다. 

“허리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사실 제가 농구를 하면서 제일 힘들었을 때가 대학 시절이었는데, 바뀌었죠. 허리 부상 때로. 정말 다시는 생각하기 싫은 시기였어요. 화장실도 혼자서 못 가고 3개월 정도를 침대에만 누워 있었어요. 아무 것도 못하고 정말 힘든 시기였죠.”

이런 와중에도 그는 어느 정도 몸을 회복한 뒤 빠른 재활 기간을 거쳐 다른 이보다 빨리 팀에 복귀했다. 그런데 하필 이런 빠른 재활이 또 독이 됐다. 2017년 3월 2일 KCC 전에서 이번에는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고 검진 결과 아킬레스건 파열 진단을 받았다. 이때 역시 수술과 재활을 고려해 해당 시즌의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당시 DB 구단은 “누군가와의 접촉이 문제가 아니라 혼자 드라이브 인을 하는 과정에서 잘못 더뎌 다쳤다”고 원인을 밝혔다. 

“그때 저는 나름 건강하다고 생각했고 남들보다 회복되는 시간이 빨라서 오히려 트레이너 형들과 코치님들이 못하게 딜레이 시키려고 했을 정도였죠. 그러다 다시 다친 건데 후회는 하지 않아요. 내가 할 수 있었고 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복귀를 한 거니까요. 다만 제 몸 관리를 더 잘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죠. 어쨌든 이렇게 큰 수술을 두 번 겪고 나니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경기를 뛰기 위해 윤호영은 부상 부위에 대한 운동과 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다. 특히 허리는 2~3시간 정도 버스만 타더라도 피는 것부터 아프고 통증이 올라온다. 왼쪽 아킬레스건도 힘이나 각도가 안 나와 예전 같은 점프력은 물론이고 발목 회전에 따라 자신의 몸을 컨트롤하는 게 예전 같지 않다. 

이러다보니 플레이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자신이 예전처럼 드라이브 인을 하거나 포스트업을 하기보다는 팀원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어시스트를 하는 쪽으로 바꿨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 몸싸움이나 스피드 붙이는 걸 가능한 한 자제하려고 하는 중이다. 

“젊었을 때는 제가 한 발 더 뛰고 앞에서 한 번이라도 더 부딪치고 그랬는데 지금은 한 발 물러나서 전체적인 상황을 봐주고 팀 컨트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몸이 강하게 부딪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요.(웃음) 대신 앞에 몸 상태 좋은 후배들이 많아서 적절히 움직임을 가르치고 뒷받침을 해주고 있죠.” 

“따지고 보면 젊었을 때와 지금의 플레이가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몸으로 부딪치는 것 외에는요. 그때는 (김)주성이 형이나 다른 형들을 뒷받침한다는 생각으로 뛰었고 지금은 후배들을 뒷받침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뛴다는 게 다른 정도죠. 어쨌든 몸이 안 되더라도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서 팀을 위해 기여하는 게 맞다고 봐요.” 

 

이상범 감독님과는 끝까지 가야죠

윤호영에게 이상범 감독은 같이 한 시간이 이제 3년 밖에 되지 않지만 큰 의미로 다가오는 지도자다. 하긴 이런 것은 다른 DB 선수들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스타일의 감독님은 처음 만났어요. 다들 아시겠지만 쉽지 않은 결정을 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시는 분이잖아요. 예를 들면 (김)태술이를 순위 경쟁이 한창인 시즌 중에 한 라운드를 쉬게 해주고 팀 전원의 출전시간을 조절하면서 체력 안배와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사실 쉽지 않은 일이죠. 어린 선수나 평소 경기에 나서지 않던 선수가 코트에 나가자마자 실수를 하면 보통은 벤치로 불러들이는 데 감독님은 그런 법이 없으세요. 5분이든 10분이든 약속한 시간을 뛰게 해주세요. 사실 선수가 그때 벤치로 나오게 되면 자신감이 더욱 떨어져서 하던 것도 못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감독님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스스로 해결하게끔 시간을 주시니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게 되죠.” 

“감독님은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는 일정 시간의 출전시간을 보장해주세요. 그래서 젊은 선수들이 새벽 훈련도 스스로 나오고 야간 훈련도 자율적으로 나갈 수 있었죠. 열심히 하면 기회를 준다는 걸 옆에서 지켜봤으니까요. 대신 감독님이 마냥 선수들에게 자율만 주시는 건 아니에요. 자율과 더불어 책임도 주시죠.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책임감 때문에 선수들이 더 알아서 하게 되죠. 알아서 자기 몸 관리도 하고 그렇지 않고 그냥 물 흐르듯 노력을 하지 않으면 끝이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보면 이런 게 더 무서울 수 있지만 저희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면서 경기력이 더 늘은 건 사실이에요.” 

사실 윤호영은 이런 이상범 감독의 지도 방식을 처음에는 직접 겪지 못했다. 하필 아킬레스건 수술 이후 재활 기간 중에 이상범 감독이 부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킬레스건 재활을 생각보다 일찍 마친 그는 쉬라고 하는 구단의 만류에도 괜찮다는 사인을 보이며 팀에 합류했다.

이런 그에게 이 감독은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 애썼다. 다만 당시 최고참이던 김주성과 더불어 팀의 베테랑이자 맏형으로서 선수들을 이끌어줄 것을 주문했다. 출전시간도 무리하지 않았다. 당시 그의 출전기록을 보면 2017-2018시즌 45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17분 1초 출전에 4.7점 3.3리바운드. 20분을 넘기지 않는 출전시간을 보장하며 그의 컨디션을 조절해줬다.  

하지만 김주성이 은퇴한 지난 시즌부터는 조금은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커졌다.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코트 위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그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이런 것을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도 그렇고 올 시즌 역시 부담감이라기보다는 책임감을 많이 주셨어요. 무엇보다 저를 믿어주시는 것에 감사했죠. 그런 점에서 저는 부담이라기보다는 팀을 끌어갈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 쉽게 믿을 수 있는 게 아닌데 나를 믿어준다는 것이 정말 큰 힘이 되거든요. 제가 몸이 아팠을 때도 믿고 저를 끌고 가 주신 게 저에게 큰 힘이 되서 다시 코트에서 뛸 수 있었어요.” 

“지난 시즌 주성이 형이 처음으로 없는 상태에서 팀내 최고참이 돼서 부담이 컸는데 올해는 조금 내려놓은 편이에요. 저는 그저 색칠을 칠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감독님이 어떤 큰 그림을 그려주면 제가 코트 안에서 적절하게 색깔을 입혀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죠. 제가 올해 37살이고 팀과의 계약도 올 시즌이 마지막인데 그냥 지금 감독님 계실 때까지 같이 하고 싶어요. 감독님이 출전시간을 저에게 맞춰서 잘 조절해주시니 감독님이 만약 10년 계신다면 저도 10년을 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믿음이 있죠.”

 

②편에서 계속...  
사진 = KBL 제공

박상혁 기자  jumper@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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