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①편에 이어... 

부상 없이 플레이오프 진출하고파

서동철 감독 부임 첫 시즌이던 지난 시즌. KT는 27승 27패의 성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2013-2014시즌 이후 5년 만의 플레이오프 나들이. 2년차 시즌 팀의 주축이 되어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허훈에게도 이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확실히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 경기와는 다르더라고요. 단기간에 승부를 봐야하는 점도 그렇고 팬 분들도 많이 찾아주시고요. 플레이오프를 가봤다는 것이 굉장히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정말 농구의 재미를 제대로 느꼈거든요.”

잠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KT는 6강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LG와 맞대결을 펼쳤다. 원정에서 펼쳐진 1차전과 2차전 연이어 패배를 기록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KT는 홈에서 열린 3,4차전에서 다시 반격에 성공하며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몰고 갔다. 비록 5차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봄 농구 나들이를 마무리했지만 충분히 저력을 발휘한 KT였다. 

“1차전에서는 다 이긴 경기를 놓쳤고 2차전은 아쉽게 패했어요. 그래도 3,4차전이 홈에서 펼쳐지니까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고 아쉽게 진 부분에 대해 좀만 더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려고 했어요. 그러면서 3,4차전을 잡아냈는데 5차전에서 메이스가 너무 잘하더라고요(웃음).”

플레이오프를 경험하며 시즌을 마친 허훈은 비시즌 기간 동안 대표팀에 다녀오면서 많은 부분을 배웠다고 한다. 허훈은 이번 대표팀에서의 경험이 이번 시즌 자신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아무래도 제가 대표팀을 가면 좋지 않은 시선들이 많잖아요. 그러면서 지난 1년 동안 뽑히지 못했는데 마음이 아프고 아쉬웠어요. 그런데 이번에 김상식 감독님이 뽑아주셔서 개인적으로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존스컵에서는 (김)선형이 형이 몸이 좋지 않아서 저에게 기회가 많이 왔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것 자체가 속으로는 후련한 것 같아요. 월드컵에서도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밖에서 보면서 느꼈던 것들이 저한테는 굉장히 감회가 새롭고 큰 수확을 얻고 온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번 시즌 그가 목표로 두고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 허훈은 플레이오프 진출과 더불어 부상 방지를 언급했다. 지난 시즌 그는 부상으로 인해 단 30경기 출전에 그친 바 있다. 

“일단 6강은 무조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시즌에는 6강에서 떨어졌으니 올해는 더 높은 곳을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또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에 부상으로 인해 54경기를 다 뛰지 못했는데 올해는 부상 없이 54경기를 다 잘 치르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인 것 같아요.”

 

스포트라이트

‘농구 대통령’ 허재의 아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농구공을 잡은 이후 허훈에게는 엄청난 스포트라이트가 쏠릴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은퇴 후 가족이 다 같이 간 미국에서 농구에 매력을 느껴 농구를 시작한 형 허웅을 따라 얼떨결에 농구를 하게 된 허훈. 이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화제가 됐지만 허훈은 그런 부분 역시도 부담감보다는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저는 원래 농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형이 한다고 해서 얼떨결에 같이 하다가 여기까지 왔어요(웃음). 농구를 하고서는 잘 할 때나 못 할 때나 정말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아버지가 그런 존재였다는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고 축복받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축복받은 유전자는 그의 근육질 몸에서도 잘 드러난다. 남들과 같은 양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더라도 금방 근육이 붙는 체질인 허훈이이게 주위의 부러움도 많이 사고 있다고. 

허훈에게 이러한 신체를 물려준 허재 전 감독은 요즘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CF를 넘나들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들’ 허훈이 바라본 아버지의 최근 모습은 어떨까.

“요즘 아버지가 저보다 더 바쁘셔서 잘 뵙지도 못해요(웃음). 저는 개인적으로 아버지가 방송계에 계시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아들 입장에서는 워낙 농구 감독이라는 자리가 스트레스도 많고 힘든 자리인 것을 알기 때문에 예능에 나가시면서 운동도 하시고 술도 줄이고 하시는 것이 더 좋아요. 아버지가 워낙 기다리는 것이나 피곤한 것을 싫어하셔서 방송이 취향이 맞지 않으실 수는 있지만 팬 분들이 많이 보고 싶어 하시기 때문에 저는 계속 아버지가 방송 쪽에 있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웃음)”

허웅과의 ‘형제 대결’에 대한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었다. KT와 DB의 맞대결이 펼쳐질 때면 항상 언급되는 두 허씨 형제의 맞대결은 KBL의 최고 흥행 카드 중 하나다. 

“작년에 원주에서 처음 형제 대결을 했을 때 제가 정말 못했어요. 그날 경기 전부터 워낙 주목을 많이 받아서 저도 모르게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제는 익숙해졌으니까 편하게 형제 대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은 팬 분들이 주목해 주시는데 저는 이런 것들이 농구 흥행에 큰 도움이 된다 생각하고 저희 형제가 피 튀기는 모습으로 붙으면 더욱 좋아하실 것 같아서 정말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이처럼 ‘형제 대결’에서의 뜨거운 복수(?)도 예고한 허훈. 그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팬 분들께서 농구장에 오셔서 응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정말 행복을 느끼고 큰 힘을 받는 것 같아요. 저희가 조금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더욱 많은 팬 분들이 오셔서 응원해주시면 저희가 거기에 어울리는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농구장 많이 찾아와주셔서 응원해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해당 기사는 <루키 더 바스켓> 2019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추가/각색했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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