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민재 기자 =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NBA 파이널 1차전이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다.

골든스테이트는 40년 만에 NBA 파이널에 진출해 우승을 노리고 있다. 결승전 상대는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제임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여주며 팀의 결승전을 이끌었다. 그렇다면 골든스테이트가 르브론의 어떤 점을 조심하면 될까. 4가지 이야기를 통해 함께 살펴보자.

기존과는 다른 상대

골든스테이트는 빠른 기동력을 활용, 상대의 2대2 게임을 막아내는 수비가 뛰어난 팀이다. 휴스턴 로케츠와의 서부 컨퍼런스 결승에서 그러한 장점이 잘 나타났다. 제임스 하든-드와이트 하워드의 2대2 게임을 철저히 봉쇄하며 상대의 흐름을 막은 것.

그 중심에는 드레이먼드 그린이 있었다. 그린은 빠른 발을 이용해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며 공격 흐름을 끊었다. 결국, 휴스턴은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며 단조로운 공격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다르다. 클리블랜드 역시 픽-앤-롤의 활용도가 높지만 개인기에 의한 득점이 많은 편. 풀업 점프슛의 비중도 2014-15시즌 정규리그에서 12위였을 정도다. 

특히 클리블랜드는 플레이오프 들어 르브론 제임스를 이용한 아이솔레이션 비중을 늘리고 있다. 골든스테이트가 2대2 게임 의존도가 낮은 캐벌리어스에게 로테이션 수비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또한, 클리블랜드는 개인 공격 능력이 뛰어난 빅맨도 없다. 수비 핵심인 그린의 비중이 다른 시리즈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이솔레이션

※ 르브론 제임스의 아이솔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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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는 플레이오프 들어 아이솔레이션 비중을 늘렸다. 아이솔레이션은 일대일 기회를 만들어 개인기로 공격을 시도하는 전술이다.

제임스의 아이솔레이션 공격은 상대에게 엄청난 위협을 준다. 그는 빅맨의 덩치임에도 빠른 스피드를 지녔기 때문이다. 동부 컨퍼런스 결승 시리즈, 애틀랜타 호크스에서 그를 막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애틀랜타는 더마레 캐롤, 폴 밀샙, 켄트 베이즈모어를 제임스의 수비수로 내세웠다. 그러나 캐롤과 베이즈모어는 힘에서 밀렸고, 밀샙은 제임스의 스피드를 쫓아가지 못하며 실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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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애틀랜타가 선택한 작전은 도움 수비였다. 제임스를 막는 수비수를 제외한 4명의 선수가 페인트존에 발을 담그며 기회를 엿봤다. 제임스가 슛 시도할 때 더블팀을 가해 야투 성공률을 떨어뜨리겠다는 의도였다.

기준 : 10피트(3미터) 이내에서 슛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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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들의 수비는 성공했다. 제임스는 플레이오프 1~2라운드에서 10피트(3미터) 이내의 야투 성공률이 61.1%였다. 반면, 호크스와의 시리즈에서 골밑 근처의 슛 비중을 늘렸음에도 야투 성공률이 떨어졌다. 상대의 도움 수비에 당황하며 슛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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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임스는 누구인가. 올해까지 5년 연속 NBA 파이널 진출 경험을 맛본 선수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안다는 의미. 그는 상대의 도움 수비를 역이용했다. 수비수를 자신에게 몰아놓고, 외곽으로 패스해 3점슛 기회를 노린 것. 덕분에 클리블랜드는 애틀랜타와의 4경기에서 39.8%의 높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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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는 아이솔레이션 상황에서 높은 생산성을 냈다. 상대의 수비가 헐거우면 공격으로, 상대가 강한 압박 수비를 펼치면 외곽 혹은 컷-인 패스를 내주며 동료의 기회를 살렸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무려 43.0%의 어시스트 비율을 보이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매치업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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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7일, 클리블랜드와 골든스테이트가 정규리그에서 맞붙었다. 이날 제임스는 42점, FG 60.0%로 펄펄 날았다. 그를 막기 위해 나선 워리어스 선수는 총 4명이었다.

표를 보면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이 제임스를 제어하는 데 실패했음을 알 수 있다. 이궈달라가 13개의 야투를 막는 등 많은 노력을 펼쳤으나 21점을 내주고 말았다. 

따라서 현지에서는 ‘올해의 수비상’ 2위에 등극한 드레이먼드 그린이 제임스를 막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린은 좋은 힘과 빠른 발로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인물.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 보리스 디아우가 제임스를 틀어막은 경험도 있어 그린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2013 NBA 파이널,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디아우가 제임스의 전담 수비수로 활약했다. 당시 디아우는 제임스의 내외곽의 공격을 막아냈다. 골밑 돌파와 포스트-업은 힘으로 밀어냈고, 슛 기복에 시달리던 제임스는 외곽슛에 실패하며 부진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에서 스몰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때 그린은 센터로 나서 로테이션 수비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만약 스몰라인업 상황에서 그린이 제임스를 막는다면 해리슨 반즈가 클리블랜드의 트리스탄 탐슨을 수비해야 한다. 

탐슨은 플레이오프에서 뛰어난 골밑 장악력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 반즈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그린을 제임스의 전담 수비수로 내세우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대신 반즈와 이궈달라를 제임스에게 붙이고, 골밑에서 그린의 도움 수비를 이용해 페인트존을 지키는 전략을 유지할 수도 있다. 

제임스의 중거리슛

제임스는 플레이오프에서 돌파, 포스트-업, 패스 등 다방면에서 영향력을 보였다. 그러나 중거리슛만큼은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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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와 비교했을 때 플레이오프에서의 야투 감각은 기대 이하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은 자신의 플레이오프 통산 최저 기록. 슛 감을 전혀 찾지 못한 모습이다.

따라서 골든스테이트는 최대한 골밑을 봉쇄하면서 외곽슛을 내주는 수비 전술을 펼쳐야 한다. 제임스가 외곽에서 머물면 클리블랜드 특유의 활발한 볼 흐름도 없어질 것이다.

이러한 장면은 2013년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제임스의 상대팀인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새깅 디펜스(sagging defense)를 펼쳤다. 새깅 디펜스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난 후 돌파를 막는 대신 중거리슛은 내주는 작전이다. 제임스는 샌안토니오 수비에 당황하며 번번이 슛을 놓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5차전까지 부진하던 제임스는 6차전부터 각성,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당시 NBA 챔피언십을 이끌었다. 제임스는 5차전까지 많은 슛을 던지며 슛 감각을 찾은 결과였다. 제임스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기대 이하의 야투 감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자신의 슛 감을 찾을 수 있다. 

이민재 기자(alcind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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