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Welcome To Hollywood!

한국시간으로 7일 새벽 5시, 마침내 2019-20 NBA 트레이드 시장이 문을 닫았다. 소문은 무성했지만, 이웃팀 LA 레이커스에 비해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LA 클리퍼스는 마감 51분을 남기고 큰 건을 터뜨렸다. 조용한 물밑 작업 후 한 방. 마치 지난 여름 카와이 레너드와 폴 조지를 영입할 때와 비슷한 ‘클리퍼스다운’ 행보였다.

데드라인 IN : 마커스 모리스, 아이재아 토마스, 2022년 2라운드 지명권(from ATL)
데드라인 OUT : 모 하클리스, 제롬 로빈슨, 데릭 월튼 주니어, 2020년 1라운드 지명권, 2021년 1라운드 지명권 스왑 권리(to NYK), 2021년 2라운드 지명권(to NYK)

클리퍼스는 모리스를 지난 여름 FA시장에서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모리스는 뉴욕 유니폼을 입었고, 이후 그는 클리퍼스를 상대로 치른 1월 6일 경기에서 35분 동안 무려 38득점을 폭격했다. 클리퍼스는 그에게 다시 한 번 매료됐다.

그리고 한 달 뒤, 그들은 마침내 모리스를 손에 넣었다. 모리스를 영입하기 직전 경기, 구단 역대 신기록인 24개 3점슛을 성공한 클리퍼스가 43.9%의 3점슛 성공률을 자랑하는 슈터를 로스터에 추가한 것이다.

 

203cm 포워드 모리스는 올 시즌 200개 이상의 3점슛을 시도한 선수 중 4번째로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샤프 슈터’다. 게다가 올 시즌 계약이 끝나는 만기 계약자로 향후 샐러리에 대한 부담도 없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뉴욕은 최초 클리퍼스에 유망주 랜드리 샤멧을 요구했다. 그러나 클리퍼스는 샤멧을 제외한 다른 카드로 뉴욕을 구슬리는 데 성공했고, 결국 마감 직전 큰 지출 없이 모리스를 영입해냈다. 

클리퍼스가 뉴욕에 넘긴 두 장의 지명권 중 2020년 1라운드 지명권은 거의 가치가 없는 픽이다. 2020년 드래프트 풀이 워낙 얇을뿐더러 클리퍼스는 올 시즌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리퍼스 입장에선 오히려 함께 넘긴 2021년 2라운드 지명권이 좀 더 아까울 수 있다. 이 지명권은 클리퍼스가 아닌 디트로이트의 지명권인데, 가뜩이나 성적이 좋지 않은 디트로이트는 최근 안드레 드러먼드까지 처분하며 완전무결한 리빌딩을 선포했기에 다음 시즌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탓이다.

19-20 마커스 모리스 : 32.3분 19.6점 5.4리바운드 3점슛 43.9% 0.8스틸
19-20 모 하클리스 : 22.8분 5.5점 4.0리바운드 3점슛 37.0% 1.0스틸

지명권과 함께 넘긴 하클리스는 좋은 윙맨이다. 수비력이 뛰어나고, 3점슛도 쏠쏠하다. 그러나 그가 자랑하는 3번 포지션에서의 수비력은 사실 클리퍼스에선 큰 의미가 없다. 동 포지션에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카와이 레너드와 폴 조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클리스(201cm, 99kg)보다 사이즈가 좋은 모리스(203cm, 106kg)는 3번은 물론 4번 수비까지 가능하다. 클리퍼스는 모리스를 영입함으로써 그를 4번에 세우고, 조지와 레너드를 각각 2, 3번에 두는 선발 라인업을 쓸 수 있게 됐다.

 

* 트레이드 후 클리퍼스 로스터

선발
PG 패트릭 베벌리 9P 6R
SG 폴 조지 23P 6R
SF 카와이 레너드 27P 8R
PF 마커스 모리스 20P 5R
C 이비차 주바치 8P 7R

벤치
루 윌리엄스 19P 6A
몬트레즐 해럴 19P 7R
아이재아 토마스 12P 4A
랜드리 샤멧 10P
자마이칼 그린 7P

모리스가 뉴욕에서 기록한 평균 19.6점의 볼륨을 LA에서도 유지하긴 어렵겠지만, 43.9%의 비율만 유지하더라도 공격에서 확실한 업그레이드가 된다. 그러나 상대팀들에게 더 아찔한 사실은 모리스의 영입이 어쩌면 수비에서도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는 것.

ESPN 옴 영미석 기자에 따르면, 모리스는 지난 5시즌 동안 르브론 제임스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포함 총 123번의 슛을 수비했는데, 이때 르브론의 야투율은 42%에 불과했다. 이는 이 기간 50번 이상 르브론을 상대한 선수 중 4번째로 뛰어난 수치(1위 카와이 레너드). 즉, 클리퍼스는 43.9%의 3점슛 성공률을 자랑하면서 가장 위협적인 경쟁팀의 에이스 스토퍼를 영입한 것이다. 

단,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알드리지 기자에 따르면 클리퍼스는 워싱턴에서 삼각 딜로 함께 영입한 아이재아 토마스와는 동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공격에 특화된 벤치 가드는 그 분야 리그 최고 자원인 루 윌리엄스가 이미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스를 방출할 경우, 클리퍼스는 남은 로스터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바이아웃 시장을 기웃거릴 전망이다. 현재 바이아웃 시장에는 대런 콜리슨을 비롯해 노아 본레, 케네스 퍼리드, 조아킴 노아, 이만 셤퍼트 등이 대기 중이다. 바이아웃 시장의 마감일은 현지시간 기준 3월 1일이다. 이후에도 영입은 가능하지만, 포스트시즌에 뛰기 위해서는 3월 1일까지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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