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반즈의 제왕?"

28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4-15시즌 NBA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휴스턴 로케츠를 104-9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골든스테이트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 대망의 NBA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워리어스는 1975년 우승을 차지한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결승전에 등장하게 됐다.

휴스턴은 시리즈 첫 세 경기를 내주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고 말았다.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3승 0패 상황이 나온 118번의 경우에서 시리즈를 뒤집고 승리한 팀은 하나도 없다.

승부처는 4쿼터 초반, 양팀의 벤치 멤버들의 대거 투입 되었던 바로 그때였다. 휴스턴은 코리 브루어의 속공을 앞세워 조금씩 점수 차를 좁히고 있었다.

그때 사건이 일어났다. 트레버 아리자가 클레이 탐슨과 충돌하며 탐슨이 부상을 당한 것. 펌프 페이크에 속은 아리자가 무릎으로 탐슨의 관자놀이 부근을 강타했다. 코트에 쓰러진 탐슨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탐슨은 뇌진탕 증세를 호소하며 곧바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골든스테이트에게는 위기상황이었다. 탐슨은 그때까지 훌륭한 슛 감각을 바탕으로 22분간 20점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넘어가려는 찰나, 워리어스에 영웅이 등장했다. 해리슨 반즈가 갑자기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며 홈 팬들을 열광시킨 것이었다. 반즈는 탐슨의 역할을 대신하며 스텝-백 점퍼, 3점슛, 돌파 등으로 순식간에 7점을 몰아쳤다.

점수는 85-72, 13점차로 벌어졌다. 당황한 휴스턴의 케빈 맥헤일 감독은 작전시간을 요청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하지만 이미 흐름이 넘어간 뒤였다. 이후 로케츠는 따라가는 경기를 했고, 끝내 점수를 좁히지 못하고 패했다.

반즈는 이날 4쿼터에만 13점을 기록하는 등 24점 7리바운드로 큰 활약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3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는 등 뛰어난 허슬 플레이도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안드레 이궈달라와 함께 제임스 하든(14점, PO 신기록 13실책)에 대한 수비를 완벽하게 해내 큰 공을 세웠다.

스테픈 커리는 이날 21개의 야투 중 14개를 실패하는 등 평소보다 부진했다. 탐슨 역시 뇌진탕으로 인해 4쿼터에 뛰지 못했다. 만약 깜짝 활약을 펼친 반즈가 아니었다면 골든스테이트는 휴스턴에게 흐름을 내줬을 수도 있다.

한편, 워리어스는 5일부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우승컵을 놓고 파이널 일정을 치른다. 커리는 "베이 에이리어는 (우승을 위해) 40년을 기다려왔다. 지금이 바로 적기"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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