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4/23   17.4%
2차전 6/26   23.1%
3차전 11/30  36.7%
4차전 5/32   15.6%

[루키] 이승기 기자 = "3점으로 흥한 자, 3점으로 망한다?"

27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퀴큰 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4-15시즌 NBA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애틀랜타 호크스를 118-88로 완파했다. 클리블랜드는 2007년 이후 8년 만에 NBA 파이널 무대에 복귀했다.

애틀랜타는 시리즈 4연패를 기록,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리그에서 60승 22패를 거두며 동부 컨퍼런스 1번 시드를 확보했지만, 동부 결승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일관하다 짐을 싸게 됐다.

호크스는 기본적으로 스몰 라인업을 가동하는 팀이다. 빠른 기동력과 활발한 스페이싱, 여기서 파생되는 외곽슛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애틀랜타 특유의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외곽포의 침묵이었다. 애틀랜타는 시리즈 내내 형편없는 3점슛 성공률 때문에 크게 고생했다. 다음은 애틀랜타의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네 경기 3점슛 성공률 기록이다.


애틀랜타의 컨퍼런스 파이널 3점슛

1차전 4/23   17.4%
2차전 6/26   23.1%
3차전 11/30  36.7%
4차전 5/32   15.6%


네 경기에서 총 111개를 던졌으나 고작 26개를 넣는데 그쳤다. 성공률은 23.4%로, 경기당 10.0개(5위)를 38.0%(2위)로 성공시켰던 정규리그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난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39.8%(49/123)의 3점슛 적중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케빈 러브의 이탈로 인한 스페이싱 문제는 전혀 없었다. 특히 벤치 자원들이 힘을 보태며 외곽 공격을 원활하게 풀어나갔다.

애틀랜타는 3점슛 대결에서 완전히 밀렸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시스템도 고장이 났다. 스몰 라인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스페이싱이 필수다. 상대보다 키가 작기 때문에 페인트존 안에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3점슛이 안 터지다보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클리블랜드의 페인트존 수비는 점차 견고해졌고, 애틀랜타는 외곽슛을 남발하다 자멸할 뿐이었다. 호크스가 올린 골밑 득점은 승패가 결정된 이후에 나온 것이 대부분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리그 최고의 3점슈터, 카일 코버가 부상으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2차전에서 코버는 매튜 델라베도바와의 몸싸움 도중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입었다. 코버는 그대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코버 대신 등장한 켄트 베이즈모어는 기본적으로 빼어난 운동능력을 활용한 속공과 수비에 능한 타입이다. 따라서 폭발적인 3점슛을 자랑하던 코버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부족했다.

더마레 캐럴의 부진도 눈에 띈다. 캐럴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39.5%의 높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고작 26.6%에 그쳤다. 또, 1차전 무릎 부상 이후 계속 출전은 감행했지만 컨디션은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이처럼 스윙맨 라인의 외곽슛이 완전히 죽다 보니, 호크스의 시스템은 점점 망가져갔다. 애틀랜타의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은 포인트가드인 제프 티그와 쉘빈 맥, 데니스 슈뢰더는 개인능력에 기대어 활로를 모색했지만 이 역시 한계가 명확했다.

빅맨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애틀랜타의 빅맨(알 호포드, 폴 밀샙, 마이크 스캇, 마이크 무스칼라)들은 모두 3점슛이 가능한 자원들이다. 이들은 정규리그에서 약 34%의 3점슛 성공률을 합작했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고작 4.0%(1/25)에 그쳤다.

클리블랜드의 외곽수비 또한 칭찬해줄 만하다. 캐벌리어스의 데이비드 블렛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 델라베도바, JR 스미스, 이만 셤퍼트를 동시에 기용하는 빈도를 높였다(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지만).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세 선수의 앞선수비 압박은 애틀랜타에게 큰 부담을 안겼다.

부덴홀저 감독은 시리즈 패배 후 "클리블랜드는 우리보다 잘했다. 파이널에 오를 자격이 있다"며 축하 인사를 보냈다. 또,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애틀랜타는 명백히 굉장한 시즌을 보냈다"며 차기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그렇다. 애틀랜타의 시스템이 정상작동한 것은 이제 막 1년이 되었을 뿐이다. 시스템은 시간이 갈 수록 무르익는 법. 앞으로 부덴홀저가 호크스를 '동부의 샌안토니오'로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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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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