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로케츠 2라운드 리뷰

[루키] 이승기 기자 = 서부의 왕좌는 누가 차지할 것인가?

20일(한국시간) 골든스테이트 오라클 아레나에서 2014-15시즌 NBA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이 열린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휴스턴 로케츠는 결승전 진출 티켓을 두고 치열한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라운드 리뷰

황금전사들이 지옥의 불구덩이 속에서 살아 돌아왔다. 워리어스는 결국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질식수비를 견뎌냈고, 해법을 찾아냈다. 첫 세 경기에서 두 번이나 패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3연승에 성공, 39년 만에 처음으로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이뤄냈다.

폭발적인 외곽슛의 골든스테이트와 강력한 인사이드를 자랑하는 멤피스의 대결이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기도 했다. 그런데 골든스테이트의 인사이드는 생각만큼 약하지 않았다. 마크 가솔과 잭 랜돌프는 앤드류 보거트와 드레이먼드 그린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이크 콘리와 토니 알렌은 첫 세 경기에서 워리어스의 백코트진을 충분히 괴롭혔다. 하지만 알렌의 햄스트링에 이상이 온 4차전부터는 내리 세 경기를 내줘야 했다. 숨통이 트인 스테픈 커리가 MVP 모드를 가동했고, 클레이 탐슨 또한 경기력을 회복했기 때문이었다.


휴스턴 로케츠 2라운드 리뷰

1라운드를 너무 쉽게 이기고 올라온 탓이었을까. 시리즈 초반 휴스턴은 황당할 정도로 부진했다. 넋이 나간 듯한 플레이를 일삼다 대패하기 일쑤였다. 특히 1차전 4쿼터 중반에는 일찌감치 백기를 들며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반면,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7차전 혈투를 치렀던 LA 클리퍼스는 정신무장이 잘 되어 있었다. 놀라운 집중력을 바탕으로 로케츠를 요리했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 나갔다. 구단 역사상 첫 컨퍼런스 결승 진출을 눈 앞에 둔 것이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휴스턴이 6차전 후반 19점차 열세를 딛고 대역전극을 펼친 것이었다. 클리퍼스는 집단 패닉상태가 됐다. 이 패배의 여파는 7차전까지 이어졌고, 휴스턴은 플레이오프 역사상 1승 3패를 뒤집고 승리한 9번째 팀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


3점슛 대결

정규리그 맞대결

골든스테이트는 정규리그에서 네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며 절대 우위를 보였다. 네 경기에서 평균 15.2점차로 이겼으며, 로케츠의 3점슛 성공률을 29.5%로 제한했다. 3점슛 비중이 높은 휴스턴으로서는 외곽이 안 풀리자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정규리그 전적을 완전히 믿어서는 곤란하다. 이때 드와이트 하워드는 네 경기 중 두 경기밖에 뛰지 않았다. 또, 최근 물이 오른 조쉬 스미스도 무시할 수 없다. 휴스턴이 클리퍼스를 상대로 거둔 리버스 스윕은 스미스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에이스 대결에서 역시 커리가 웃었다. 커리(25.8점)와 제임스 하든(25.3점)의 평균 득점은 비슷했지만 효율에서 큰 차이가 났다. 커리는 FG 57.8%, 3점슛 성공률 51.9%를 기록했으나, 하든의 야투와 3점슛 성공률은 각각 40.5%, 24.1%에 불과했다.


시리즈 관전 포인트

3점슛 대결

워리어스는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상대의 3점슛 성공률을 29.4%로 막아내고 있다. 이는 16개 구단 중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2라운드 상대였던 멤피스는 골든스테이트의 퍼리미터를 전혀 공략하지 못한 탓에 코트를 좁게 쓸 수 밖에 없었고, 이는 결국 시리즈 역전패로 이어졌다.

휴스턴은 리그 역사상 가장 3점슛을 많이 던지는 팀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경기당 평균 28.5개를 시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률은 34.8%밖에 안 된다. 워리어스의 외곽수비를 깨지 못한다면 승산이 없다.

또,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 들어 평균 11.5개(1위)의 3점슛을 38.5%(2위)의 확률로 터뜨리고 있다. 휴스턴이 과연 골든스테이트의 양궁농구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양 팀의 3점슛이 소나기럼 쏟아질 것이라는 점.


한 줄 예상

픽-앤-롤을 막아라

휴스턴은 2대2 플레이의 활용도가 굉장히 높은 팀이다. 볼 핸들러(하든)는 빅맨(하워드)의 스크린 이후 여러 선택권을 갖는다. 직접 득점을 시도하거나 롤맨에게 패스를 찔러준다. 혹은 외곽에서 대기 중인 슈터들에게 크로스 패스를 날린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로케츠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스크린 이후 평균 1.12점(1위)을 뽑아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2대2 플레이를 지나치게 의식하다가는 휴스턴 특유의 백-도어 컷에 당하기 쉽다. 댈러스 매버릭스와 클리퍼스는 끝내 이에 대한 대처법을 찾는데 실패해 패했다.

그렇다면 과연 골든스테이트는 어떨까. 앞선 두 팀보다는 사정이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치 디펜스의 달인, 드레이먼드 그린이 있기 때문이다. 그린은 정규리그에서 괴물같은 스위치 디펜스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린의 스위치 디펜스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커리의 목에 방울은 누가?

손목 부상 중인 '수비 귀신', 패트릭 베벌리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도 뛸 수 없다는 보도가 나왔다. 휴스턴 입장에서는 재앙과도 같은 소식이다.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커리를 막을 마땅한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토니 알렌과 마이크 콘리의 지옥 같은 수비를 겪은 커리에게 제이슨 테리나 파블로 프리지오니의 수비는 너무 쉽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고 하든을 붙일 수도 없다. 커리를 막다가는 하든의 체력이 방전되어 시리즈를 그르칠지 모른다.

휴스턴 팀 내 최고의 외곽 수비수인 트레버 아리자에게 커리를 맡기는 것도 쉽지 않다. 이 경우, 테리나 프리지오니가 해리슨 반즈 혹은 안드레 이궈달라를 막아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시리즈 X-Factor

클레이 탐슨의 수비력. 하든은 지미 버틀러나 카와이 레너드처럼 본인보다 크고 강한 선수 앞에서 작아지곤 했다. 탐슨이 하든을 제어해준다면 시리즈는 의외로 빨리 끝날 수 있다.


한 줄 예상

커리가 하든에게 MVP의 위엄을 보여줄 것이다. 골든스테이트 in 6.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저작권자 ⓒ 루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