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승기 기자 = "왜 이기지를 못하니!"
이기기가 싫었던 것일까. LA 클리퍼스가 다 잡은 승리를 토해냈다. 도저히 질 수 없는 경기를 졌다. 마치 일찌감치 승리에 도취되어 4쿼터를 포기한 것만 같았다.
휴스턴 로케츠가 기사회생했다. 15일(한국시간)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14-15시즌 NBA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6차전에서 휴스턴이 클리퍼스를 119-107로 물리쳤다.
로케츠는 3쿼터 막판 19점차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이후 놀라운 집중력으로 짜릿한 대역전극을 거뒀다. 휴스턴은 1승 3패로 벼랑 끝까지 몰렸으나 그 뒤 2연승에 성공,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ESPN 전문가 JA 아단데는 "나는 2008년 파이널과 2000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을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목격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경기야말로 가장 충격적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휴스턴은 4쿼터에만 40점을 퍼부으며 클리퍼스를 박살냈다. 반면, 클리퍼스는 15점에 그치며 그대로 경기를 내줘야 했다. 경기 마지막 14분 30초 동안 양 팀의 스코어는 놀랍게도 49-18에 달했다.
대역전극을 주도한 것은 조쉬 스미스와 코리 브루어였다. 스미스는 특유의 다재다능함을 바탕으로 공수 양면에서 활약하며 3점슛 3개 포함, 14점을 기록했다. 브루어는 여러 차례 속공을 성공시키는 등 15점 5리바운드 3점슛 2개를 기록했다.
재미있는 것은 휴스턴의 슈퍼스타 제임스 하든이 4쿼터 내내 벤치를 지켰음에도 역전승을 일궈냈다는 것이다. 하든은 이날 20개의 야투 중 5개밖에 넣지 못할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과감히 벤치 멤버들을 기용한 케빈 맥헤일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
하든과 브루어의 득실마진 비교가 재미있다. 하든은 -21, 브루어는 무려 +32를 기록했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공을 오래 끌던 하든보다는 속공과 3점슛 위주로 공을 간결하게 처리했던 브루어의 효율이 훨씬 높았던 것이다.
클리퍼스 입장에서는 통한의 분패를 당했다. 크리스 폴(31점 7리바운드 11어시스트)과 블레이크 그리핀(28점 8리바운드)를 제외하면 모든 선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4쿼터는 그야말로 처참한 수준이었다. 클리퍼스는 11개 연속 야투 실패를 기록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이 사이 휴스턴은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고, 결국 반전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한때 3승 1패로 시리즈를 지배했던 클리퍼스.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렸던 것일까. 6차전 3쿼터 막판 19점차로 앞선 이후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러한 충격적 패배는 다음 경기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클리퍼스는 속히 정신력을 다잡아야 한다.
한편,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1승 3패 상황을 뒤집었던 사례는 총 8차례 나왔다. 과연 휴스턴은 그 9번째 팀이 될 수 있을까? 양 팀의 7차전은 17일 휴스턴 토요타 센터에서 열린다.
1승 3패 뒤집은 위대한 8팀 기사 보러가기 클릭!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저작권자 ⓒ 루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